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최근 미국 증시의 패닉 매도세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심 기다리던 일이라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빌 더들리 전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5일(현지시각) CNN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은 주식 약세장과 채권 수익률 상승을 원하는데 증시가 마침내 그렇게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과 침체 가능성을 우려하기 시작하면서 뉴욕 증시 변동성은 급격히 고조된 상태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S&P500지수의 경우 올 1월부터 4월 사이에 13% 넘게 빠지며 1939년 이후 최악의 연초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역대 최고치 대비 23% 넘게 하락해 이미 약세장에 발을 들인 상태다. 이날 하루 동안에만 나스닥지수는 5% 가까이 급락해 충격을 안겼다.

연준은 코로나 팬데믹 패닉장이 연출되던 2020년 3월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리고 수조 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을 약속하며 시장 소방수로 등장했다. 덕분에 증시는 가파른 반등을 연출했고, 코로나로 짓눌렸던 미 경제에 대한 자신감도 되살아났다.

하지만 이제 연준은 이러한 긴급 지원책들을 거둬들이기 시작했고 시장은 이에 적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들리 전 총재는 증시 폭락을 바라보는 연준 위원들은 자신들의 숙제가 더 쉬워졌다는 점에서 이를 반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이 연준(의정책 변화)에 덜 반응할수록 연준이 해야 할 일이 많아지고, 시장 반응이 더 클수록 연준이 할 일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는 금융 여건이 지금보다 더 나빴더라면 연준이 더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했을 수도 있다면서 “연준의 (긴축으로의) 통화정책 변경이 채권 및 증시에 영향을 준 덕분에 앞으로 경기 과열을 진정시켜야 하는 연준의 임무가 더 쉬워졌다는 점을 기쁘게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연준은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패닉해 시장을 무너뜨리길 바라지는 않는다. 소비자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심리에 충격이 가해지면 경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인데, 더들리 전 총재는 그만큼 연준의 연착륙은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라고 강조했다.

최근 투자자들은 연준이 물가 통제를 위해 더 급격히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더들리 전 총재는 현 인플레이션 상황을 감안하면 월가가 그러한 기대치를 더 높여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통화정책 두 번째 단계에서 연준이 해야 할 일에 대해 시장이 다소 과소평가 하는 모습”이라면서 “내년에도 통화정책 긴축이 이어져야 하는데 시장은 이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말해 추가적인 시장 충격 가능성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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