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제인 기자] “Marked Safe from Trading Memecoins that the GC aped into today”

이 영어 문장을 읽고 빙글 웃을 수 있다면 당신은 암호화폐 유행 최첨단을 달리는 밈코인 매니아라고 할 수 있다.

2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는 암호화폐 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밈코인이 주류(?) 비트코인으로 갈 스포트라이트까지 빼앗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뉴욕 맨해튼에서는 암호화폐 분석가 앤소니 폼플리아노가 개최한 ‘비트코인 투자자의 날’ 행사가 열렸다. 연단에 올라온 갤럭시 디지털 CEO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도그위프햇(dogwifhat, WIF) 코인이 없다” 며 한탄했다.

도그위프햇은 솔라나 기반 밈코인으로 급부상했다. 노보그라츠는 “아서 해이즈만큼 나도 ‘도그위프햇을 좋아한다’ 고 트윗하면 이틀 안에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서 조사가 들어올 것”이라고 농담했다.

아서 해이즈는 WIF가 10 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트윗해 주목을 받았었다. 밈코인을 펌핑한 셈이다. WIF는 4 달러 대에 거래되고 있다.

암호화폐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 즉 노미(normie)들까지도 한두개 밈코인 이름을 안다. 주로 개, 개구리, 기타 재치 있는 캐릭터들을 테마로 한 코인들이다.

밈코인은 자칭 디겐즈(degens)에게 딱 맞는다. ‘퇴행하다, 타락하다, 퇴폐적이다’ 의 뜻을 가진 degenerate에서 온 디겐즈는 원래 영어 단어 뜻과 달리 긍정적인 의미도 숨어 있다. 암호화폐 세계에서는 고위험, 고수익을 노리는 적극적 코인 투자자를 뜻한다.

자조적인 뉘앙스가 있지만, 새롭고 실험적인 디지털 자산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코인충’ 보다는 훨씬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펌프닷펀(pump.fun) 웹사이트에 가면 누구나 자동화된 방식으로 밈코인을 만들 수 있다. 박장대소할 아이디어 밈코인이 넘친다.

이들 밈코인들은 ‘원숭이(ape)‘ 하기에 딱 좋다. ape는 암호화폐 업계의 저급 영어(슬랭)다. 심도 있는 연구 같은 것은 없이 ‘무지성으로 투자한다’ 는 의미다. 영미권에서 원숭이는 비하의 뜻이 강하다. 이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닭, 붕어 등이 비유로 쓰인다.

‘ape into’ 는 따라서 ‘묻지마 몰빵했어’ 로 번역할 수 있다.

부머코인(BoomerCoin)이라는 밈코인이 있다. 코인 설명을 보면 ‘Sell and Grandma dies’ 라고 돼 있다. “팔지 마, 그러면 네 할머니가 돌아가셔” 다. 할머니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코인인가? 정반대다. 그야말로 놀이를 위해 만든 코인이다.

기성 문화를 비꼬는 밈코인도 있다. Jared 라는 코인은 전통적인 금융회사에서 일하는 샌님 직장인으로 묘사돼 있다. “밈코인? 너무 위험한데. 난 절대 안 사” 라고 코인 뜻을 설명해 놓고 있다.

젬 파인더(Gem Finder)는 봇(bot) 이름이다. 텔레그램에서 작동하는 이 봇은 “디겐즈들에 딱 맞는 리스크-리턴 코인을 인공지능이 찾아준다” 고 돼 있다. 변동성이 큰 고위험 코인만 찾아주는 봇이다.

밈코인은 놀이다. 작은 돈을 원숭이(ape into)하는 것은 놀이로써 나쁠 게 없다. 복권도 사지 않나. 큰 돈을 원숭이(aped) 당하지만 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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