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테슬라가 자동차 대출(오토 론) 기간을 최장 7 년으로 연장했습니다. 자동차를 산 고객들이 매월 내야 하는 돈을 줄이겠다는 복안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연준의 고금리 정책을 비판하면서 “무슨 수를 써야 한다”고 말해왔는데요. 오토 론 기간 연장 카드가 나온 겁니다.

그러나 고금리 장기 오토 론은 자동차 소비자는 물론 테슬라에게도 위험한 상품입니다.

# 오토론 72 개월에서 84 개월로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테슬라 자동차를 살 때 소비자들이 선택한 6 년(72 개월) 이상 장기 오토 론 비율은 지난 1 분기 34% 였습니다.

테슬라는 오토 론 최장 기간을 7년(84 개월)로 늘렸습니다. 자동차 대금을 72 개월 나눠 내던 것을 84 개월로 더 쪼개 내는 거니까, 당장 부담하는 금액은 줄어드는 거죠.

물론 지급해야 하는 총 이자는 늘어납니다.

# 판매량 감소

테슬라는 지난 2 분기 46만6140 대의 차를 팔았습니다. 지난 5 개 분기와 비교하면 판매량이 줄었습니다.

금리가 올라가면서 자동차 수요가 떨어진 겁니다. 자동차 구매자들은 높은 이자를 물어가면서 오토 론을 일으키는 것도 주저합니다.

테슬라는 자동차 값을 내리고, 할부 기간을 늘려서 떨어지는 수요를 붙잡고 있습니다.

# 장기 오토 론의 위험

테슬라 입장에서는 어떻게 든 차를 판면 되는데요. 금리가 높을 때 장기 오토 론은 소비자들에게 부메랑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오토 론 금리가 10%라고 치면 7 년간 매달 연 10%에 해당하는 이자를 물어가며 자동차 할부금을 내야 합니다. 매달 날라오는 할부금 고지서의 금액이 당장은 얼마 안되는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자’의 마법이 작동합니다.

연준이 향후 7 년 중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고정금리 오토 론을 썼다면 10% 이자를 꼬박꼬박 물어야죠. 테슬라 중고차 가격은 연식에 따라 떨어질 텐데요. 어느 순간 차주들은 내가 잔존가치(중고차 값) 보다 훨씬 높은 원리금을 차에 박아 넣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테슬라도 위험이 있습니다. 장기 오토 론 차주들의 신용 위험이 올라가는 건데요. 차 할부금을 못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중고차 값이 더 떨어지고, 이는 신차 인기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오토 론 채권 회수가 잘 안되면 테슬라의 현금흐름도 나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 GE 사례

장기 할부금융 상품이 회사를 무너뜨린 전례가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GE는 세계 최고 기업 중 하나였습니다.

GE는 항공기 엔진, 발전소 등 중후장대 산업 외에도 할부금융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었습니다. 금융위기 이전 금리가 아주 낮았기 때문에 금융 부문에서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가 오고, 금리가 급등하면서 장기 할부금융 상품에서 손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높은 금리를 감당하지 못한 대출자들이 파산을 신청했고, GE도 대규모 손실을 입었습니다.

GE는 전기를 발명한 에디슨이 만든 회사인데요. GE는 1896 년 다우존스지수가 만들어질 때 편입된 30 종목 중 하나였습니다. 100년이 넘게 다른 종목들이 하나 둘 다우지수에서 떨어져 나갈 때 GE는 원년 멤버로 버티고 있었죠. 세계 최고 기업이었으니까요.

GE는 2018 년 다우종목에서 퇴출 됩니다. 122 년 간 유지한 블루칩 기업 명단에서 빠진 것이죠. GE를 무너뜨린 것은 금융 자회사이고, 금융 자회사는 고금리 장기 할부상품 때문에 망했습니다.

‘장기 할부금융 + 높은 금리 = 잠재적 폭탄’ 이라는 공식을 일론 머스크가 모를 리 없는데요. 오토 론 기간을 연장하는 것을 보니 테슬라가 어렵기는 어려운 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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