9월 PCE 물가지수 전월 대비 0.4% 상승
근원 PCE 물가 상승률에 ‘가속’
강력한 소비에 물가 상승 압력 여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의 강력한 소비가 물가 오름세를 고집스럽게 지지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게 금융시장 및 경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지만,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을 때까지는 추가 긴축에 경계심을 풀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미 상무부는 27일(현지시간) 지난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한 달 전보다 0.4% 상승했다고 밝혔다. 식품 가격은 0.3%, 에너지 가격은 1.7%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PCE 물가지수는 3.4% 상승해 8월 속도를 이어갔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0.3% 상승해 8월 0.1%보다 빠르게 올랐다. 이중 주거비는 0.5% 상승해 전체 물가 오름세에 기여했다. 시장에서는 전월 대비 근원 물가 상승률이 0.2%로 하락해 유지돼야 연준이 2%의 물가 상승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전년 대비로 근원 PCE 물가지수는 3.7% 올라 지난 2021년 5월 이후 가장 느린 오름세를 기록했다.

미국 뉴욕주 뉴욕시 맨해튼 소호의 쇼핑객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10.28 mj72284@newspim.com

근원 PCE 물가지수에서 주거비를 제외한 초근원(super core) PCE 물가지수는 9월 중 0.2% 상승에 그쳤으며 1년 전과 비교하면 4.3% 올랐다. 연준은 최근 통화정책 결정과 관련해 초 근원 PCE 물가지수를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높은 물가상승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미국인들의 강력한 소비다. 9월 개인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7% 증가했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경제 전문가 전망치 0.5%를 웃도는 결과다.

소비 증가세는 재화와 서비스 전반에 걸쳐 이뤄졌다. 재화 소비는 전월 대비 0.7% 증가했으며 서비스 소비도 0.8% 늘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소비는 9월 중 0.4% 늘어 8월 0.1%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살 구아티에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소비자들의 탱크에는 지난달 여전히 연료가 남아 있었고 그것은 현재 분기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소비지출과 경제가 4분기 가파르게 하강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이 두 가지가 연준이 여전히 고집스러운 서비스 인플레이션을 낮추기에 필요한 것보다 뜨거울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 소비 못 따라가는 소득…”지속 불가”

지난해 3월 이후 연준의 꾸준한 긴축에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뜨겁지만, 시장에서는 4분기 혹은 내년 상반기부터 물가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주장을 펼치는 전문가들은 미국인들의 소득이 소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시기에 쌓인 대규모 가계 저축이 소진되고 있다는 사실 역시 미국인들이 계속해서 소비를 늘리지 못하고 궁극적으로는 물가 상승률이 둔화할 요인으로 지목된다.

9월 개인 소득은 한 달 전보다 0.3%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8월 0.4%보다 둔화했다. 같은 기간 개인의 저축률 역시 4.0%에서 3.4%로 하락했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는 “이것은 지속할 수 없다”며 “저축은 유한하고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으며 팬데믹 기간 중 쌓인 초과 저축이 내년 상반기에 소진될 것이라는 많은 지표가 있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블룸버그]

◆ 시장은 연준 연내 동결에 무게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지난 7월을 마지막으로 더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hc)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내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4% 이상으로 반영 중이다. 12월 회의에서 금리가 현 수준에서 유지될 확률도 72.1%로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다.

다만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높은 수준을 한동안 유지할 것으로 본다. 고금리가 지속하는 동안 연준은 과거 금리 인상의 지연된 효과를 통해 금융시장을 추가 긴축할 수 있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전월 대비 빠르게 상승했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이 계속 둔화하고 있고 이번 보고서는 앞으로 수요가 둔화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내려갈 것이라는 연준의 견해를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지출은 몇 달간 소득보다 빠르게 증가한 후 둔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강력한 소비, 여전한 ‘복병’

다만 시장에서는 연준의 계속된 금리 인상에도 소비를 포함한 경제가 쉽사리 약해지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단지 고금리를 지속하는 정도로 소비와 물가를 억제할 수 없다면 연준은 추가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공개 발언에서 11월 금리 동결에 힘을 실었지만,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아예 닫지는 않았다.

바클레이스의 푸자 스리람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내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일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FHN 파이낸셜의 크리스 로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가계들은 이전 사이클에 비해 재정적으로 비교적 건전하다”며 “부채 수준이 낮고 저축은 여전히 꽤 높은 편이고 소득도 견조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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