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국내서 블록체인 게임은 찬밥신세다. 블록체인 게임이 암호화폐와 관련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게임물 등급을 받지 못하자 업계는 심의조차 신청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블록체인 게임은 퀄리티를 높여가며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지난해 6월 게임에 암호화폐를 적용한 ‘유나의 옷장’은 지난 1월 돌연 서비스를 종료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유나의 옷장에 적용된 암호화폐로 인해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며 등급분류 거부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후 블록체인 게임업체들은 국내에 게임물 등급을 신청하지 않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블록체인 게임 업체들이 규제 심의를 신청하지 않는 이유는 암호화폐 때문”이라며 “현 상황에서 심의를 신청해도 안 될 것을 알기에 신청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암호화폐가 들어갈 수밖에 없는 블록체인 게임이 암호화폐의 사행성을 이유로 심의를 거부당하면 자칫 불법게임으로 여겨질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물 등급을 신청하는 업체는 없지만 블록체인 게임이 완전히 접힌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게임에 적용된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적용 사례를 높이고 있다. 또한 블록체인 게임에 깊게 박힌 ‘노잼’ 오명을 벗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방법은 두 가지다. 기존 게임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방안과 새로운 블록체인 게임을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블록체인 플랫폼 보라(BORA)는 최근 기존 게임에 블록체인 서비스를 적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세븐가디언즈, 리버스M 등에 NFT(Non 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를 활용할 수 있는 거래소 경매장 시스템을 구축하고 보라의 자체토큰을 이용해 게임 내 재화와 아이템 구매 및 교환이 가능하게 하는 방식이다. 토큰을 통해 게임 자산을 실물 자산으로 자연스럽게 끌어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직접 게임을 만들어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방식도 있다. 설계부터 블록체인을 도입해 완전한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이 방식을 택한 블록체인 게임들은 초기 ‘노잼’오명에 휩싸였다. 블록체인 적용에 주력하다 보니 게임 자체는 재미가 없다는 비판이다. 실제 이용자가 극소수인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런 흐름에 최근 변화가 일고 있다. 블록체인을 적용하되, 게임 자체의 퀄리티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기존 게임회사 출신들을 영입해 게임을 기획하고 그래픽도 대폭 개선했다. 또한 진입장벽도 대폭 낮췄다. 메타마스크 등을 생성하고 암호화폐를 전송하는 등 시작이 복잡했던 과거와 달리 계정 생성으로 암호화폐 지갑이 연동되게 했다. 여기에 블록체인으로 아이템이나 캐릭터 등을 토큰화 할 수 있도록 하면서 블록체인이 적용된 게임을 완성했다. 한 블록체인 게임 업체 관계자는 “과거 게임들이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다 보니 게임 자체의 수준은 높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게임을 우선시 하고 블록체인을 적용하다보니 게임 자체의 퀄리티가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UDC 2019 현장에서 기자가 만나본 블록체인 게임들은 기존 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발전한 상태였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 플랫폼 ‘플레이댑’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플레이댑은 게임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 모여 만든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회사다. 이들은 기자 간담회에서 크립토도저와 도저버드를 통해 블록체인을 게임에 적용한 사례를 선보였으며 더 많은 게임 개발자들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도록 SDK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게임 산업에 블록체인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이처럼 업계는 계속 발전하고 있지만 블록체인 게임 업계의 공통된 아쉬움은 역시 ‘한국시장’이다. ‘한국’이라는 좋은 시장을 두고 해외에서 서비스를 먼저 시작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해외에 먼저 진출하기로 한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 관계자는 “국내시장은 게임 강국이라 불릴 만큼 그 소비가 대단한 곳”이라면서 “이런 곳을 두고 해외로 먼저 나가야 한다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만 언젠가 한국에서 당당히 게임을 서비스 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췄다. 그는 “해외에 먼저 서비스를 내놓는 이유는 블록체인 게임 업체들이 다 같을 것”이라면서 “해외에서 성공적으로 서비스하다 보면 국내에도 서비스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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