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앞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현재 진행 중인 양적 긴축(QT)의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통화정책 완화 폭을 크게 늘리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연준 위원들이 금리 인하 시점은 물론 QT 감속 개시 시점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모두 경제 긴축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것과 같다.

연준은 내일(30일)부터 이틀간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7조7000억 달러에 달하는 보유 자산 축소 규모 월 800억 달러로 유지될 전망이다. 연준은 지난 2022년 8월 QT를 개시했다. WSJ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정책 변화가 계획 중임을 시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물가 오름세는 진정 추세다. 지난해 12월까지 6개월간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은 연율 2.0%를 기록했으며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상승률은 같은 기간 1.9%를 나타냈다. 연준의 물가 목표는 2%다.

연준이 올해 통화정책 완화를 준비하는 것은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늦추기 위해 제한적인 수준으로 올렸던 금리가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 경제 활동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 달 안에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불필요한 경기 위축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이 보유 자산 축소에 대한 힌트를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연준 위원들은 공개 발언을 통해 연준이 월간 보유 자산 축소 규모를 줄일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에서 근무한 적 있는 모간스탠리의 세스 카펜터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5월 회의에서 6월부터 보유 자산 축소 규모를 줄일 계획을 밝힐 것으로 보고 있다.

카펜터 전략가는 “금리 인하와 보유 자산 축소를 줄이는 것은 독립적인 결정’이라며 “이것이 동시에 겹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과제”라고 분석했다.

QT 규모를 정하는 것은 금리 결정과 차이가 있다. 기준금리는 경제 지표에 따라 정해지지만, 보유 자산 축소의 경우 미국 무위험 지표금리(SOFR) 등 다른 지표가 고려 요소다. SOFR은 금융 시스템에 충분한 유동성이 공급되지 않을 때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2019년 SOFR의 급등은 연준의 유동성 유입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에도 SOFR은 일시적으로 급등한 바 있다.

한때 2조 달러의 현금 유동성을 흡수했던 연준의 RRP 계정잔고가 6억 달러 규모로 축소됐다는 사실도 연준의 QT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현재 시스템에 다시 유입될 수 있는 유동성이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WSJ은 보유 자산 축소 속도를 줄이면 연준이 갑자기 QT를 멈추거나 최악의 경우 지난해 2019년처럼 이를 급격히 반전해야 하는 가능성을 낮춘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보유 자산 확대나 축소가 연준이 미 국채 혹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증권을 더 사거나 파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것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만, 해당 자산의 가격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국채 포트폴리오를 선호하기 때문에 모기지 증권 축소 속도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미 연방정부가 필요한 막대한 예산이 국채 공급을 압박하기 때문에 연준이 국채 보유분을 줄인다고 해도 장기 수익률에 대한 영향은 크게 없을 것으로 분석한다.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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