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미국 연방정부 부채가 2023년 기준으로 34조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심각하게 괜찮다(Don’t Worry. Seriously)’는 제목의 칼럼을 12일 게재했다.

칼럼을 쓴 클라우디아 사함(Claudia Sahm)은 전 연준 경제학자 출신으로 경기 침체 지표 중 하나인 ‘사함 룰’을 만들기도 했다.

다음은 칼럼 요약. 중간 제목 및 괄호 안은 편집자가 작성했다.

# 오해와 진실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2023년에 기록적인 34조 달러에 도달했다. 미국 의회는 2024년도 예산안을 논의 중이며, 이는 2023년 1.7조 달러에서 약간 줄어든 1.59조 달러로 책정될 전망이다.

미국 국민들의 상당수는 국가부채 감소를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으며, 이는 민주, 공화 양당 모두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러나 국가부채에 대한 이러한 우려는 오래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가부채는 자체적으로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다. 그것이 가져오는 경제적 혹은 사회적 가치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 국가의 일, 국가의 돈

예를 들어, 바이든 행정부는 아동 세액 공제를 확대했다. 이 때 투입된 재정이 연방정부 재정에 압박을 가하기는 했지만, 아동 빈곤율을 크게 떨어뜨리는데 기여했다.

반면,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은 예산 적자를 증가시키며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

(법인세를 낮춰 기업이 투자를 늘리면 재정 적자를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괜찮다는 이론이 있다. 공급주의 경제학이다. 낙수론이라고도 한다. 세금 감면을 받은 기업이 투자를 하면 그 돈이 근로자와 중소기업으로 흘러내려간다는 것. 사함은 칼럼에서 이 이론이 틀렸음을 지적한다.

한편 우리나라 대통령실 박춘섭 경제수석은 올해 정부 정책을 설명하면서 “세금 감면을 통해 소비와 투자가 활성화되면 세금 확대로 선순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전형적인 낙수 이론이다.)

# 부채는 피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것이다

미국의 총 부채 규모는 미국인의 총 부(142조 달러)에 비추어 볼 때 상대적으로 작은 수치다. 이는 국가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막대한 자원을 미국이 보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함은 미국 민간의 부(142조 달러)가 연방정부 부채(34조 달러)의 4배에 달한다는 통계를 제시한다. 미국 국가 전체의 부가 아직도 튼튼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민간 부채(17조 달러)도 만만치 않다.) 

2023년 기준으로, 미국 정부가 부채 이자로 지출한 금액은 8826억 달러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4%다.

(부채 원금도 늘어나고, 이자도 늘어나면서, 나중에는 이자를 내기 위해 국채를 더 발행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1990년대 말 미국 정부가 재정 흑자를 기록했던 때가 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이다. 당시 미국 정부가 지급한 국채 이자는 GDP의 4.3%로 오히려 지금보다 높았다.

# 머니 프린팅

스테파니 켈튼 스토니브룩 대학 경제학 교수는 가계와 정부의 부채 결정 방식이 다르다고 강조한다. 가계는 소득 증대에 한계가 있지만, 정부는 무제한적인 세수권과 국채 발행을 통해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른바 머니 프린팅이다. 미국 달러는 전 세계 기축통화다. 달러를 찍어냄으로써 재정 적자, 무역 적자에도 불구하고 국가를 경영할 수 있다. 이는 달러가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한에서만 가능하다. 사함은 칼럼에서 이를 과도한 특권이라고 지칭했다.)

# 과도한 특권

결국 미국의 이같은 ‘과도한 특권(exorbitant privilege)’을 유지하는 것이 부채 수준을 줄이는 것보다 중요하다.

미국은 안정적인 민주주의와 법치를 준수하며, 역동적인 경제를 발전시킴으로써 세계 각지의 투자자들에게 미국 채권에 대한 끊임없는 수요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특권은 미국 달러가 세계 외환보유액의 약 60%를 차지하는 주요 배경이 되었다.

그러나 정치적 논쟁과 기능 장애는 미국의 최고 신용등급(AAA)을 하락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이는 미국 채권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주요 요소가 되었다. 정치적 불안정성이 국가부채 수준보다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지난해 8월 국제 신용평가 기관 피치는 민주-공화 양당의 싸움으로 연방정부 부채한도가 제때에 증액되지 않은 것을 계기로 미국 국채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국가부채에 대한 일반적인 우려는 재고되어야 하며, 미국의 경제와 사회에 더 나은 가치를 가져다줄 수 있는 투자와 정책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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