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비트코인 회의론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두 가지 이야기가 있어요. (정부를 포함해) 아무도 가치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 실체가 없다. 결론은 그래서 없어질 것이다.

공교롭게도 ‘실체가 없고 아무도 가치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내용은 비트코인이 추구하는 가치예요. 코드로만 존재하고, 정부를 포함해 아무도 가치를 보장해 주지 않지만, 참여자들이 스스로 가치를 보장하니까요. 코딩으로 이뤄진 ‘신뢰 없는 신뢰’가 비트코인의 본질이죠. 정부와 미연준(FED)등 중앙은행을 배제한 화폐가 비트코인이죠. 비트코인이 살아 남으려면 비트코인을 신뢰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해요. 비트코인 등 블록체인에 기반한 모든 프로젝트는 ‘탈중앙’이 핵심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여줘야 해요.

비트코인은 참여자의 51%이상의 합의로 과거의 기록과 새로운 거래를 검증하죠. 검증 내용을 블록으로 만들고 또 검증해 새로운 거래를 모으고 체인처럼 연결해서 또 블록을 생성해요. 그래서 블록체인이죠. 마지막 거래를 바꾸려면 과거의 모든 기록을 다 바꿔야 해요. 참여자가 많아지고 거래가 누적됨에 따라 비트코인을 해킹하기는 불가능해요. 참여자(노드) 모두가 기록을 하기 때문에 한 개의 노드만 남아있어도 다른 노드들이 이 기록을 공유할 수 있어요. 비트코인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죠.

비트코인을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게 만든 주인공은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죠. 역설적이죠. 그중 으뜸이 미국 연준(FED)예요. 2008년 금융위기 직전 1조 달러도 안되던 연준의 자산이 지금은 8조 달러에 육박하고 있어요. 연준은 달러를 찍어 미국 정부의 국채를 매입해요. 자산 대부분이 국채죠. 자산이 커졌다는 것은 달러를 찍었다는 얘기와 같아요. 지난해부터 4조 달러가 풀렸고 앞으로도 얼마나 더 풀릴지 몰라요.

바이든 행정부가 조 단위의 부양책을 계속해서 발표하고 있어요. 팬데믹 위기 극복을 위한 통화 살포라지만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불안해요. 돈은 항상 많이 찍으면 ‘똥’이 됐어요. 레이달리오는 “현금은 쓰레기야”라고 했어요. 지난해 초 팬데믹에 따른 통화 살포 직전이었죠. 미국 달러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이유는 다른 나라도 마구 돈을 찍어 뿌리고 있기 때문이예요. 자산 가격은 치솟고 물가도 불안해요. 빛이 늘어 부채 촉소에 따른 자산 가격 폭락 우려도 상존하고 있어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주목하는 이유죠. 비트코인은 총 발행량이 2100만 개로 한정돼 있고 4년마다 신규 발행량을 줄이고 있어요. 공급이 일정한데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은 오르기 마련이죠.

비트코인은 투자 목적 말고도 다양한 쓰임새로 삶 속에 파고들고 있어요. 나라의 정치 상황이 불안해지고 통화 가치가 흔들리는 나라들은 비트코인 프리미엄이 치솟는 현상을 경험해요. 베네수엘라, 이란, 터키, 나이지리아 등 일일이 꼽기도 쉽지 않아요. 해킹 당하지 않고, 보관하기 쉽고, 세관을 통과해 가져 나기기 쉽고, 세계 어디 가서도 꺼내 쓸 수 있기 때문이죠.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고 하는데 금보다 훨씬 편리해요. 금은 세관을 통과하려면 신고하고 세금내고 해야하죠. 일부 아랍 국가의 여성들은 비트코인을 좋아해요. 전화기만 있으면 비트코인으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어요. 은행 계좌를 만들려면 남편이나 아버지, 오빠, 남동생 등 남자 이름으로 만들어야 해요. 내 돈이 내 돈이 아니죠. 비트코인으로 받으면 내 돈이죠.

외국에 나가 있는 필리핀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소액 송금에 활용해요. 요즘에는 다른 암호화폐도 쓰고 있어요. 비트코인을 필리핀에 있는 환전상에 보내면 페소화로 바꿔 어머니에게 전달해 줘요. 정부가 비트코인을 없애려고 해도 없어지지 않는 이유죠. 규제를 비트코인에 대한 위협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가격에 위협은 되지만 없앨 수는 없어요.

비트코인은 이미 금융 소외자들과 금융 낙후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었어요. 펜데믹에 따른 통화 살포가 비트코인 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죠. 미국 대형 금융기관과 일론 머스크 등 유명인의 투자가 대중의 수용성을 크게 높여 가격을 상승시켰죠. 참여자가 많으면 비트코인은 없어지지 않는 이유를 위에서 설명했어요. 진짜 많아졌고 앞으로 더 늘어날 거예요.

양자 컴퓨터가 나오면 해킹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네요. 창과 방패의 문제죠. 양자 컴퓨터가 한 대라면 모를까, 양자 컴퓨터 기술이 보편화 되면 양자 컴퓨터가 노드가 되니 역시 해킹은 불가능해요. 하늘이 무너질까 걱정하는 것과 비슷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