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R-1: 2019-02-28

[글 = 후안 빌라베르데: Weiss Ratings Editor]

 

비트코인SV((사토시 비전)보다 하드포크와 네트워크 분열의 쓰라린 결과를 더 잘 보여주는 코인은 없다.

또한 암호화폐 세계에서 작년 11월 비트코인SV를 탄생시킨 역사적 싸움을 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 코인의 탄생은 실수라고 말한다. 일부는 비트코인SV가 비트코인, 그리고 전체 암호화폐의 새로운 붕괴를 가속화시킨 촉매성 이벤트였다고 지적한다. 비트코인SV 옹호론자들은 여전히 이 코인에 대한 신뢰를 나타낸다.

비트코인SV를 둘러싼 이처럼 슬픈 이야기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11월이 아니었다. 이야기는 사실상 2017년 시작됐다. 당시 악명 높을 정도로 느린 비트코인 트랜잭션 처리 속도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개발자들 가운데 일부는 단지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블록 사이즈만 확대하기를 원했다. 그들의 논리는 단순했다. 블록 사이즈가 블록안에 들어갈 트랜잭션의 숫자를 결정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그들은 블록 사이즈를 키우면 초당 더 많은 트랜잭션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다수는 네트워크 확장을 위한 다른 계획을 갖고 있었다.

*첫째, 그들은 세그리게이티드 위트니스(Segregated Witness) 또는SegWit로 불리는 새로운 블록 사이즈 확장 방법을 도입했다. 이는 기술적으로 블록 사이즈를 늘리지 않으면서 블록을 확장하는 방법이다.

*둘째, 그들은 트랜잭션의 대부분을 라이트닝 네트워크로 불리는 2차 채널을 통해 이뤄지게 하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하면 중단기적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요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블록 사이즈 확대를 거부하는 것은 비트코인 창조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에서 소수 개발자들은 당혹감을 나타냈다.

이들 소수 개발자들은 무슨 일이 생기든 블록 사이즈를 키우기를 원했다. 그 결과 그들은 하드포크를 강행했다.

비트코인 캐시는 그렇게 탄생했다.

다툼과 포크의 광란은 거기서 끝나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오래지 않아 비트코인 캐시의 방향을 둘러싸고 새로운 분쟁이 벌어졌다.

그 결과 비트코인 캐시는 비트코인 ABC와 비트코인 사토시 비전(SV)으로 다시 갈라졌다. 다시 말해 비트코인 캐시가 ‘비트코인의 자식’이라면 비트코인 SV는 비트코인의 손자가 되는 셈이다.

가장 당혹스러운 것은 분열이 잦은 암호화폐 세계에서 중대하고 펀더멘탈한 이슈보다는 정치적 공작과 관련해 더 자주 포크가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간혹 개발자 가운데 소수 그룹은 소동을 일으킬 것을 알면서도 단지 네트워크를 쪼개기 위해 고의적으로 “중요한 업그레이드”를 주장한다.

그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쩌면 자신들의 비전이 더 우월하다고 정말로 믿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마도 단지 네트워크를 통제하기 원하는 것일 수도 있다. 두 가지가 모두 이유일 수 있다. 이유야 어찌 됐건 큰 커뮤니티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소수에 머무는 한 그들의 비전은 실현될 수 없다. 때문에 마치 분리된 공화국 수립을 추구하는 분리주의 운동처럼 그들은 네트워크 분리를 강행한다.

그리고 분리주의자들은 단지 새로운 브랜드가 붙은 원장을 만들어 떠나간다. 하지만 거기가 끝은 아니다.

크립토 세계가 갖고 있는 또 하나의 사실 때문에 그들은 네트워크 분리를 특히 매력적으로 받아들인다: 새로운 원장은 완전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대신 원래 원장의 계좌에 있던 모든 잔고와 특성 가운데 많은 것을 물려받고 시작한다.

