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통한 암호화폐 입출금 도입한 바레인이 선두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가 중앙은행 인가 신청
사업 환경 뛰어난 두바이, 거래소 유치 적극적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중동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는 암호화폐 허브가 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 때문에 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바이낸스가 두바이에 자문기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을 때 두바이의 암호화폐 지지자들이 열광했었다.

바이낸스가 들어서는 건 디지털 자산 허브로서의 두바이로선 화룡점정(畵龍點睛)이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중 하나인 바이낸스사 자오창펀 CEO가 에미리트 전통의상 칸두라 차림으로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고 에미리트 국기를 이모지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바이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바이낸스는 두바이에서 암호화폐 거래소 인가를 신청하지 않았다. 대신 인접한 바레인에서 최근 정식으로 디지털 거래소 자격을 인가받았다고 미 CNN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레인 중앙은행(CBB)으로부터 암호화폐 교환소 자격을 인가받은 코인메나(CoinMENA) 탈랄 타바CEO는 아랍에미리트와 달리 바레인은 암호화폐 관련 금융제도를 도입한 상태여서 암호화폐 회사들을 유치하는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CBB는 암호화폐를 공식 지불수단으로 인정함으로써 은행들이 암호화폐 거래소와 협력해 거래자들이 돈을 쉽게 입출금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암호 화폐를 금융상품으로 취급해 규제하면서도 중앙은행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유일한 예외가 암호화폐를 공식화폐로 지정한 엘살바도르 뿐이다.

CBB와 달리 UAE의 중앙은행(CBUAE)는 암호화폐를 지불수단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CBUAE는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선진국에서 교환매체로 인정되지 않으며 일반적 지불 수단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전세계 금융당국과 마찬가지로 CBUAE도 암호화폐 분야의 빠른 발전을 주목하면서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UAE에 거주하는 타바는 UAE에 암호화폐 관련 금융규정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은행만 갖춰지면 두바이가 암호화폐의 성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레인에는 코인메나 외에도 지난해 상반기 거래규모가 10억달러(약 1조1918억원)이 넘는 중동지역 대표적 암호화폐 거래소인 레인(Rain)도 CBB의 인가를 받아 진출해 있다.

라시드 알-마라즈 CBB 총재는 “암호 자산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대응해 바레인 중앙은행은 일찍부터 암호자산을 수용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여전히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나라들도 많다. 중국은 지난해 9월 모든 암호화폐 관련 기업활동을 불법화했으며 영국은 지난 여름 바이낸스사의 활동을 제한했다. 곧이어 미국 증권감독위원회(SEC)가 암호화폐 시장이 “사기와 불법, 오용되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인도에선 젊은층 사이에 암호화폐가 크게 확산되고 있지만 정부는 이 산업에 대한 규정을 도입할 지를 결정하지 않았으며 금지시키려는 움직임도 일부 있다.

바레인의 금융부문은 바레인 비석유 국내총생산(GDP)의 17%를 차지하며 걸프 지역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2019년 암호화폐 거래 허가를 위한 제도를 마련했다.

두바이복합상품거래소(DMCC)는 암호화폐 관련 사업에 세금과 비자를 면제하는 특별경제구역을 설립했다. 다이아먼드 거래로 유명한 DMCC의 아메드 빈 술레이엄 CEO는 중앙은행이 다음 골드러시에 대응하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한탄했다.

그는 “UAE의 취약한 암호화폐 제도를 무시할 순 없다. 중앙은행과 다투기보다 중장기적으로 암호화폐 환경을 조성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두바이의 암호화폐 관련 제도를 도입하려는 두바이의 열의와 개방성 덕분에 두바이가 “암호화폐회사에 가장 적합한 도시”라고 강조했다.

사실 두바이는 기업가들에게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 자본이득에 세금을 매기지 않으며 중동에서 안전이 보장되고 태양 아래 자유롭게 지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바레인에 설립한 코인메나의 CEO 타바도 두바이에 살며 바레인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바이낸스 CEO 자오창펀도 최근 두바이에 집을 샀다는 보도가 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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