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프로’ 이르면 1월 출시…아이폰 혁신 이어갈까
시장 1위 메타, 가성비로 대중화 승부…’퀘스트2′ 가격 인하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애플의 공간 컴퓨터 헤드셋 ‘비전 프로’ 출시가 임박하면서 메타버스 시장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쟁사 메타는 기존 ‘퀘스트2’ 제품의 가격을 내리며 도전자의 메타버스 플랫폼 시장 진입에 맞불을 놨다.

업계는 메타가 주도하는 시장에 애플이 가세함으로써 메타버스 대중화 시대의 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다수의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는 글로벌 XR(가상·증강·혼합현실을 포함하는 개념) 시장 규모가 매년 성장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2일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전 세계 ‘metavers(메타버스)’ 검색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2년 1월 정점을 찍은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앞다퉈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였던 IT·게임기업들은 잇따라 관련 조직을 구조조정하거나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페이스북에서 사명까지 바꿀 정도로 메타버스에 진심을 보였던 메타 조차 연구개발 투자와 인력을 축소했다.

메타버스 대중화를 위해선 킬러 앱 부재, 높은 가격, 몰입감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애플의 ‘비전 프로’ 출시가 꺼져가던 메타버스 시장의 불씨를 살릴 지 주목된다.

◆’비전 프로’ 출시 임박…애플, 아이폰 혁신 이어갈까

더 버지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이르면 이달 말 미국에서 ‘비전 프로’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비전 프로를 조기 출시하기 위해 생산 속도를 높이고 있던 만큼, 늦어도 2월에는 대중에 공개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가격은 3499달러(약 456만원)다. 애플은 2015년 첫 번째 애플 워치를 출시할 때와 마찬가지로 비전 프로를 예약제로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애플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지역의 매장에서 고객이 헤드셋을 착용해 볼 수 있는 전용 코너를 마련할 예정이다.

비전 프로는 지난해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23)에서 최초 공개됐다. 애플이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출시하는 새로운 폼팩터다. 기존의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헤드셋을 넘어 ‘공간 컴퓨터’라고도 불린다.

‘비전 프로’는 자체 운영체제(OS) ‘비전 OS’와 애플 M2 칩셋의 맞춤형 듀얼 코어 버전으로 구동된다. 또 8K의 해상도와 12개의 카메라, 5개의 센서 및 6개의 마이크 입력을 처리해 눈 앞에서 콘텐츠를 보이게 하는 R1 칩을 지원한다.

출고일자 2023. 06.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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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퍼티노=AP/뉴시스] 5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 파크에서 열린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가 공개돼 참석자들이 이를 사진에 담고 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비전 프로’로 디지털 콘텐츠가 물리적 공간에 있는 것처럼 상호 작용하고, 사용자의 눈동자와 손, 목소리로 이를 조종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2023.06.06.

사용자는 테더링 배터리 팩으로 최대 2시간, 플러그를 꽂을 경우 원하는 시간 만큼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음성 명령뿐만 아니라 손과 시선 추적을 통한 자연스러운 조작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 헤드셋을 착용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이 접근하면 눈을 보여줌으로써 원활한 소통을 지원한다.

애플은 아이팟, 아이폰, 애플워치 등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며 IT 시장을 주도해온 기업이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출시하기 위해 게임, 엔터테인먼트,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 프로’가 출시되면 애플의 강력한 앱 생태계와 함께 메타버스 시장의 대중화에 기여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시장 1위 메타, 가성비로 대중화…’퀘스트2′ 가격 인하

메타버스는 VR과 AR을 포함한 여러 기술이 결합된 개념으로, 현실 세계를 디지털 방식으로 확장하거나 가상 세계를 창조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를 연결하는 것이 ‘비전 프로’와 ‘퀘스트2·3’와 같은 XR 헤드셋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XR 헤드셋 출하량은 2021년 1100만대에서 2025년 1억 5000만대로 연평균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에서 애플과 메타가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의 시장은 메타가 주도해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해 1분기 글로벌 XR 헤드셋 출하량 기준 시장 점유율 49%를 기록했다.

먼저 메타가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 차세대 헤드셋 ‘메타 퀘스트3’를 출시했다. 국내 출시 가격은 128GB 제품 69만원, 512GB 제품 89만원이다. 비전 프로가 400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에서 월등하게 앞선다.

특히 메타는 새해를 맞아 ‘퀘스트2’와 액세서리의 가격을 영구적으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128GB 제품은 249.99달러, 256GB 제품은 299.99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리퍼비시 제품도 가격이 인하돼 128GB 및 256GB 각각 229.99달러와 269.99달러로 저렴해졌다.

출고일자 2023. 0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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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로파크=AP/뉴시스] 27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메타 본사에서 메타 커넥트 개발자 콘퍼런스가 열려 한 참석자가 이날 공개된 VR 헤드셋 ‘메타 퀘스트3’를 체험하고 있다. 퀘스트3에는 앱에서 헤드셋의 아무 부분이나 두 번 탭하면 가상 세계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패스스루’ 기능과 이미지를 더 선명하게 만들고 해상도를 높여 주는 ‘팬케이크 렌즈’가 장착됐다. 메타는 퀘스트3가 고립감을 줄여 장시간 사용하기에 편안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2023.09.28.

메타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메타 퀘스트 3가 출시된 지 3개월이 지났고, 연말연시 선물 시즌을 맞아 최근 많은 분들이 퀘스트 커뮤니티에 새로 가입했다”면서 “더 많은 분들이 VR을 더 저렴하게 이용하고 커뮤니티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빅테크가 이끄는 메타버스 시장 전망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이 분석한 메타버스 시장 전망은 밝아 보인다. 메타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메타버스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의 팽창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테크나비오는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2022년부터 2027년까지 1조 1523억 55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측 기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은 40.06%다. 2017년 메타버스 시장의 가치는 924억 8000만 달러였다.

마켓츠 앤 마켓츠는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이 2023년 약 839억 달러의 가치를 지녔다고 분석했다. 2030년까지 48.0%의 연평균 성장률을 예상했다. 2030년 매출은 1조 303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메타버스 시장은 3D 몰입형 경험 플랫폼 및 XR 기반 서비스를 포함한다. ‘비전 프로’와 같은 혁신적인 하드웨어의 도입은 메타버스를 일반 대중에게 보다 접근하기 쉽게 만듦으로써 전반적인 기술 채택률을 증가시킬 잠재력을 지닌다.

IT업계 관계자는 “AR, VR, 그리고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은 메타버스 경험을 더욱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메타버스를 더욱 현실감 있고 몰입감 있게 만들어 사용자 경험을 강화할 것”이라며 “게임뿐만 아니라 교육, 리테일, 부동산 등 다양한 산업이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메타버스의 적용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시장의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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