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SVB 파산이 시스템 리스크는 아니지만, 벤처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1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TV에 나와 이 같이 말했다. 서머스의 생각과 달리 SVB 사태는 글로벌 벤처 생태계에 파문을 일으키며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 될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수 백 개 벤처캐피탈(VC)과 스타트업 대표들이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영국 벤처 기업들도 SVB 런던 지점에 자금이 묶였다며 재무장관에게 탄원서를 냈다. 한 벤처 기업은 SVB에 유동 자금 대부분이 들어 있어 파산 위협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벤처 생태계가 SVB 사태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12일 “SVB 파산이 전 세계로 확산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 실리콘 밸리에서 싱가포르까지 영향

미국 캘리포니아 베이 에어리어. 벤처 기업의 요람이다. 이곳 기업들은 SVB 사태 직격탄을 맞았다. SVB 지점이 있는 캐나다, 인도, 중국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의 SVB 계열사들은 영업을 중단했다.

토요일 영국의 180여개 기술 기업 대표들은 영국 재무장관에게 편지를 썼다. 사태에 개입해 뱅크런 확산을 막아달라는 요청이다.

“예금 동결과 손실은 업계 전체에 타격을 주고, 벤처 생태계를 20년 전으로 후퇴시킬 것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의도와 다르게 하루 이틀 밤 사이에 파산할 수 있습니다.”

SVB 지점은 중국, 덴마크, 독일, 인도, 이스라엘, 스웨덴에도 있다. 이들 국가의 벤처 기업들도 피해를 볼 수 있다. SVB는 중국에 합작사가 있다. 본사와 달리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위기는 월요일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지금 당장 대책을 세워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영국 벤처 기업들이 재무장관에 보낸 서신)

# 영국, 각료 회의 개최 예정

영국 재무부는 헌터 재무장관이 영란은행 총재와 토요일 오전 사태에 대해 협의하고, 관련 각료들과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재무부의 한 관계자는 “스타트업들의 예금 잔액, 현금 상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교육 소프트웨어 회사 링구미의 CEO 토비 매더는 “우리에게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 이런 상황이 닥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링구미는 회사 현금의 85%가 SVB에 들어있다.

오커바이오의 창립자 잭 모메라는 주말 내내 SVB에 묶인 예금을 이동시켜보려했으나 실패했다.

“정부가 개입해 해결책을 내놓지 않으면 한 세대에 걸쳐 이룩한 기업들이 사라져버릴 것입니다.”

# 스타트업에 현금은 생명줄

싱가포르의 금융맨, 기업가들도 SVB 관련 정보를 교환하며 사태 파악에 분주했다.

“기술 산업에 줄 SVB의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테크 스타트업들의 예금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리서치, 개발, 급여 지급 등에서 엄청난 양의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차이나 인터내셔널 캐피탈 콥의 분석가 리우 젱닝)

예금 지급이 늦어지면 파산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의회 로 카난 의원은 산타 클라라에서 지난 금요일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스타트업 관계자 등 600 여 명이 모였다. 2시가 반 이상 진행된 회의에서 월요일 주급 지급이 제대로 이뤄질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 SVB 은행 앞의 스타트업 대표들

SVB가 전격 폐쇄되면서 실리콘 밸리의 유명한 샌드 힐 로드의 SVB 지점 앞에는 비가 오는 가운데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모여 들었다. 이들은 은행 문 앞에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직원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었다.

드론 업체를 운영하는 한 대표는 지난 금요일 신청한 예금 출금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12 명의 직원들에게 급여를 주지 못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 대표는 FDIC에 수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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