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당시에는 이 프로젝트에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갈 것인지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없었다. 지금도 그렇다.”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CEO 샘 알트먼은 “개발비를 마련하기 위해 코인 발행도 생각했었다”고 실토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일 오픈AI가 걸어온 길에 대한 장문의 기사를 게재했다.

저널에 따르면 알트먼은 2017년 자금 부족으로 일부 직원을 해고하기도했다.

챗GPT 열풍은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상용화 경쟁에 불을 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그러나 불과 6년 전 알트먼은 GPT 개발을 위해 암호화폐 발행을 고민해야 할 정도로 자금 압박에 시달렸다.

다음은 WSJ 기사의 주요 부분을 요약한 것이다.

# 쳇GPT 코인이라도 만들어?

오픈AI는 2015년 비영리 재단으로 시작했다. 알트먼은 막대한 개발비를 충당하기 위해 영리 법인을 출범시킬 수 밖에 없었다. 2017년 알트먼은 정부 연구 기금을 받거나, 코인 발행까지 고민했다.

“누구도 자금을 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어려운 시기였죠.”

AI의 위험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비영리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현실적으로 돈은 크나큰 장벽이었다.

# 인공지능과 사회적 자본주의

알트먼은 오픈AI의 목표를 이렇게 정의했다.

“인간이 더욱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기계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는 질서를 만들어내는 것. 여기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아무 조건 없이 소득이 지원되는 기본 소득 개념도 들어 있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알트먼은 “사람들이 AI를 너무 좋아해서 챗봇이 사람의 의지를 확장하는데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트먼의 이같은 생각을 ‘사회적 자본주의(Social-minded Capitalism)’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AI의 공공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 머스크, 상업주의 비판

반면 알트먼이 최초의 이상에서 벗어나 지나치게 상업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알트먼을 비판하는 대표적인 인물은 알트먼과 함께 오픈AI 재단을 만들었던 일론 머스크다.

머스크는 “AI의 위험성을 잘 아는 알트먼이 재단을 상업화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알트먼은 머스크의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하자 잠시 침묵했다.

“나는 일론을 좋아합니다. 나는 그가 말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오픈AI의 상업성을 억제하기 위한 장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픈AI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7배에서 최대 100배까지 수익 한도가 정해져 있다. 나머지 수익은 모두 재단으로 들어가게 돼 있다.

오픈AI는 또 가장 진보적인 일반 인공지능(AGI :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이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면 모든 활동을 중단하도록 정관에 정해져 있다. 지나친 경쟁으로 파국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다.

오픈AI에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으로 위원회를 구성해서 AI가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AI가 적용된 모든 제품을 수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 머스크와 만남, 그리고 이별

알트먼은 언제부터 이런 AI를 꿈꿨을까? 그가 ‘와이 콤비내이터’를 경영하고 있던 2014년 구글은 딥마인드를 인수했다. 알트먼은 인공지능이 특정 기업에 의해 지배되는 것을 우려했다. 그래서 비영리 재단이 기술 개발을 선도해야 한다고 믿었다. 이에 뜻을 같이한 사람 중 하나가 머스크다.

그러나 2017년을 기점으로 알트먼과 머스크는 충돌하기 시작한다. 비영리 재단과 영리 법인 사이에서 두 사람을 접점을 찾지 못했다. 2018년 2월 머스크는 오픈AI와 결별했다.

# 선 밸리에서의 우연한 피칭

알트먼은 새로운 자금 줄을 찾아야 했다. 알트먼은 2018년 여름 전 세계 기술 기업 CEO들이 모이는 선 밸리 컨퍼런스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라와 우연히(?) 마주친다. 이 자리에서 GPT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그해 겨울까지 대화가 이어진다.

2019년 알트먼은 오픈AI 재단을 위한 영리 법인을 출범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0억 달러 투자를 단행한다.

(WSJ 기사는 알트먼과 나델라의 만남을 우연으로 묘사했지만,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알트먼은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전문 기업 와이 컴비내이터 운영자였다. 와이 컴비내이터는 창업가들이 투자자에게 어떻게 접근하고, 자신의 사업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피칭하는지를 가르친다. 알트먼이 컨퍼런스에서 우연히 나델라를 만났다면 그 우연 조차 계획된 피칭의 한 부분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편집자 주.)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

# 내부 반발

오픈AI 내에서 반발이 나왔다. 특정 기업이 인공지능 기술을 독점할 수 있다는 비판이었다.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가 비판을 주도했다.

“오픈AI 기술이 오작동하거나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피해를 입히기 위해 오용될 수 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가 돈을 댔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제품을 대규모로 릴리스하기에는 준비가 아직 멀었다.”

아모데이는 앤트로픽(Anthropic)이라는 회사를 만들어 독립했다. 오픈AI와 같은 제너러티브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회사다. 앤트로픽은 구글로부터 3억 달러 투자를 받았다.

오픈AI-MS 진영과 앤트로픽-구글 진영이 대립하는 양상이 된 것. 앤트로픽은 클라우디(Claude)라는 자체 AI 챗봇을 출시했다.

# 최단기간 가입자 1억 명

경쟁자들의 추격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오픈AI가 단연 선두다. 지난해 11월 챗GPT가 나온 이후 단 5일 만에 10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가입했다. 그로부터 2개월이 지난 후 전 세계적으로 1억 명이 챗GPT를 쓰기 시작했다.

가입자 1억명 도달까지 걸린 개월 수

지금까지 1억 명 가입자 최단 기록은 틱톡의 9 개월이었다. 인스타가 1억 명이 되는 데는 30 개월이 걸렸다.

# 알트먼의 거대 프로젝트…암호화폐, 핵융합, 인간 수명 연장

알트먼은 GPT 외에도 거대 프로젝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암호화폐 프로젝트도 있다. 월드코인(Worldcoin)은 전 지구인에게 암호화폐를 보유하게 만들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핵융합 에너지 회사 ‘헬리온 에너지’에도 3억7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탄소 배출 없는 청정 에너지를 만들기 위한 연구다.

세포 치료 회사 ‘레트로’에도 1억8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인간 수명을 10년 연장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핵융합은 성공한다면 모든 사람에게 이로울 겁니다. 인공지능은 전 인류에게 잠재적으로 이로울 수도 있고, 잠재적으로 해로울 수도 있습니다.”

알트먼의 전 지구적, 인류사적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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