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한국에서 비트코인 결제는 자영업 사장님들의 자생적인 움직임으로 시작했다. 기술 기업, 거래소의 도움이 일체 없었다. 당연히 정부의 도움도 없었다.

그 과정에서 사장님들의 결제 도입을 돕고 이를 트윗터를 통해 널리 알린 POPOLO💊 ₿ITCOIN⚡️(Bitmaxi@korea) @popolobitcoin 님의 현장 기록을 기고문으로 받아 개재한다.

기사 상단 사진은 비트코인 결제의 발화점이 된 ⚡️나무정원 ⚡️@namujeongwon 님의 첫 트윗이다. 한국 비트코인 결제 역사의 출발점이다.

[블록미디어=POPOLO💊 ₿ITCOIN⚡️(Bitmaxi@korea) @popolobitcoin] 대부분의 사건들은 twitter.com에서 일어났다.

2023년 2월10일 트위터에 경남 김해에서 까페를 운영하는 @namujeongwon 의 글이 올라온다.

비트코인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탈 중앙, 개인대개인(p2p) 거래를 위해 만들어 졌다지만 그건 이론일 뿐이고 해외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무심코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상황은 운명처럼 라이트닝 결제로 우리를 이끌고 있었다.

2023년 1월 31일 탈중앙화 소셜 플랫폼 ‘노스트르‘(Nostr) 기반 탈중앙 SNS가 출시됐다. 아이폰에서는 다무스(Damus), 안드로이드에서는 애머시스트(Amethyst)다. 이 글에서는 이하 ’노스트르’로 통칭한다.

전 세계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들은 개인의 ’라이트닝월렛‘(블루월렛, 월렛오브사토시, 뮨 등)을 연결시켜 사토시(sat : 1btc를 1억 개로 쪼개 놓은 단위. 0.00000001=1sat)를 주고 받던 중이었다.

낯설었지만 생소하지는 않았다. 비트코인은 ‘화폐‘이기에 당연했다.

불과 1시간도 되지 않아 트위터 @GetBackMyBTC 가 원두 주문을 한다.


2023년 2월 10일 오후 11시 50분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활용한 첫 결제가 이루어진다. @namujeongwon 글이 올라 온지 반나절 만이었다.

비트코인에 미친 한 두 명의 괴짜들의 실험이라며 잊혀 질 수도 있었다. 비트코이너들은 놓아주질 않았다. 라이트닝월렛에 익숙한 사람들의 참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때마침 노스트르에서는 2023년 2월 28일 ’잽(zap)’ 기능이 추가된다.

기존 노스트르는 일회성 인보이스를 일일이 생성해서 올려야 했기에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웠고 ‘누가’ ‘왜‘ 보냈는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는 불편함을 가지고 있었다.

노스트르 잽 기능 추가로 더 간편하게 사토시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메모 기능까지 넣어 ’누가‘ ’왜’ 보냈는지 확인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재미를 경험하기 위해 라이트닝월렛을 설치했고 사용하게 되었다.

참여자는 늘어 갔고 괴짜들의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 줄 알았던 대한민국 라이트닝 결제 가능 상점은 한 달도 안 된 3월 1일 불쑥(?) 2호점이 나왔다. 가능성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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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비트코인 결제 도입 날짜는 서울 성북구 상월곡동의 마이파이, 화덕과베토벤, 휘오레미용실의 트윗이 더 빨랐다. 커뮤니티에서 게시 글을 뒤늦게 발견했다. 한 골목 안에 마주하고 있는 세 개의 상점이 비트코인 결제 가능 상점으로 한꺼번에 나타났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2호점이 나오자 신이 난 1호점 ‘나무정원‘ 사장님은 더 쉽게 소비자를 접근시키기 위해 노스트르 잽 기능을 이용해 주문과 결제를 @popolobitcoin 과 실험한 뒤 이를 트위터에 공개했다.

블록미디어가 이를 발견해 기사화(국내 커뮤니티, 탈중앙 SNS 노스트르 이용 커피 주문하고 비트코인으로 결제–자영업서 확산 될 듯) 하면서 라이트닝 결제는 더욱 더 주목 받기 시작한다.

기사화가 되자 상점들이 더 늘어났고 나무정원은 국내 거래소에 라이트닝 입출금을 요구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소비자가 라이트닝웰렛 충전을 위해 해외 거래소를 경유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건의에 동참했지만 국내 거래소는 끝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 사이 사람들은 온라인 결제에서 오프라인 결제까지 손을 뻗어 나갔고, 사장님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할인 이벤트까지 펼쳐나갔다.

라이트닝 결제 역사에 서울 마포 ‘괜찮아요 한의원’ 원장님을 빼놓을 수 없다. @pshock46 은 비트코인 결제를 수용한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자비로 스티커를 만들어 결제 상점이 되고 싶은 전국의 모든 상점들에게 배포했다. 지금도 스티커를 배포 중이다. 이 스티커는 다른 매장과의 통일성을 보여준다. 고객들에게는 호기심을 유발하고 비트코인을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효과를 불러왔다.

먹거나 마시는 매장에서 실물로 만질 수 있는 상품인 경기도 의정부 안경상회, 부동산 수수료를 결제 받는 부산 수영구 수영현대부동산, 경기도 안양 트러스트 세무사까지 다양한 업종이 적극 참여했다.

2023년 5월 10일 대한민국 라이트닝 결제 상점은 총 23개다. 불과 3개월만의 일이다.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가 아닌 이미 알에서 깨어난 라이트닝 결제를 멈출 수 없었다.

매주 금요일, 비트코인 트위터-스페이스에서는(음성회의) 비트코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끊임없는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의견을 적극 반영한 비트코인 대표 유튜버 인플루언서들은 전국의 사장님과 구매자들을 위해 라이트닝 지갑에 충전하는 영상을 배포하며 알려주고 있다.

결제 스티커를 무료 배포하는 @pshock46 은 스티커를 보낼 때 비트코인 유튜버 분들이 고생하며 만든 결제 동영상을 QR코드로 제작해 함께 보내고 있다. 사장님과 소비자들의 더 빠른 이해와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대한민국 라이트닝 결제 확산에는 누군가의 호기심과 시도가 있었고 적극적인 참여자가 있었다. 정확하게 알려주는 언론과 유튜브 인플루언서들이 함께 했다. 가장 중요했던 건 자신의 일처럼 적극적인 홍보를 해준 건강한 커뮤니티였다.

역사는 시작되었고 지금 첫 발을 내딛고 있다. 어떤 이는 상점문을 열어주고, 어떤 이는 소비하고, 어떤 이는 홍보하고, 어떤 이는 이를 이용해 훗날 더 좋은 결제 시스템을 만들 것이다. 각자의 길 위에서 희망찬 꿈을 꾸며 서로를 응원하며 지지하고 있다.

혁신은 민간에서 일어났다. ‘비트코인 스탠다드’를 꿈꾸고 지지하는 우리 모두가 역사이며 산 증인이다.

어느 날, 일본의 비트코이너가 한국의 결제상점 지도를 보며 부러워했던 일을 떠올리며 글을 마친다. 누군가는 보잘것 없는 시작이라 하겠지만 누군가에는 간절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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