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이달 클립을 출시했다. 클립 출시와 동시에 파트너사 10곳의 암호화폐가 탑재됐다. 그라운드X는 향후 디앱을 클립과 연동시켜 암호화폐들의 생태계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에 이번에 탑재된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을 분석해봤다.(편집자 주)

첫 번째로 알아 볼 프로젝트는 ‘코스모체인’이다. COSM이라는 이름으로 클립에 탑재된 암호화폐를 발행한 곳이 코스모체인이다. 코스모체인은 ‘뷰티’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초기 ‘코스미’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현재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AI를 통한 맞춤형 화장품 추천 앱인 ‘피츠미’로 이름을 변경했다.

강점(Strength)
코스모체인은 블록체인을 이용한 국내 ‘뷰티’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형성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AI를 통한 화장품 추천 앱 ‘피츠미’를 통해 이용자들의 뷰티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만 15만명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카카오의 클레이튼 블록체인에 저장된다. 해당 내역은 마케팅 등의 활동에 이용된다. 또한 이용자들에게 누적 보상이 지급될 때 활용될 예정이다.

블록체인에 저장된 정보는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투명하게 관리된다. 따라서 거짓 없는 투명한 정보로 인식돼 명확한 광고 타겟팅이 가능해진다. 피츠미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코스모체인은 “기존 방식보다 매출을 늘리는 한편 마케팅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데이터를 이용한 사업으로 올해 1분기 영업 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7억원 수준으로 급등했다. 향후 블록체인을 이용한 데이터의 가치가 점차 입증될 수록 그 영향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약점(Weakness)
코스모체인이 가장 많이 지적 받는 것이 ‘마케팅 능력’이다. iOS에서 피츠미가 오늘의 앱에 선정됐을 당시에도 이렇다할 홍보를 진행하지 않았다. 피츠미 이용자를 상당 수 늘릴 수 있는 기회였지만 활용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코스모 송호원 대표는 “서비스 등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이후 마케팅 활동 등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불안정한 암호화폐 가격도 약점으로 꼽힌다. 코즘의 현재 가격은 약 11.5원이다. 크고 작은 호재들로 가격이 상승하기도 했지만 오래 가지 못하고 가격은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가격 회귀 본능’이라 불리며 놀림거리가 되기도 했다.

기회(Opportunity)
피츠미는 일본을 필두로 싱가포르, 대만으로 사업 확장을 시작했다. 500만 뷰티 데이터 확보가 목표다. 현재 모바일 웹 버전으로 세차례 테스트를 마쳤다. 결과도 고무적이다. 해외에서 진행한 테스트에서 구매 등으로 이어지는 ‘마케팅 효율성’이 국내보다 높았다. 이 수치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재개하고 파트너를 구하는데 유효한 지표로 활용될 예정이다.

해외 진출을 위한 현지 대기업과도 협업이 진행 중이다. 현지 대기업도 독자적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협업이 용이했다. 향후 해당 기업이 기존에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위협(Threat)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의 가장 큰 고민은 ‘규제’다. 현재 블록체인에 대한 명확한 규제가 나와있지 않다. 특히 암호화폐를 이용하는 경우 보이지 않는 규제가 크게 작용한다. 암호화폐라는 사회적인 부정적 인식도 위협으로 작용한다. 다만 현재 피츠미에는 암호화폐가 적용돼 있지 않다. 규제 환경은 블록체인 기업들의 공통된 위협으로 코스모체인만의 독자적인 위협은 아니다.

코스모체인의 피츠미가 경쟁해야 할 대상은 역시나 업계 1위 화장품 관련 어플리케이션 ‘화해’와 2위 ‘글로우픽’이다. 화해는 회원수 850만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화장품 어플리케이션이다. 피츠미가 현재 보유한 15만명의 뷰티 데이터를 훤씬 상회한다. 블록체인이라는 신기술을 이용한다는 점이 이용자 수 확보가 적다는 사실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 이용자 수를 늘리고 이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과제다. 피츠미라는 블록체인 기반 어플리케이션이 성공한 디앱의 모델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여기 달렸다.

So What?
클립에 코즘은 탑재됐지만, 아직 서비스인 피츠미와의 연동은 되지 않고 있다. 향후 클립과 디앱이 연동 될지라도 코즘을 활용해 클립과 피츠미에서 무언가를 하는 것은 어렵다. 클립과 피츠미, 코즘으로 연결되는 구체적인 활용 방안 등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반면 회사가 블록체인 데이터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블록체인 데이터의 가치를 증명하고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를 목표치만큼 확보할 경우 안정적인 수익도 기대해 볼만 하다. 장기적 관점에서 코스모체인의 사업을 지켜보는 것도 재밌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