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신지은 앵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인 2008년 가을,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Airbnb)가 탄생했다. 그 뒤를 이어, 2009년 봄에는 공유 자동차 플랫폼 우버(Uber)가 출시됐다. 세계경제포럼(WEF)은 그 후 지난 10년 동안 수천 개의 공유경제 플랫폼이 탄생했고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지만, 공유경제 본래의 매력을 일부 상실했다고 지난 1월 진단했다. 한마디로 ‘초심을 잃었다’는 것이다. 공유경제 등장 초기에는 어떻게 공유경제가 진정으로 ‘공동체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지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면 현재는 편리함, 가격, 거래의 효율성에 더 초점을 둔 ‘상품’의 성격이 강해졌다는 것이 요지다. WEF는 리프트(Lyft)와 우버가 기업공개(IPO)를 하는 등 급성장했지만, 이와 동시에 도산하는 공유경제 플랫폼도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공유경제 플랫폼의 성패는 ‘지속 가능한’ 플랫폼 구축에 달렸고 이는 ‘사고방식 변화’와 ‘신뢰’라는 두 가지 요소에 달렸다고 판단했다. 너무 빨리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플랫폼이나 고객 신뢰를 해치는 플랫폼은 어려움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마음가짐의 변화에는 시간이 걸린다. 변화는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블록체인과 공유경제를 연결 짓고 있는 오리진 프로토콜(Origin Protocol)에게도 올해는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공유경제의 초심으로 돌아가 블록체인이 만드는 탈중앙화 기반의 ‘공동체’를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광화문 블록미디어 스튜디오에서 조시 프레이져(Josh Fraser) 오리진 프로토콜 대표를 만나봤다.

 

 

 

-오리진(Origin)의 의미가 우리가 아는 그 오리진 맞나. 

“맞다. ‘처음’, ‘시작’을 의미한다. 우리가 블록체인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커머스(Commerce)를 시작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사람들이 중간 매개 없이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는 폴랫폼을 꿈꾸고 있다. 오리진은 정말 단어 그대로 오리진이다.”

-오리진 창업 전에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들었는데, 창업한 회사가 월마트에 인수되거나 10살 때 코딩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스스로를 타고난 비즈니스맨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노력파인가?

“개인적으로 사업가보다 개발자로서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 본다. 늘 돈을 벌 방법을 고민하기는 했다. 비즈니스가 재밌다. 둘 다 좋다.”

-개인적으로 전통 금융을 다루는 방송을 하다가 블록체인으로 이직을 했는데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이 업계의 잠재력에 대해 느끼게 된다. 블록체인 업계를 경험해보니 지금까지는 어떤가?

“재밌다. 동시에 정말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이다. 기존 산업의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를 잠재력있고 역동적인 암호화폐 시장과 연결시키는 것이 흥미롭다. 우리가 그동안 기존 스타트업에서 했던 경험들이 여전히 블록체인 산업에서도 가치있다고 본다. 사람들의 니즈에 맞는 것을 개발하는 것이 그 첫번째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생태계에 들어오고 싶어 하고 글로벌 영향력을 갖추는지가 중요하다. 한국과 미국 뿐 아니라 다양한 나라에 상용화되는 것도 우리의 관심사다.”

-팀원들이 궁금하다. 기존 산업에서의 경험이 많은 팀원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블록체인 시장에서 가장 준비된 팀이 아닐까 싶다. 공동창업자 매트(Matt)는 초창기 유투브 PM(프로덕트 매니저) 출신이다. 구글 인수되기 전에 일했다. 2개의 스타트업에 합류했는데 그 회사들 모두가 대기업에 인수된 경험을 갖고 있다. 매트는 유투브에 일할 때 유팬(Yu Pan)이라는 친구와 일했다. 유팬도 페이팔 여섯 명의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이다. 유펜은 유투브 1호 개발자이기도 했고 지금은 우리 개발 담당이다. 우리 개발자 중 한명인 프랭크(Franck)는 페이팔 초기 개발자 출신이다. 개발자 절반이 구글 출신이다. 아주 숙련된 팀이라고 할 수 있다.”

-공유경제가 화두다. 블록체인에 공유경제까지 더해지면 더 잠재력이 클 것 같다. 수익모델은 무엇인가.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고 들었다.

“에어비앤비나 우버 같은 공유경제 회사들이 우리 삶을 바꾸고 있다. 동시에 어두운 면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비싼 ‘수수료’다. 그런 면에서 블록체인과 공유경제의 결합은 의미가 있다. 우리 팀원들이 구글, 페이팔 등에서 왔다. 처음에는 그냥 돈을 지출하기만 했다. 처음 몇 년 간 수익을 내지 못하는데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우리가 수익을 계속 내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충족시켜주는 것이라고 본다. 그게 해결되면 수익은 자연히 따라온다고 믿는다. 장기적으로 플랫폼 내에서 사용하는 토큰 경제 창출을 그리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게 되면 토큰의 가치도 올라갈 것이다.”

-파트너십을 많이 맺고 있는데 파트너십의 대표적 사례를 소개해준다면.

“한국에서는 미탭스플러스라는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들의 치킨 쿠폰을 오리진 마켓플레이스에 등록했다. 우리 오리진 프로토콜 애플리케이션에서 치킨을 구매할 수 있다. 쿠폰을 구매하면 오리진 토큰을 준다. 오리진 토큰은 아직 거래소에 상장되지는 않았다. 치킨 쿠폰을 사면 오리진 토큰까지 얻을 수 있다. 이 토큰은 우리 플랫폼 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투자를 받았던데 투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나는 우리 투자자들을 좋아한다. 최고의 펀드들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판테라 캐피탈로부터도 투자를 받았다. 그들은 우리를 많이 도와준다. 그밖에 미국 여러 벤쳐 캐피탈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한국에서는 해시드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파트너사인 미탭스플러스로부터도 투자를 받았다. 그밖에 유럽, 중국에도 투자사가 있다.”

-한국 시장은 어떻게 개척해나갈 생각인가.

“이번이 다섯번째 방한이다. 한국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장이다. 암호화폐의 실생활 채택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나라다. 다른 나라보다 암호화폐를 가진 사람들도 많다고 본다.”

-구글 같은 회사가 와서 회사를 인수하겠다고 하면 회사를 넘길 의향이 있는가.

“굳이 인수할 이유가 있을까. 모든 게 오픈소스다. 우리 팀은 최고고 동시에 몸값도 비싸다.(웃음) 우리 토큰을 얻기 위해 굳이 회사를 인수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떤 형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나는 그동안 남은 인생을 걸 수 있을 것 같은 프로젝트들에서만 일했다. 오리진이라면 역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서 시작했다. 충분히 의미있는 프로젝트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