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이래야 코인이지”

요즘 코인 차트를 보면 나오는 말입니다. 날씨는 급격히 추워졌지만, 코인은 뜨겁게 달아올랐는데요.

코인 대장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동시에 살아난 결과입니다. 두 코인 모두 지난 10일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초강세를 보였습니다.

이들은 이날 상승으로 지난해 5월 7일 발생한 테라-루나 사태 이전 가격대를 완전히 회복했는데요. ‘552일만에 불장’인 셈입니다.

◆하루에 1조원 거래되는 코인

국내 거래소 거래량 역시 코인 가격만큼 폭등했습니다. 18개월 만에 터진 코인 불장에 국내 코인러들이 하나둘씩 참전한 건데요. 특히 최근 공매도로 상처받고 짐 싼 동학개미들의 입성도 예상됩니다.

이들을 국내 거래소로 이끈 건 알트코인입니다. 최근 업비트에 독점 상장된 특정 알트코인들이 돌아가며 수백 퍼센트씩 오르자 투심도 함께 끓은 겁니다.

종목도 한두 개가 아닙니다. 지난달 비트코인이 오르기 시작하면서부터 최근까지 ▲룸네트워크 ▲오브스 ▲미나 ▲아크 ▲폴리매쉬 ▲가스 ▲하이파이 ▲스토리지 등이 바통을 이어받듯 폭등 릴레이를 펼쳤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하루에만 최대 1조원이 거래되는 등 거래량이 폭발했습니다. 이는 국내 코인 시장을 오래 봐온 전문가의 시선에도 어색한 광경입니다. 세력의 의도적 펌핑이 의심되는 대목이죠.

국내 가상자산 리서치 기업 임원 A씨는 “현재 시장에서 조 단위 거래량이 찍히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일부 세력이 최근 불장을 활용해 작은 시총의 잡코인들을 순환 펌핑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 B씨는 “과거에는 비트코인 상승에 따라 대부분 알트코인들이 함께 올랐다”며 “최근에는 특정 알트코인 3개가 먼저 터지면, 다음날 다른 알트코인인 3개가 터지는 순환하는 형태를 보인다. 기이한 모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의아함은 불명확한 폭등 배경에서 나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대감으로 뛴 것과는 다른 양상인 거죠.

A씨는 “단 며칠 만에 수백 퍼센트 오른 알트코인들은 세력이 작전에 성공한 경우일 확률이 높다”며 “코인 가치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정보나 특별한 이벤트가 없었다면 유력하다”고 짚었습니다.

◆결국 피해는 투자자 몫…금융당국도 개선 의지

세력에 의한 펌핑의 끝은 결국 투자자 피해입니다. 코인거래소는 증권거래소와 달리 상하한가 제한이 없기 때문이죠.

코인이 하루 만에 수백 퍼센트 올랐다 와르르 무너져도 개미들은 혼자서 피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금융당국 국정감사에서도 이 부분이 지적됐는데요. 업비트가 경쟁적으로 버거코인(해외 발행 코인)을 상장시킨 후 가격 하락을 방치한 탓에 국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업비트에서 폭등했던 알트코인 대부분이 버거코인이기도 했습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7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업비트의 버거코인 상장으로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보고 있다”며 “업비트가 지난 2월 이후 상장한 12개 버거코인 거래에서 얻은 수수료 수입은 448억원이지만, 대부분 코인은 상장 이후 가격이 떨어졌다”고 짚었습니다.

금융당국 역시 살피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요. 하지만 현 제도하에서는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적다는 게 한계로 지적됩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민 의원이) 지적하신 부분이 맞다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발적 협조가 없으면 지금 강제적으로 하기 어렵다는 제도적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버거코인 관련 문제가 있다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는) 내년 7월부터는 무엇인가 할 수 있어서 (바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계획을 함께 밝혔습니다.

거래소 이상 거래 감시 이행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A씨는 “결국 알트코인 펌핑을 유도하거나 방조한 주체 역시 거래소다. 현재 자정작용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은 거래소가 감시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모니터링 시스템과 검사 조사 및 기술적 자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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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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