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이더리움 선물 ETF가 등장했다. 이더리움이 금융상품으로 가는 이정표다. 암호화폐의 금융화는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한다.

이더리움은 PoS(지분증명) 합의 알고리즘을 쓴다. PoS는 금융화에 유리하다. PoW(작업증명) 비트코인과 달리 스테이킹 이자를 지급한다. 스테이킹은 중앙화 논란을 일으킨다.

이더리움 선물 ETF는 현물 이더(ETH) 코인을 수탁할 필요가 없다. 이더리움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나오게 될 이더리움 현물 ETF는 펀드가 ETH 코인 현물을 들고 가게 된다.

이더리움 ETF가 커지면 커질 수록 자산운용사의 스테이킹 참여도 역시 올라갈 수 밖에 없다. PoS는 금융화의 촉매이면서 기술적으로 중앙화 이슈를 가열시킬 약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더리움의 금융화와 중앙화에 있어 풀어야 할 과제를 두 편으로 나눠 분석했다. 첫번째 편은 기술 논란이다.

# 릴레이(relay) 기능 집중화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9월 27일 블록체인 인프라 제공업체 블록내이티브가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릴레이(relay)’ 운영을 중단했다.

릴레이 :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트랜잭션을 추가하는 핵심 참여자

이로써 릴레이 기능을 담당하는 주요 업체는 4개만 남게 됐다. 트랜잭션에 대한 검열부터 다른 핵심 운영자의 수익을 탈취하는 잠재적 문제까지 ‘중앙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 빌더(builder)와 검증자(validator)

블룸버그는 릴레이 기능 외에도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빌더(builder)와 검증자(validator)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빌더 : 대부분의 트랜잭션을 블록에 컴파일하는 기능
검증자 : 블록체인에 블록을 정렬하는 기능

릴레이-빌더-검증자가 공동으로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인프라를 구성한다. 문제는 소수의 주도적인 업체들이 빌더와 검증자를 과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릴레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로X루트(bloXroute) 랩스의 CEO 유리 클라르만은 “이게 문제가 될 때까지는 문제가 없다. 괜찮지 않을 때까지는 모든 게 괜찮다. 고치려고 하면 이미 때는 늦었다”고 일갈했다. 집중화, 중앙화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 중앙화는 어떤 문제를 일으키나

릴레이 기능은 특정 디지털 지갑에서 유래한 트랜잭션을 거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부가 제재를 가하기로 마음 먹은 지갑이 있다고 하자. 릴레이 업체가 정부 요구를 수용하면 트랜잭션은 거부된다. 검열이다.

클라르만은 “트랜잭션 거부는 다른 핵심 네트워크 운영자의 수익을 탈취하는데 악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더리움 스테이킹 업체 어테스탄트의 CTO 짐 맥도날드는 “릴레이 오작동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블록 생성이 늦어지거나, 누락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말했다.

# 해법은 없나

릴레이 기능 수행에 대해 인센티브가 거의 없다. 릴레이 운영에 참여하는 업체는 단순히 네트워크를 지원하거나, 다른 부수적인 비즈니스를 위해 해당 기능을 제공 중이다.

클라르만은 “릴레이 운영에 연간 50만~100만 달러의 비용이 든다. 보수는 없다”고 말했다. PoS 전환 이후 릴레이 보상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실행된 해법은 없다.

클라르만은 “1년이 지났지만 이런 식으로는 (릴레이 운영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 릴레이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빌더가 수익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빌더 역시 집중화 돼 있다

1년 전 플래시봇이라는 하나의 빌더가 시장을 장악한 적이 있다. 릴레이스캔(Relayscan)에 따르면 지금은 4 개 빌더가 대부분의 블록 생성에 관여 중이다. 이중 하나는 윈터뮤트가 운영 중이다.

이더리움 릴레이, 빌더 현황. 자료=릴래이스캔

갤럭시 디지털의 부사장 르랜드 리는 “빌더 집중화가 이더리움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다. 확장성은 그 다음이다”라고 말했다.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해결책을 찾고 있다. 컨센시스의 제품 담당자 벤 에징턴은 “검열된 트랜잭션을 자동으로 찾아내고, 검열에 참여한 빌더를 처벌하는 등의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검증자(스테이킹) 집중화와 리도의 공격 가능성

이더리움이 PoS로 전환하면서 리도 프로토콜이 차지한 스테이킹 물량이 항상 문제가 된다. 리도의 스테이킹 비중은 32.3%에 달한다. 단일 검증자로는 최대 규모다.

메사리 보고서에 따르면 “리도가 이더리움을 공격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리도의 스테이킹 비중이 임계값 33%를 돌파하면 공격으로 인한 잠재적인 위험이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이더리움 진영은 최근 스테이킹 물량이 너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신규 검증자 참여를 제안하는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스테이킹 서비스 제공자의 입지가 더 막강해진다.

리도 이더리움 스테이킹 현황

# 중앙화를 막기 위해 검열한다?

컨센시스의 에징턴은 “이더리움 프로토콜 내에서 리도의 스테이킹 지분을 제한 할 방법이 없다. 스테이킹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도록 합의하는 것이 유일한 수단이다”라고 말했다.

에징턴은 “리도가 통제하는 검증인이 이더리움 프로토콜을 위한 최선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고 판단될 경우 이들을 퇴출시키거나, 검열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화를 막기 위해 검열을 하고, 퇴출을 시켜야 한다”면 이는 또 다른 논란을 만들 수 밖에 없다. 이더리움 핵심 개발자 뿐 아니라 노드를 운영하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동의해야만 하는 문제다.

여기서 이더리움 금융화가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이더리움 현물 ETF가 나오면 기술적 관점이 아니라 ‘금융적 관점’으로 무장한 ‘스테이킹 집단’이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 현물 ETF는 월가의 자산운용사들이 관리한다. 월가의 늑대들이 탈중앙화라는 가치에 무게를 둘까?

이더리움의 금융화와 중앙화에 있어 풀어야 할 과제를 두번째 편은 이 문제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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