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초전도체 관련주들이 금융감독원장의 집중 점검 주문에 일제히 급락하자 개미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이번 급락으로 손실 구간에 진입한 개인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주주 보호를 위해 거래 정지 후 점검이나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열흘간 개인투자자들은 초전도체 관련주를 495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초전도체 관련주 가운데 신성델타테크를 133억원 순매수해 가장 많이 사들였고, 서남(95억원), 한양이엔지(90억원), 아모텍(85억원), 인지컨트롤스(38억원), 고려제강(32억원), 파워로직스(22억원), 모비스(9억원), 원익피앤이(8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달 말 초전도체 개발 소식이 전해졌다.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를 통해 상온 초전도체 LK-99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초전도체는 특정 온도 이하에서 모든 전기 저항을 상실하는 물질이다. 초고속 컴퓨터, 자기 부상 열차, 에너지 손실 없는 전력선 개발 등에 활용되는 초전도체를 영하 180도 이하가 아닌 상온에서 만들 수 있게 되면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

이같은 소식에 개인투자자들은 초전도체 관련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초전도체 개발에 대한 의혹 제기도 있었으나 무서운 상승세가 이어졌다. 또 일부 기업은 초전도체 개발과 연관성이 없다는 내용을 공지했음에도 투자과열로 거래가 정지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이들의 주가 급등에 제동을 건 것은 금융감독원이었다. 전날 이복현 금감원장은 테마주 관련 허위 풍문 유포에 대해 ‘특별단속반’을 통한 집중 점검을 주문하고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조사국을 중심으로 철저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최근 테마주 관련 주식시장 급등락과 관련해 단기간에 과도한 투자자 쏠림, 레버리지(빚투) 증가, ‘단타’ 위주 매매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 소식에 장 초반 급등세를 보였던 서남, 덕성, 모비스 등은 20% 넘게 급락하며 장을 마쳤고, 나머지 관련주들은 10% 이상 하락 마감했다. 특히 상한가에서 거래됐던 신성델타테크도 6% 하락 전환하며 장을 마쳤다.

주가가 급락하자 개인들은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 원장의 발언 이후 주가가 급락 전환해 하루 최대 40%의 주가 변동성을 보였고, 손실을 본 개미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개인들은 종목토론방에 ‘조사를 할꺼면 주주 보호 차원에서 거래 정지가 우선 아니냐’, ‘금감원장 발언으로 주가가 급락했는데, 금감원부터 조사해야 한다’ 등의 글을 게시했다.

이번 급락으로 손실에 진입한 개미들이 다수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열흘간 기준으로 개인들의 신성델타테크 평균 매수 단가는 2만3341원이다. 이는 전날 종가인 2만3200원보다 0.6% 높다.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서남의 평균 매수 단가는 9881원으로 현재가 보다 10.64% 높다. 서남에 투자한 개인들 대부분이 평균적으로 10%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gseob@newsis.com

속보는 블록미디어 텔레그램으로(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