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블록체인 기술 가치를 증명하고 ‘대중화’를 이끌어 가겠다는 클레이튼의 야심찬 비전과 달리 클레이튼 기반 비앱(Blockchain apllication·Bapp)들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클레이튼 메인넷이 발표된 직후 비앱들이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됐다. 클레이튼이 메인넷 출시 시점부터 3개월 또는 6개월 내에 서비스를 내놓아야 한다는 조항을 파트너 계약에 삽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비스 준비가 완료된 비앱부터 순차적으로 오픈을 시작했고, 올해가 마무리 되는 시점이 되면 대부분의 클레이튼 비앱들이 서비스를 내놓게 된다.

현재 디앱 랭킹을 보여주는 스테이트 오브 디앱스에 따르면 지금까지 클레이튼 기반으로 출시된 디앱은 총 13종이다. 해당 사이트를 살펴보면 유의미한 데이터를 보이는 곳은 클라우드브릭과 코스모체인 뿐이다. 클라우드 브릭은 월간 활성 사용자 수치에서 10만을 돌파해 클레이튼 디앱 순위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코스모 체인은 월간 활성 사용자 지수가 최근 5만을 넘어섰다. 일반 모바일 앱들과 비교한다면 현저히 낮은 수치지만, 이더리움 디앱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탈중앙화 금융 디앱 메이커다오의 월간 활성 사용자 지수가 4만 9천인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치라 할 수 있다.

두 비앱을 제외하면 앤튜브와 인슈어리움이 활성화 지수 1만을 넘어섰을 뿐, 다른 비앱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월간 활성화 지수가 100을 넘지 못하는 곳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야심차게 내놨던 서비스들이 실제 이용으로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암호화폐 가격 상승을 위한 토큰 활용에만 집중하다보니 사업성이 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출시한 서비스들이 이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전체적인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되면서 가격은 빠르게 하락했다. 여기에 가격 하락으로 인한 거래량 침체까지 겹치면서 하락세를 면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업비트를 기준으로 클레이튼 비앱들의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상장 당일 5원으로 출발해 120원까지 상승하며 기대감을 모았던 캐리프로토콜은 5개월만에 상장가 밑으로 내려왔다. 왓차의 리버스ICO인 콘텐츠프로토콜도 현재 2원대까지 하락했다. 디앱 활성화 수치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뽑아냈던 코스모체인도 상황은 비슷하다. 코스모체인은 지난 7월 투자 이슈 등과 함께 가격 하락이 시작돼 현재 8원대 까지 내려 앉은 상황이다.

시장 전체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클레이튼 디앱들의 하락률은 다른 암호화폐에 비해 압도적이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약 50%의 하락률을 보였으며 리플은 약 40%, 트론과 에이다가 각각 약 60% 가량의 하락률을 보였다. 작게는 4토막에서 많게는 10토막 이상 난 클레이튼 비앱과는 대조적이다.

여기에 카카오의 디지털 자산용 지갑인 ‘클립’ 출시가 연기되는 악재도 겹쳤다. 본래 올 4분기로 예정됐던 클립의 출시 시점이 내년 상반기로 연기되면서, 관련 암호화폐들이 상승 동력을 잃었다. 클립 출시와 함께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사라진 탓이다. 한 업계 관계는 “클립이 필수적인 디앱들은 클립 출시 시점으로 서비스를 연기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면서 “기대감이 멀어짐과 함께 가격 상승 모멘텀도 잃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가격은 암울하지만 시장이 성숙하지 못한 단계에서 이를 사업 실패와 연관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클레이튼 비앱 관계자는 “당장 서비스 출시로 유의미한 수치를 만들어내기 쉽지 않고,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가격과 서비스 모델과의 경쟁력을 연관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업을 전체적으로 놓고 봤을 때 토큰 가격만 제외하고는 사업은 너무나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그래도 투자자와 직접 연계된 각종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토큰 가격 상승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레이튼 비앱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토큰 이코노미 구축이 관건이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클레이튼이라는 울타리 안에 들어가 있는 만큼 서로간의 토큰 모델이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클레이튼 생태계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어느 서비스에서는 토큰이 빠져나가기만 하고 어느 서비스에는 들어오기만 한다거나, 토큰이 거래소 등 생태계 외부로 빠져나가기만 한다면 유의미한 토큰 이코노미를 구축할 수 없다”면서 “생태계 내에서 토큰이 적절히 순환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고, 이것이 곧 서비스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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