비트코인 캐시 네트워크의 분리는 우리가 앞서 논의한 비트코인의 하드포크와 어느 정도 다를까? 먼저 다뤘던 비트코인의 분리는 그 누구도 해결할 수 없었던, 정당한 논쟁에 따르는 의도치 않은 결과였을 수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캐시의 분리는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비트코인 SV를 지지하는 새로운 중심적 아이디어가 사소한 것이거나 비이성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주로 블록 사이즈 확대를 통해 확장성을 키운다는 아이디어 말이다.

이를 위해 비트코인 SV 개발자들은 블록사이즈를 비트코인의 1 메가바이트 보다 훨씬 크게 극대화할 것을 제안한다. 이들은 2020년까지 예상되는 대규모 수요를 충당하려면   2000 메가바이트의 블록사이즈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실은 완전히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비트코인 SV가 실제 처리하는 트랜잭션은 메인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통해 이뤄지는 트랜잭션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렇게 저조한 사용 때문에 비트코인 SV의 평균 블록 사이즈는 겨우 0.017메가바이트에 그친다.

0.017 메가바이트가 2 기가바이트가 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까? 단지 2000배 늘어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11만7000배 증가가 필요하다. 1170만%의 증가율을 의미한다.

비트코인SV가 필요로 하는 이 모든 새로운 트랜잭션은 대체 어떻게 생겨날 것인가? 아무도 모르는 것 같다.

한편 블록 사이즈를 작게 유지해야 하는 데는 진지하면서도 정당한 이유가 존재한다. 블록 규모가 작으면 일반인들이 그들의 가정용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블록체인을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작은 블록은 또한 더 많은 사람들의 채굴 작업 참여를 가능케 한다. 그리고 완성된 트랜잭션을 네트워크의 나머지 부분으로 보낸다. 이는 탈중앙화의 확산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비트코인SV는 정 반대를 추구한다. 비트코인SV의 블록 사이즈가 정말 2000 메가바이트가 된다면 산업용 채굴자들과 대기업들만 참여가 가능할 것이다.

분야별 요약

기술: 비트코인 SV는 시대에 뒤쳐지고 낡은 것을 상징한다. 또한 그런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때문에 비트코인 SV는 비트코인의 모든 약점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반면 라이트닝 네트워크처럼 비트코인이 최근 이룩한 개선의 혜택은 전혀 누리지 못한다. 물론 비트코인 SV는 추가 발전을 향한 로드 맵을 갖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SV가 제안하는 아이디어들은 거의 망상에 가깝다. 그 결과 비트코인 SV의 기술 점수는 보통이다.

수용: 비트코인 SV는 비교적 새로운 암호화폐이기 때문에 수용 측면에서 뒤쳐진다. 최종 사용자들의 수용에 관해서는 언급할 것이 없다. 비트코인 SV의 트랜잭션은 비트코인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개발자 지원도 제한적이다. 비트코인 SV가 돋보이는 유일한 분야는 대규모 연산 자원이다. 아마도 주머니가 두둑한 소수 채굴자들이 비트코인 SV를 받쳐주기 때문인 것 같다.

투자 위험/보상: 비트코인 SV가 새로운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우리는 약 90일간의 비트코인 SV 가격 데이터만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비트코인 캐시 보유자의 다수가 (포크의 결과로) 취득한 비트코인 SV를 곧바로 덤핑 처분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 좋은 신호가 아니다. 이후 비트코인SV의 가격 움직임은 조용하면서 인상적이지 않았다.

핵심

비트코인 SV는 비트코인을 ‘원래의 비전’으로 돌려놓는 것이 자신들의 사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비트코인 SV의 로드 맵은 기술적 결함을 지닌다. 그리고 원래 지지자들과 몇몇 대형 채굴자들 이외의 수용은 매우 저조하다.

경쟁자들과 비교해 독창성과 가시적 장점이 결여된 비트코인 SV의 장기적 생존에 대해 우리는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따라서 비트코인 SV는 ‘D’ 등급이 적당하다.

번역/정리 = 장도선 뉴욕 특파원

 

*이번 주 등급 조정이 이뤄진 암호화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