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암호화폐 디파이 플랫폼이 스테이블코인으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상품을 내놨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디파이 시대가 끝나면서 레거시 금융과 디지털 금융을 혼합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법정화폐 현금으로도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는 국채를 굳이 스테이블코인으로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디파이 플랫폼들이 이탈하는 고객을 붙잡고, 스테이블코인을 끌어들이기 위해 우회로를 찾는 모습이다.

디파일 플랫폼 마플 파이낸스는 캐시 매니지먼트 풀(Cash Management Pool) 상품을 내놨다. 이 상품은 미국에 거주하지 않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USDC를 맡기면 미국 단기 국채와 리포(REPO 환매조건부채권)에 투자해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제공한다. 인출시에 수수료 0.5%를 제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4월 28일 기준 미국 국채 1개월물 수익률은 4.12%, 3개월은 5.08%, 6개월물은 5.04%다. 디파이 플랫폼 아베(Aave)에 USDC를 예치하면 연 3.05%, 테더는 연 2.19% 이자를 받는다.

국채보다 수익률이 낮다. USDC 등 스테이블코인을 보유 중인 기관, 개인 투자자라면 아베보다 마플의 상품이 유리하다.

마플은 ‘디파이 자존심’을 버리고 스테이블코인을 유치해 국채에 투자하는 상품을 런칭했다. 문제는 달러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꾼 후 국채에 투자할 것이라면 굳이 디파이를 이용할 이유가 없다는 것.

마플은 암호화폐 전문 기관 투자자 중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해야만 하는 투자자들을 타깃으로 이 상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디파이 본연의 P2P, 중간자 없는 예치와 대출 이념에는 맞지 않지만, 운용 풀을 유지하고, 수수료 수입을 얻기 위한 고육책이다.

2021년 암호화폐 호황기 디파이 플랫폼들은 두 자리수, 혹은 세 자리수 수익률을 제시하면 투자 고객을 유치했다. 디파이 예치 자산은 최고 1800억 달러에 달했다. 미국 머니마펫 펀드를 위협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테라-루나 사태 이후 썰물처럼 자금이 빠져나가 현재는 490억 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전통 금융상품과 결합한 상품은 디파이에 새로운 위협이다. 온도 파이낸스는 올해 초 국채에 연동한 ETF를 토큰화했다. 이 상품에는 USDC와 달러가 일부 편입된다.

지난해에는 대표적인 사모펀드 KKR이 레거시 금융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 자체를 토큰화했다. 프랭클린 템플턴도 머니마켓 펀드를 트큰화한 상품을 내놨는데, 자산 규모가 2억7000만 달러를 넘겼다.

프랭클린 템플턴의 디지털 자산 총괄인 로저 베이스톤은 월스트리트와 인터뷰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보유자에게 이자를 한 푼도 주지 않는다. 반면 토큰화한 머니마켓 펀드는 경쟁력 있는 수익률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어떤 코인도 그 자체로는 수익을 주지 않는다. 디파이는 테라 사태 이후 무너졌다. 레거시 금융기관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기존 상품을 토큰화하고 있다. 디파이가 안팎의 협공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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