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코인 예치 업체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피해 금액만 수천억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상화 시점이 요원한 건데요. 이에 대한 여파로 기존 예치 업체들도 전부 철수하고 업계가 재편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최근 국내 코인 업계의 관심은 씨파이에 쏠려있습니다. 씨파이(Cefi)란 중앙화 금융 서비스 업체를 말하는데요. 국내 대표 씨파이 업체인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가 지난 13일 입출금을 돌연 중단하며 먹튀(러그풀) 논란에 휩싸이자 ‘씨파이’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논란의 씨파이 업체들에 돈을 맡겼던 투자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입출금 중단 후 3주가 지난 현재까지도 정확한 피해 규모와 상환 시기 등이 밝혀지지 않아서인데요. 업체들 모두 정상화에 대한 의지만 밝힐 뿐,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점차 안개에 덮이자, 기존 씨파이 업체들의 존립도 위험하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씨파이 철수설’이 돌고 있는 건데요.

국내 코인 예치 서비스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업계 관계자 A씨는 “이번 사태를 통해 씨파이 존속에 의문이 들었다. 사태 이후 보인 미숙한 대처는 씨파이의 한계를 여과없이 드러낸다”며 “씨파이의 치명적 약점이 드러난 이상 서비스를 이어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로 현재 운영 중인 씨파이 업체 임원 B씨는 “애초부터 씨파이 사업이 위험하다는 걸 알고, 지속 가능한 다른 사업을 항상 대안으로 찾고 있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안이 될 다른 사업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기존 씨파이 업체가 전부 철수한 뒤에는 ‘씨파이 2.0’ 시대가 도래할 거란 전망이 이어지는데요. 바로 대형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등 전통금융사가 기존 업체를 대신해 업계를 재편할 거란 관측입니다.

이는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금융 인식 부재’가 꼽히기 때문인데요. 제도권 내 금융회사가 기본적으로 갖춘 법적 의무 통제와 자체 감사, 투자자 보호 장치 등의 당위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씨파이 사업을 영위하다 이번 사태가 터졌다는 설명입니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 정통한 변호사 C씨는 “기존 씨파이 업체들은 금융당국의 제재 속에서 사업을 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금융에 대한 기본 인식을 갖추지 못한 상태”라며 “인식 부재 속에서 단기간에 상당한 수익을 거뒀기 때문에 규제에 대한 당위성을 더욱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인식 부재로 인한 문제가 결국 터졌고, 복구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며 “토큰증권(STO) 열풍 이후 전통금융사 등이 가상자산 업계 진출에 큰 관심을 두는 만큼 씨파이 업계 역시 이들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이번 사태 원인으로 꼽히는 비앤에스홀딩스(B&S Holdings)를 조준하기 시작한 것도 이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데요.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번 일을 계기로 그간 코인 업계서 만연했던 ‘코인 자산 운용’과 ‘프라이빗 투자 행위’ 등에 제재를 가할 방침입니다. 다시 말해 기존 씨파이 업체들이 그간 행해온 방식으로는 더 이상 코인을 운용하기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한편 비앤에스홀딩스는 퀀트 매매로 유명했던 운용사로 최근 무리하게 코인 자금을 운용하다 큰 손실 입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특히 해당 손실이 이번 사태의 불씨로 꼽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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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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