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레버리지에 되돌림 충격도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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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상용 글로벌경제 전문기자 = *①편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4. 부풀어오른 `빚투`

레버리지의 다른 이름은 탐욕이다. 역사적으로 버블 형성과 붕괴의 출발점 또한 레버리지다.

비트코인 시장에서 탐욕의 계기판이 빠른 속도로 치솟고 있다 – 급등세를 타고 있는 비트코인 배후에는 부풀어 오른 레버리지가 자리한다. `현물 ETF 출범으로 비트코인 시장의 토대와 성격이 180도 달라졌다`는 주장은 빚을 내 베팅액을 늘리려는 이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자고 나면 천정부지로 솟아있는 가격도 한몫한다. `이번 생에 마지막일지 모를 랠리를 놓칠 수 없다`는 FOMO(fearing of missing out) 심리를 자극하기 좋다.

블룸버그가 CCDate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레버리지를 100배까지 쓸 수 있는 비트코인 *파생상품의 미결제 약정은 작년 10월 이후 90% 급증했다. 이는 레버리지 수위가 2022년초(비트코인의 급등 사이클이 종료되고 붕괴 사이클로 넘어가던 무렵) 이후 최고치에 달했음을 의미한다.

*`비트코인 영구(무기한) 선물(Bitcoin perpetual futures)`이 가장 일반적인 레버리지 투자 수단으로 활용된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OKX 그리고 바이비트(Bybit) 모두 해당 파생상품 미결제 약정이 2021년(코인 강세장의 정점)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고 한다.

비트코인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회사들도 바빠졌다. 비트코인 시장의 자금대여 업체 가운데 하나인 `레든(Ledn)`의 공동 설립자 마우리시오 디 바르톨로메오는 “비트코인 담보 대출 규모가 2022년말 FTX(샘 뱅크먼 프리드가 설립했던 암호화폐 거래소) 파산 이전 수준으로 불어났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사진=블룸버그]

5. 레버리지 청산 위험

시장이 한 방향으로 잘 달릴 때는 별 탈이 없다. 그러나 흐름이 꺾이거나 되돌려지면 레버리지를 낀 투기적 포지션은 과격한 청산 위험에 직면한다. 마진콜과 강제 매도가 가세하면서 자산 가격의 하락 기울기는 한층 가팔라지는데, 그렇게 연쇄반응(연쇄 마진콜과 청산)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하방으로 나선형 고리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덩달아 옵션시장 분위기도 풋 우위로 급선회하면 이제 옵션을 매도한 기관들의 헤지(델타헤지)는 기초자산(비트코인)의 가격 낙폭을 키우는 방향으로 작동하게 된다.

듀크 대학에서 디지털 자산시장을 연구하는 캠프벨 하비 금융학 교수는 “레버리지를 이용해 가상화폐에 상당한 위험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트레이더들은 (언제일지 모르나) 피할 수 없는 조정이 찾아올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레버리지를 이용하고 있다면 모든 것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인셰어즈의 루크 놀란 연구원은 “비트코인 ETF로 향하는 자금들의 흐름에 작은 변화만 발생해도 사람들은 신속히 디레버리징(빚투 축소)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의미있는 하락 반전을 보일 경우 축적됐던 롱 포지션이 대거 청산되면서(비트코인 선물 매수 포지션의 되돌림) 하방으로 압력이 커지게 된다고 했다.

암호화폐 헤지펀드인 AnB인베스트먼트의 설립자인 제이미 바에자는 “비트코인 시장의 레버리지 강도를 보여주는 `비트코인 영구 선물(Bitcoin perpetual futures)`의 펀딩 레이트는 지난주말 연율기준 50~70%로 급등해 극단으로 기울었다”고 전했다. 이어 “비트코인 선물 베이시스 역시 극단적으로 높아져 1개월물 베이시스가 30%에 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에자는 “이 모든 상황은 낙관론이 극에 달했던 2020년말과 2021년을 연상시킨다”고 했다. 그 이후 비트코인 투자자를 기다린 것은 아찔한 기울기의 급락장이었다.

신규 설정된 비트코인 ETF로 역대급 자금유입이 이뤄지고 있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는 경쟁사 대비 자금유입세가 한층 두드러진다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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