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타로핀] “가치는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분배돼야 한다”

KBW2022에서 연사로 단상에 올라간 앱토스(APTOS)의 대표 모 샤이크(Mo Shaikh)의 말이다. 사람의 궤적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나오고 그는 소신을 지키기 위해 뉴욕 법원에 접수된 사건 색인 번호 650956/2022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 10억 달러짜리 소송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 이 돈 많은 집안에는 스운 캐피털(Swoon Capital)을 운영하는 샤리 글레이저(Shari Glazer)가 있다. 블록체인 플젝을 인수하기 위해 고용한 컨설턴트 모 샤이크는 차라리 직접 코인을 찍자며 제안을 한다. 샤리 글레이저는 1천만 달러를 투자하고 지분 50%를 받는 조건으로 딜을 받았다. 거기에 더해서 팀원을 구하는 것도 도왔다.

리브라(Libra. 구 페이스북) 플젝이 종료된 후 팀원들끼리 의기투합하며 모이는 그런 그림은 아니지만 옛 동료 몇몇이 모여서 마티네(Matonee) 회사를 세웠다.

1천만 달러의 투자금, 옛 동료와의 새 회사. 이제 열심히 일만 하면 될거 같은데 가치를 공평하게 분배하기 위한 모 샤이크는 몰래 a16z를 만나 투자금을 받는다. 통수 맞은걸 안 샤리 글레이저는 항의를 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모금액 2억 달러 중에 1천만달러를 넣을 수 있게 해주겠다”였다. 지분이 50%에서 1%로 떡락을 하자 샤리 글레이저는 게약을 위반했다며 10억 달러 피해보상을 내건 소송을 걸었다.

앱토스 관련 소송 법원 자료

# 프로 요청러
투자금으로 받은 건 2억 달러인데 소송이 10억 달러짜리다. 초등교육 수준의 사칙연산만 넣어봐도 수지 타산이 안 맞는 장사다. 모 샤이크가 선택한 해결책은 뉴욕 법원에 소송을 기각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10월 12일, 결과가 나왔다. 계약 위반, 부당이득, 샤리 글레이저의 지분 50% 3건에 대해서 기각 요청이 거부당했다. 이후, 앱토스는 누군가에 쫓기기라도 하는 듯 급한 행보을 보였다. 17일 메인넷 출시, 19일 대형 거래소에 줄 이은 상장이 그것이다. 물도 급하게 마시면 체하는 법. 다른 플젝들은 상장을 앞두고 잔치 분위기인데 앱토스는 달랐다.

정보 깜깜이 상장 공지 와중에 업비트가 토큰 이코노미를 공개하자 앱토스는 사전 유출했다며 불만을 표했고 업비트는 재단과 협의 후 공개한 거라며 반박했다. 바이낸스에서 선물 거래를 지원한다고 하자 앱토스는 2주간은 선물 거래 지원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사고는 셀프로 치고 해결은 남에게 요청한 셈이다.

# 공식 토큰 이코노미
사상 유례 없는 대규모 상장 일정이 확정된 후 공식 토큰노믹스가 공개되었다. 이런 코인이 어떻게 상장이 된 건지 놀라울 만한 구조였다.

총 발행량 10억개 중에서 커뮤니티 물량 51.02%(앱토스 재단 41.02%+ Aptos Labs 10%), 핵심 기여자 19%, 창업자 16.5%, VC 13.48%로 VC 물량을 제외한 86.52%가 재단 측 물량이다.

유통량은 더 심각하다. 상장 직후 유통되는 1.1억개는 100% 재단 물량이다. 거래소가 상장피를 받은 게 아니라면 개미들이 매수한 금액은 모조리 앱토스 재단의 수익 되겠다. 가격이 9달러 이상으로 형성된다면 소송에서 지더라도 10억 달러의 배상이 가능한 물량이다.

시장에서 개미들이 매수할 예정인 1.1억개와 락이 걸려서 유통이 불가능한 8.9억개는 모 샤이크의 소신대로 공평하게 대접받는다. 락업 여부와 상관없이 스테이킹이 가능하고 차별 없이 이자를 받게 된다. 개미들이 재단 물량을 모조리 받아먹어도 재단은 개미보다 8배나 더 많은 이자를 받게 된다는 소리다.

# 건투를 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흉흉한 하락장이다. 하지만 페이스북 출신의 똑똑한 개발자가 역량을 펼치기엔 최적의 시기다. 코인베이스 벤처스, FTX 벤처스, 바이낸스 랩스 같이 거래소를 끼고 있는 VC들에게 투자를 받았다. 상장과 관련한 공동 운명체가 되었다.

샤리 글레이저와의 소송에서 지더라도 배상 가능한 돈을 확보할 수 있도록 1.1억개의 코인을 마련하고 무조건 이 코인만 매수 할 수 있게 모든 유통량을 쥐고 있다. 샤리 글레이저에게 50%의 지분을 돌려줘야 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대응 가능하게 VC들 코인의 락업을 풀지 않으면서도 바로 수익이 가능한 파이프라인으로 스테이킹 구조를 짰다.

누가 봐도 시간이 흐를수록 가격이 하락할 수 밖에 없지만 섣불리 숏을 치지 못하는 이유는 넥스트 솔라나라는 타이틀 때문일 거다.

솔라나가 어떠했나. 악재가 터질 때마다 개미들은 숏에 배팅 했지만 FTX의 뽀글이의 트윗 조롱과 함께 가격 상승을 했고 숏잽이들은 죄다 퇴학을 당했던 코인 아니던가. 모든 코인을 쥐고 있는 앱토스 입장에선 개미들의 반응을 보면서 대응하면 되는 그저 꽃놀이패다.

천하 제일 단타 대회와 세계 제일 보따리 시장이 동시에 열린다. 모든 코린이들이 이야기 주고받는 앱토스의 상장 날이 밝았다. 가치는 모든 이에게 평등 하겠지만, 기회는 차별적이고, 잔고는 차등될거다. 건투를 빈다. 졸라.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 의견이며 블록미디어의 공식 의견이나 취재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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