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그럴 수 밖에 없죠. 한 번 맞은 것이 계속 맞으면 시스템이 되는 거니까요. 공매도에 대적한 월스트리트베츠(WSB)가 시스템이 되려면 분산된 개인 외에 거버넌스가 있어야겠죠.

지난 밤 리플 XRP 펌핑 시도는 게임스탑과도 맥락이 좀 달랐습니다. 리플을 공매도한 헤지펀드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오히려 고래들이 이걸 이용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중앙화되고, 조직적인 권력에 맞선다고 하면, 명분은 되지만, 리플의 경우 그 타깃이 증권거래위원회(SEC)일텐데요. 이건 좀… 분명 결이 다르죠.

월요일 미국 금융시장에서 재미있는 결과는 은(실버) 시장에서 나왔습니다.

WSB가 지목한 다음 타자가 은이었잖아요. 월요일 시장에서는 일단 성공입니다.

은 선물은 9.3% 상승, 트로이 온스당 29.4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013년 2월 이후 최고가죠. 이날 하루 상승폭은 퍼센티지 기준 2009년 이후 가장 컸습니다.

은 가격에 연동하는 ETF인 iShare 실버 트러스트(SLV) 가격은 26.76달러로 7.08%% 올랐어요.

은 광산 업체 주가도 올랐습니다. 퍼스트 마제스틱 실버(First Majestic Silver Corp)는 22.08% 오른 22.12달러, 헤클라 마이닝(Hecla Mining Co)은 28.30% 오른 7.30달러로 마쳤습니다.

은 시장은 대략 500억 달러 규모입니다. 초강력 랠리로 끌어 올린 게임스탑 시총이 220억 달러거든요. 개미들이 은 시장에서 실탄을 얼마나 집중시킬 수 있을까요?

월가 전문가들은 놀랍다는 반응입니다.

BMO 캐피탈 마켓츠의 금속 파생상품 트레이더 타이 옹은 “그들(개미)이 시장에 매우 심각한 혼란을 야기할 수는 있다”며 “은 시장은 역사적으로 매우, 매우, 매우 변성동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게임스탑을 재현할 수 있을까요? 그럴것 같지는 않아요”라고 덧붙입니다.

코메르츠방크의 상품 분석가 카르스텐 프리츠는 “나는 이런 상황을 완전히 과소평가했었다”면서 “나는 (개인 투자자들이 헤지펀드에 맞서는 것과 같은) 이런 일이 은과 같은 심각하면서 규모가 큰 시장에서 벌어질 가능성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은 시장에서도 리플처럼 명분은 찾기 힘들어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데이터를 보면 은 시장에서 헤지펀드들은 롱 포지션입니다. 게임스탑 공매도와 달라요.

아무튼 CFTC는 이날 경고를 날렸습니다. “위원회는 관련 규제당국, 거래소, 그리고 이해 당사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은 선물 시장의 통합성(integrity)에 대한 잠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시장에 대한 사기와 가격조작에 대해서는 면밀하게 감시하고 있다.”

이 경고에 등장하는 통합성은 두고두고 생각해볼 과제이기는 합니다. CNBC에 출연해서 WSB를 적극 옹호한 벤처캐피탈리스트 차마스도 이 부분을 비판하고 있죠.

어쨌든 태양은 다시 떠올랐습니다. 그때도 맞고, 지금도 맞고, 앞으로도 맞다면 새로운 시스템은 완성된 겁니다. 아직은 아닌 것 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