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결혼을 앞둔 김채굴씨와 이노드씨는 결혼 후 살아갈 집을 알아보기 위해 부동산 어플리케이션을 켰다. 가격대와 지역을 설정한 후 원하는 매물 후보군을 추렸다. 마음에 드는 매물이 쏟아져 나온다. ‘이 가격에 이런 집이라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몇 개 후보군을 추려 부동산에 전화를 걸었다.

“매물번호 000000″ 집 볼 수 있나요?” 그런데 예상치 못한 답이 돌아온다. “아이고 며칠 전에 나간 집인데… 그 집 말고 비슷한 조건에 다른 집이 있는데 거긴 어때요?”

부동산에서 제시한 집은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 추려놓은 10곳에 전화를 해봤는데 모두 집이 없단다. 이른바 허위매물이다.

한숨이 푹푹나올 때 쯤, 티비에서 블라방(가칭)이라는 앱이 새로 나왔다고 광고를 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부동산 앱이다. ‘또 허위매물 천지겠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블록체인을 이용해 매물이 실제 있는지, 있다면 매물 상태는 어떤지 등 관련 정보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소개글에 눈길이 간다. 덧붙여 집을 보고 난 후나 살고난 이후에 이용 후기를 올리면 토큰 보상까지 준다고 한다. 속는 셈 치고 앱을 깔고 다른 앱들과 다르지 않게 지역과 금액을 설정한 후 집을 검색했다.

현재 나의 조건에 맞는 매물이 쭉 등장한다. 특이한 점은 집에 대한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언제 세입자가 들어와서 언제 나갔는지부터 살았던 세입자들의 평가, 역대 보증금 및 월세, 전세 시세까지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이 중 맘에 드는 매물을 골라 부동산에 전화를 해본다. “블라방 보고 전화드렸는데요, 00000매물 있나요?”. “네 있습니다.” 올라온 물건이 다 있단다.

중개업소 직원과 마음에 드는 집을 둘러본 후 계약을 하기 위해 부동산으로 돌아왔다. 태블릿으로 계약 조건을 쭈욱 훑어본 후 본격적인 계약 절차에 들어갔다. 그런데 도장이 필요없단다. 디지털 신분증과 온라인 서명만 있으면 블록체인상에 거래 정보가 기록돼 있어 따로 도장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계약서를 분실할 위험이나 위변조의 위험도 없다니, 세상 좋아졌다.

신혼집에 입주한 지 5년이 지났다. 열심히 돈을 모은 덕에 약간의 여유자금이 생겼고 투자를 해보기로 한다. 투자는 역시 부동산 투자라는데, 땅이나 집을 사기에는 투자금이 부족하다. 대출도 쉽지 않다. 싼 값에 살 수 있는 집이 없나 알아보던 중 부동산을 쪼개서 투자할 수 있다는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비싼 집이나 빌딩을 여러 사람들이 나눠서 투자해 구매하는 일종의 크라우드 투자 방식이다. 집이나 빌딩을 토큰화해서 이 토큰을 구매하고 서로 사고파는 방식이란다. 그래! 나도 강남의 건물주가 돼 보자! 이 금액이면 빌딩의 대리석 계단 10개 정도는 내 것이 될 수 있겠지. 그렇게 적은 금액으로 새롭게 지어지는 강남 소재 빌딩에 투자해 보기로 결정한다. 나도 이제 건물주다.

유형자산을 토큰화해 나눠가질 수 있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허위매물이나 댓글을 원천 차단해 믿을 수 있는 거래가 가능하게 된다. 투자 부문은 얼핏 생각하면 크라우드 펀딩과도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토큰을 통해 일부 부동산 소유권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시도는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 블록체인 기업 글로스퍼는 연내 블록체인을 활용한 부동산 중개 앱 ‘가로’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외 프로젝트인 아이하우스닷컴은 부동산 자산의 토큰화를 위해 아이하우스 토큰을 발행한 바 있으며, 부동산 중개 수수료 없이 부동산 개발자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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