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 의장, 잭슨홀 회의서 매파적 발언
9월 美 FOMC, 세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유럽·중국 불확실성도 커…1500원까지 열려 있어”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6일(현지시간) 열린 잭슨홀 회의에서 예상보다 더 매파적(긴축) 발언을 하면서, 시장에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세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유력시되고 있다.

이에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여 만에 1400원을 다시 돌파하는 것은 시간 문제며, 연말엔 1500원까지 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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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35.2원)보다 3.9원 내린 1331.3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2원 하락한 1335.0원으로 출발했다.

달러화는 1980년대 이후 11차례의 경기침체 국면에서 단 세차례만 약달러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 역시 2000년대 이후 침체 국면에서 하락한 경우는 두차례에 불과하다.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 돌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것은 1997~1998년 외환위기,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역대 두 차례에 불과하다.

26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은 잭슨홀 회의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 Fed는 금리를 계속 인상하고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며 “기준금리 인상은 기업과 가계에 고통을 줄 수밖에 없다.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실패하면 그 고통은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잭슨홀 회의는 전 세계적인 통화정책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이 회의에서 미 연준이 앞으로 남아 있는 세 차례의 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 폭과 속도를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윤곽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에도 미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이 예상됨에 따라 1350원 자체가 만약 허물어지고 그 다음 고점이 1400원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시장에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원화 약세 흐름이 미국의 긴축뿐만 아니라 에너지 수급 불안에 따른 유로화 약세, 중국 경기 둔화 리스크 등에 의해 더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긴축정책은 시장이 선(先)반영하며 방어하고 있지만, 유럽·중국 이슈는 불확실성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단은 1350원을 고점으로 보고 있다. 지금 유럽이랑 중국 경기가 위험한데, 어떤 이벤트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럴 경우에는 상단을 위쪽으로도 좀 열어 놓을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가능성이 낮을 뿐이지 1500원까지도 늘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일단 75bp 자이언트 스텝이 선택지에 있긴 하지만 이제 시장이 75p를 벌써 두 번 하는 과정에서 약간 맷집이 생겼다고 보고 있다. 그것보다는 미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 달간 지속되고 내려 올 수 있을지에 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달러 강세가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연준 역할도 있지만 중국이나 유럽 악재 영향도 굉장히 컸다”며 “지금처럼 악재가 겹치는 상황이 오면 1370원을 위협할 수 있지만 1400원까지는 바라보고 있지는 않다”고 예측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 자체가 겨울로 가면서 더 치솟으면 스테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것이다. 그러면 유로화 가치가 또 폭락을 하고 그것이 달러화 강세로 이어져 원화 약세 심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중국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데 중국 경기가 여기서 더 무너진다면 1400원까지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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