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주식, 채권이 모두 문제가 될 겁니다. 아마 손자들에게 들려줄 만한 엄청난 사건이 되겠죠.”

영국 런던 소재 투자회사인 루퍼의 투자 담당 이사 알렉스 레나드는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레나드가 말한 ‘엄청난 사건’은 연준의 양적 긴축(Quantitative Tightening)을 뜻한다.

연준은 이달부터 QT 규모를 늘린다. 국채 600억 달러, 모기지 채권 350억 달러 등 총 950억 달러다.

미국 최대 헤지펀드 브릿지워터는 “QT 규모의 확대로 시장은 ‘유동성 구멍’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주식 전략가 사비타 수브라마니안은 “QT만으로도 주가는 7%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HSBC의 채권 리서치 해드인 스티븐 메이저는 “QT와 금융시스템의 상호 작용이 너무 복잡해서 누구도 적절한 예측을 내놓기가 힘들다. 누구도 그 결과를 잘 모른다는 것이 진실이다”고 말했다.

QT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미국 재무장관 재닛 옐런이 연준 의장을 맡고 있던 2017년에도 QT는 있었다. 그러나 루퍼의 레나드에 따르면 그 때와 지금은 문제가 완전히 다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연준이 막대한 자금을 시장에 쏟아 부으면서 주요 은행, 단기 자금 시장(머니마켓) 참가자들은 여유 자금을 연준에 맡기는 역 리포(reverse repurchase agreements : RRPs)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이런 식으로 연준에 맡겨진 단기 자금이 2조2000억 달러에 달한다. 은행에는 아직도 3조3000억 달러의 예금과 준비금이 남아 있다. “이렇게 남아도는 막대한 자금”은 역설적으로 위험 요소가 됐다.

레나드의 걱정은 이 돈들이 단기적으로 손실을 입음으로써 은행들의 위험 부담 의지가 꺾여버리는 것이다. 시장이 평온할 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미 투자 수익에 타격을 입은 머니마켓 매니저들이 주식과 채권을 손절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

은행들이 자금을 재투자하지 않고, 가격 하락 시 쿠션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시장은 갑작스러운 급락을 맞이할 수 있다.

도이체방크의 전략가 팀 웨슬은 “은행의 준비금이 2조5000억 달러로 낮아지면 연준도 QT를 중단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행이 더 이상 예금을 늘리지 않고, 준비금이 줄어든다는 것은 보유 자산을 판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QT를 강행하면 주식, 채권은 더 큰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연준은 ‘시장 붕괴’를 우려해 QT를 중단할 수 밖에 없다.

QT 조기 중단은 연준 입장에서 자신들의 정책 수단 하나를 잃어버리는 것이 된다. QT를 대체할 수 있는 긴축 수단은 금리 인상 뿐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뿐 아니라 QT가 몰고 올 사태에 대비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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