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R–2: 2019–05–02

[글 = 후안 빌라베르데: Weiss Ratings Editor]

 

스팀(Steem)은 페이스북과 같은 거대 소셜미디어들의 파괴를 노골적 목표로 내세우는 암호화폐 플랫폼이다. 그리고 스팀은 단순하지만 흥미진진한 아이디어에 기반을 두고 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이 생산해내는 콘텐츠 때문에 오로지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창조해내는 가치를 사용자들과 공유하는 대신 마크 주커버그와 페이스북의 다른 주주들은 모든 좋은 것들을 본인들이 차지한다.

스팀의 비전은 그 어떤 중앙의 소유권 행사나 통제 없이 사용자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의 인기에 따라 사용자들이 실제로 보상 받는 새로운 종류의 페이스북을 창조하는 것이다.

사실 2018년 초 와이스 크립토커런시 레이팅스가 처음 출범했을 때 스팀은 세계에서 가장 폭넓게 사용된 분산원장이었다. 그런 사실은 스팀의 비전이 지닌 힘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이후 스팀의 인기는 식었다. 지금 스팀은 어떤 평가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암호화폐 순위에서4위 또는 5위를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2018년 초 스팀의 계좌 수는 54만4665개에 달했다. 이중 43만1348개(약 80%)가 비활성 계좌로 간주됐다. 지금 스팀의 전체 계좌는 118만5255개로 거의 두배 늘어났다. 그러나 이중 비활성 계좌는 109만7876개로 그 비율이 무려 92%다.

이 수치는 사람들이 스팀의 강력한 매력에 계속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사람들은 스팀을 한번 사용하고 난 뒤 대부분 떠나버린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다음은 가장 가능성 있는 다섯 가지 이슈들이다 …

1.최고 지도부 교체: 한때 스팀을 이끌었던 암호화폐 천재 댄 래리머가 EOS로 옮겨가면서 스팀은 안내등을 잃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조직의 위기를 초래하기에 충분했다.

2.약세장: 최근 약세장으로 스팀 토큰 가격은 8달러에서 23센트까지 계속 떨어졌다. 토큰 가치 하락은 새로 설립된 회사의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강요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3.탈중앙화 약속 이행 실패: 스팀은 위임 지분증명(dPOS) 컨센서스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가동된다. 이는 토큰 소지자들이 원장 운영자들을 선출하기 위해 후보자들을 놓고 투표를 실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표를 많이 받은 20명이 ‘증인(확인자)’가 된다. 그리고 ‘21번째 증인’ 자리는 상위 20위 안에 들 만큼 많은 표를 획득하지 못한 후보자들이 공유하는 풀(pool)이 된다.

확인자 숫자를 21로 제한했다는 것은 개발자들이 스팀의 트랜잭션 처리 속도를 초당 약 1만 트랜잭션으로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렇게 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네트워크를 더욱 중앙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dPOS 방식에서는 더 많은 코인을 보유할수록 더 많은 투표권을 행사한다. 따라서 21명의 확인자 선출은 많은 투표권을 행사하는 소수의 핵심적 사용자들에 의해 결정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실제로 가장 최근 공개된 수치는 불과 39개 계좌(전체 사용자의 약 0.03%)가 스팀의 총 투표권 가운데 무려 57%를 통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1년 전의 68%와 비교하면 사실 개선된 수치다!)

이 같은 통계를 감안할 때 스팀의 원래 비전에서 약속된 탈중앙화 레벨 달성과 관련해 사용자들이 당혹감을 나타내고 의문을 품는 것은 쉽게 이해 된다.

4.토큰 보유자들의 대역폭 독차지: 페이스북에서 사람들은 포스팅 할 때 트랜잭션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는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대신 보다 미묘한 방식으로 수수료를 지불한다. 예를 들면 페이스북이 자신들의 데이터를 수집해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측에 판매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사용자 주머니에서는 한 푼도 나가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포스팅 자체는 무료다.

따라서 페이스북과 효과적으로 경쟁하려면 스팀 사용자들의 포스팅도 무료여야 한다. 하지만 네트워크 대역폭(bandwidth)은 여전히 희귀 자원이다. 따라서 의문이 제기된다: 대역폭을 사용자들간에 어떻게 할당할 것인가?

스팀의 답변은 간단하다. 더 많은 코인을 보유할수록 포스팅을 위한 더 많은 대역폭을 할당 받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당신이 부자라면 패스트 트랙을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 다른 사람들과 같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이 같은 방식은 당연히 일부 사용자들을 불쾌하게 만든다.

5.포스팅 수입 극대화를 위해 VIP들을 기쁘게 만들어야 한다: 스팀 소셜 미디어 앱이 갖고 있는 중요한 특색의 하나는 콘텐츠 창조자들의 포스팅에 대해 다른 사용자들이 “좋아요(like)” 투표를 하는 경우 콘텐츠를 만든 사람들이 (새로 주조된 토큰으로) 보상을 받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투표 방식도 증인 선출과 크게 다르지 않다. 두 가지 경우 모두 더 많은 스팀 코인을 보유할수록 더 많은 투표권을 행사한다.

따라서 수입을 추구하는 사용자들 입장에선 최대한 많은 사람들로부터 “좋아요” 투표를 끌어내는 콘텐츠 생산의 중요성이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사실상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전체 투표권의 57%를 통제하는 39명 중 일부를 기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속임수가 환멸을 자아낼 수 있음은 놀랄 일이 아니다.

결과: 처음에는 어쩌면 열정적이었을 사용자들의 포기 사례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데이터는 이런 방향을 가리킨다. 장기적 관점에서 스팀의 미래는 우리가 여기서 처음부터 인용한 것처럼 여전히 밝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스팀은 이 같은 도전을 극복해야 한다.

우리의 평가 모델 요약:

기술: 스팀의 위임 지분증명(dPOS) 기술이 갖는 주요 장점 하나는 다른 원장들에 비해 빠른 트랜잭션 처리 속도다. 또 다른 장점은 프로토콜 업데이트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소수의 확인자들만 업그레이드를 실행하면 업그레이드가 발효되기 때문이다. 스팀은 혁신이라는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

하지만 이런 장점들은 중앙화라는 비용을 수반하며 그 결과 사용 감소로 이어진다. 따라서 우리는 스팀의 기술 등급을 하향 조정하려고 한다.

수용: 1년에 걸친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스팀에 기반을 둔 분산앱(dApps), 특히 스팀의 소셜 미디어 앱인 스팀잇(Steemit)의 수용 성과는 여전히 주목할 만한 수준이다. 하루 100만건에 달하는 스팀의 사용량은 스팀을 여전히 세계에서 사용량이 가장 많은 5개 암호화폐 중 하나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갈수록 많은 사용자들이 투표권을 잃고 빠져나가는 상황이 펼쳐지면서 스팀 사용에 관한 이 같은 측정 기준은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는 추세다.

기술/수용 점수: ‘B+’

투자 위험/보상: 스팀은 최근 약세장 기간 중 97% 하락했다. 그러나 많은 다른 암호화폐들도 같은 기간 크게 하락했다. 때문에 스팀의 하락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스팀이 투자자들의 선호 대상이 된 적은 없다.  그리고 오늘날 원장에서의 사용이 감소하면서 스팀 가격은 조용히 옆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위험/보상 점수: ‘D-’

종합 평가: ‘C’

번역/정리 = 장도선 뉴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