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자금의 이동 흐름과 관련 정보가 모두 기록되는 ‘트래블룰'(자금이동규칙이) 시행 4일 차를 맞이했다. 하지만 거래소별로 입출금 가능한 지갑종류와 국내외 거래소가 모두 제각각인 데다가 거래소간 연동 시점도 다르게 공지되는 등 트래블룰에 대한 미비한 준비로 이용자 불편과 혼란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2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암호화폐 송금 내역과 관련 정보가 모두 기록되는 트래블룰(자금이동규칙)이 지난 25일부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도입됐다. 이에 따라 국내 가상자산사업자는 100만원(이용 거래소가 표시하는 가상자산의 원화 환산 금액 기준) 이상의 가상자상을 이전하는 경우 트래블룰에 따라 송수신인의 정보를 모두 기록해야 한다.

다만 세계 최초로 트래블룰을 전격 도입한다고 하기에는 민망한 상황이 이어졌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대 원화마켓 거래소들은 트래블룰 시행에 맞춰 상호간 트래블룰 시스템을 연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초 계획과 달리 시행 전날 정오가 돼서야 연동 완료 시점을 다음 달 24일에 완료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시스템 연동이 지연되면서 거래소 이용자들은 한 달이나 손이 묶인 것과 다름없게 됐다.

금융당국은 불법 자금 세탁을 막고 시장 질서 혼란을 막기 위해 트래블룰을 시행했으나 금융당국과 은행, 거래소간의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이로 인한 불편은 이용자들이 떠안게 된 것이다.

4대 거래소 측은 “(거래소 간) 완벽한 연동은 오는 4월 24일에 마무리될 전망”이라면서 “다른 트래블룰 솔루션을 사용하는 거래소의 이용자는 당분간 거래소 간 직접적인 입출금은 불가능하지만, 개인지갑으로 이전 후 입금하는 방식을 통해 가상자산을 다른 거래소로 이전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현재 업비트는 람다256의 베리파이바스프(VerifyVASP)를 사용 중이며, 나머지 3사가 합작법인을 세워 자체 트래블룰 솔루션인 코드(CODE)를 개발해 사용 중이다.

업비트는 고팍스 등 국내 코인거래소들과 트래블룰 연동을 끝냈지만, 코드 진영(빗썸·코인원·코빗) 거래소들은 트래블룰 시스템 연동을 완료한 거래소가 현시점까지 단 한 곳도 없다. 앞서 지난 24일 오전 코빗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코인원과 연동이 완료되고 4월8일 빗썸과 시스템 연동이 끝난다고 공지했으나 오후 6시께 코인원의 연동 시점이 빗썸과 동일한 4월8일로 공지 내용을 수정했다. 따라서 국내 거래소든 해외거래소든 거래소별 공지사항에서 입금과 출금이 가능한 거래소 확인한 뒤 개별 등록 후 자산 이동이 가능한 상황이다.

개인지갑의 경우에도 업비트는 메타마스크 1개를 지원하고 있지만 브라우저에서 바로 연동이 가능하다. 다만 나머지 거래소 3곳은 메타마스크 등 등록 가능한 개인지갑에 대해 빗썸은 고객센터를 통한 대면 등록을, 코인원과 코빗은 본인 지갑주소임을 증명하고 회사가 이를 검증한 경우에 한해 등록할 수 있다. 이 경우 수기로 등록 심사를 하기 때문에 요청이 몰릴 경우 심사가 지연될 수도 있다는 불편함이 있다. 실제로 코빗에서 메타마스크를 등록 요청할 경우 심사 완료까지 최장 5일이 소요될 수 있다는 안내가 확인됐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트래블룰 시스템 정비를 위한 유예 기간을 1년을 줬지만 그동안 정부로부터 트래블룰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내려오지 않았다”며 “거래소와 은행 간의 협의로만 트래블룰이 진행되다 보니 거래소마다 기준이 달라져 거래소 고객들만 더욱 불편해진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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