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최창환 선임기자] 왜 금융위기라는 단어가 사용되지 않을까. 구제금융이란 용어도 쓰지 않을까. 대형 은행들이 미국과 유럽에서 망해나가고 또 다른 대형은행의 부도 가능성이 치솟는데 왜 그럴까.

혹시 개구리들이 놀랄까봐 그런 것은 아닐까. 개구리들이 놀라 펄쩍 뛰어다니면 위기가 파국으로 치달을까봐 그것이 두려운 것일까. 그러면 개구리들은 무사할까.

현재의 경제상황을 바라보면서 ‘끓는 물속의 개구리(boiling frog)’ 이야기가 생각난다. 개구리는 끓는 물이 담긴 냄비에 넣으면 깜짝 놀라 뛰쳐나오지만 찬물에 넣고 온도를 서서히 올리면 그 속에서 위험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죽게 된다는 얘기다. 서서히 일어나는 중요한 변화에 반응하지 않고 무능하고 무관심한 사람들을 비유할 때 사용된다.

많은 사람들은 현재의 경제상황이 어렵다고는 생각한다. 그러나 위기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늘상 그렇듯이 이번에도 정부가 잘 헤쳐나갈 것으로 생각한다. 위기는 항상 주변에 머물고 있고 어떤 이들은 남들이 두려워 할 때 자산 가격이 쌌을 때 사야 한다고 한탕을 노리고 있다.

개구리다. 물의 온도가 올라가는데 그려러니 하고 있다. 위기를 경고하는 당국의 목소리는 없다. 도리어 걱정하지 말라는 말 뿐이다.

그러나 상황은 의외로 심각해 보인다. 위기의 진원지가 세계 경제의 중심축인 미국이고 기축통화인 달러와 금융시스템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 옐런 재무장관 등 모두가 나서서 미국의 펀더멘털은 튼튼하고 금융시스템은 건강하고 안전하다고 연일 얘기하고 있다.

몇 가지 숫자만 나열해도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나타난다.

전 코인베이스 CTO 발라지 스리니바산은 금융위기 징후 사례 18가지를 정리해 공개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밝힌 미국 은행들의 미실현손실이 6200억 달러에 달한다. 186개의 은행이 SVB와 마찬가지로 유동성이 부족한 상태다. 안전한 피난처를 찾는 5000억 달러의 예금 인출사태가 일어났다. 거대은행 크레디트 스위스 등 5개 은행이 문을 닫았다. 이 정도만 해도 위기가 극에 달한 상황이다.

미 당국과 세계 금융당국은 은행이 무너져 내리는 파국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이 끓는 파국이 온 이유는 엄청난 돈을 풀어서 물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이를 조절하기 위해 뜨거운 물을 빼고(양적긴축) 열을 가열(금리인상)했다. 이제는 또 반대로 해야 한다.

물을 식히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또 찬물을 부어 넣고(양적완화) 가열 온도를 낮춰야(금리인하) 한다.

미 금융당국이 원칙을 무시하고 예금 전액보호, 시장가가 아닌 미국채 액면가 담보대출 등의 정책을 시행하는 이유다. 물이 끓어 넘치고 그 안의 개구리들이 이러 저리 튀어 나가는 파국을 막기 위한 조치다.

그러면 이제 안전한가. 또 넘쳐 나는 돈으로 자산가격이 오르는 것을 즐길 수 있을까.

일시적인 긴급조치로 끓는 물의 온도는 낮출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풀린 돈이 다시 물가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 마그마로 다시 물이 흘러들어 더 뜨거운 물을 더 많이 공급하면 어디로 도망갈 것인가.

물가하락을 기대하는 것은 기대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이 낮아졌다는 것은 눈속임일 뿐이다. 물가는 이미 잔뜩 올라있고 생계와 관련된 물가는 지치지 않고 오르고 있다. 지표가 아니라 삶과 관련된 생활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개구리가 보는 온도계와 실제 느끼는 온도가 다르다. 개구리는 누구인가? 정부, 기업, 가계, 당신.

금융위기의 해일 또는 인플레이션 쓰나미에서 안전하게 삶을 보호하기 위해 모두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오지 않으면 좋겠지만 대비해야 한다. 정부는 정부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준비해야 한다.

비트코인도 한가지 대안이다. CNBC, 포브스, CNN, 블룸버그 등은 비트코인을 위험 헤지 수단으로 다시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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