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챗GPT를 만들어 인공지능 기술 경쟁의 판도를 바꿔 놓은 인물이 오픈AI의 샘 올트먼(Sam Altman)입니다. 올트먼은 2021년 3월 ‘모든 것을 위한 무어의 법칙(Moors’s Law for Everything)’이라는 장문의 에세이를 썼습니다.

올트먼은 이 글에서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은 일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기본소득(Basic Income)을 받아야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산까지 내놨습니다.

올트먼은 월드코인(Worldcoin)이라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도 하고 있는데요. 월드코인은 전인류에게 암호화폐를 지급하는 웅장한 계획입니다. 기본소득을 코인 형태로 제공하려는 것이 아닌가 추정됩니다.

올트먼의 글 ‘무어의 법칙’을 세 차례로 나눠 게재합니다. 중간 제목과 필요한 해설은 편집자가 붙였습니다. 1편에서 이어집니다.

# 자본주의의 미래

경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성장과 포용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매년 모든 사람들은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한다. 경제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성장이 미미한 제로 섬 세상에서는 사람들이 서로가 서로에 대해 적이다.

적대적 감정은 불신과 극단주의를 만든다. 극심한 빈부격차와 분열은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인공지능에 기바한 고도 성장 사회에서 이전투구는 극히 드문 일이 될 것이다. 모든 사람이 윈윈할 수 있는데 굳이 싸울 이유가 없지 않나.

경제적 포용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위해 사회적 자원에 차별 없이 접근할 수 있고, 합리적으로 이를 분배 받으며, 공평하게 기회를 얻는 것을 의미한다.

# 아메리칸 파이 : 모든 사람이 파이를 나눠가질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커다란 파이를 나눠가질 수 있어야 한다. 경제적 포용은 더 높은 성장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자본주의는 경제 성장을 위한 강력한 엔진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사람들에게 보상을 주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창조적 활동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기술적 성취에 따른 부를 배분하는데 매우 효율적인 체제다. 동시에 자본주의는 불평등을 만들어낸다.

어느 정도의 불평등이 불가피하다고 말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는 사회는 지속되기 어렵다. 올트먼은 이 지점에서 세금을 꺼내든다.

# 경제적 포용

불평등을 해소하는 가장 전통적인 방식은 세금이다. 국가가 세금을 거둬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는데 쓰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세금은 잘 작동하지 않는다. 현재와 같은 세금 제도는 미래에는 더욱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 뻔하다.

AI가 생산하고, 기본적인 물건을 만드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을 돌보는데 주력할 수 밖에 없다. 예술과 자연에 집중하고, 사회 전체를 위한 일에 힘쓰게 된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노동이 아니라 자본에 세금을 물려야 한다.

올트먼은 노동은 희귀 자산이고, 자본은 흔한 것이라는 논리를 편다. 인간 노동은 너무나 귀중하기 때문에 인간 자신과 전체 인간을 위해서 쓰여야 한다. 올트먼은 자본에서 거둬들인 세금을 시민의 오너십과 부를 위해 직접 분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본주의를 개선하는 가장 좋은 길은 모든 사람이 자본의 주인으로서 거기서 나오는 이득을 직접 얻는 것입니다.”

올트먼의 이 말은 자본을 부정하고, 사유재산을 부정하는 것처럼 들릴 정도로 파격적이다. 이렇게 자신감 있는 파격이 가능한 이유는 인공지능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 인간은 귀하고, 자본은 흔하다

노동은 귀하고, 부는 흔하다. 인간은 귀하고, 자본은 흔하다. 인공지능이 이것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귀한 것은 더 귀한 것을 위해 아껴야 하고, 자본은 노동과 인간에 봉사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러한 생각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AI가 성장하고 강해지면서 그 가능성이 재차 높아진 것이죠. 더 많은 부가 도처에서 생겨날테니까요. 2년 마다 절반씩 가격이 떨어지는 무어의 법칙이 적용될테니까요. 2년 마다 사회의 부가 두 배로 불어날테니까요. 노동은 귀하고, 부는 흔한 것이 됩니다.”

올트먼은 부의 원천이 두 곳에서 나온다고 봤다. 하나는 기업, 특히 AI를 이용하는 기업. 다른 하나는 땅. 공급이 제한돼 있는 땅이다. 기업과 토지에 세금을 물리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시간이 지나면 이 두 가지 외에 다른 세금은 모두 없어진다는 것이 올트먼의 예언이다.

# 아메리칸 에쿼티 펀드

올트먼은 아메리칸 에쿼티 펀드(American Equity Fund)를 제안한다. 미국인 전체를 수익자로 하는 펀드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에 대해 매년 시가총액의 2.5%를 세금으로 내게 해서 AEF 자본을 조성한다.

마찬가지로 개인 소유 토지에 대해 매년 2.5% 세금을 내게 한다.

18세 이상의 모든 미국 시민은 매년 AEF로부터 배당금을 받는다. 사람들은 이 돈으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 교육, 건강, 주택, 창업 등 무엇이든 가능하다.

사람들은 경제가 성장하는 한 자기 결정권을 가지고, 자유, 권력, 자율, 기회를 누리게 된다. 세금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해외로 탈출하지 않을까?

# 시민 전체가 주주이면서 지주

기업이 지불하는 세금을 해당 기업의 주식으로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AEF로부터 기업 주식을 받게 되는 사람들은 그 회사가 잘되기를 바란다. 기업, 투자자, 시민이 상호 연결된 이해 관계자가 되는 것이다.

소수의 자본가, 소수의 주식 투자자만이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라, 미국 시민 전체가 주주가 되는 셈이다.

정치경제학자 헨리 조지(Henry George)는 1800년대 후반 토지 가치에 세를 물리는 방안을 내놨다. 경제학자들은 이 아이디어를 지지했다. 땅 자체는 사유물이지만, 그 땅으로 연결된 도로, 근처의 식당, 커피숍, 기타 편의 시설은 땅 주변 사람들과 전체 사회가 만들어준 것이다.

땅 주인이 이 모든 것을 자기 혼자 만들어낼 수는 없다. 땅 가격의 상승, 토지 가치의 일정 부분을 더 큰 사회와 나누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다.

“모든 사람이 아메리카의 가치 창출의 한 조각을 소유하고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아메리카가 더 잘되기를 원하지 않겠습니까?”

올트먼은 새로운 사회 계약이 모든 사람들의 부의 원천에 대한 토대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회가 만드는 막대한 부는 인공지능에서 나온다. 그 부를 공평하게 나누기만 하면 된다.

올트먼은 강력한 리더십, 환경을 보호하고, 인권을 강화하면서도 생산력을 유지하기 위해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정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트먼의 무어의 법칙 3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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