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옌훙 바이두 회장[사진=바이두 캡처]

#바이두 2600억개, 챗GPT는 1750개
#알고리즘 경쟁력과 중국 내 정치검열 등은 약점

[서울=뉴스핌] 조용성 기자 = 중국 1위 검색 업체 바이두가 다음달 챗GPT와 유사한 AI챗봇인 어니봇(ErnieBot, 중국명 원신이옌, 文心一言)을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 현지에서 어니봇의 경쟁력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음달 출시 예정인 어니봇은 바이두가 자체 개발한 AI 대화생성 플랫폼인 PLATO-3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PLATO-3의 매개변수(파라미터)는 2600억개에 달한다고 중국 매체 21세기경제보가 10일 전했다.

바이두는 2017년부터 AI챗봇의 기반이 되는 AIGC(AI 생성 콘텐츠) 기술을 개발해 왔다. 바이두는 2019년 3월 PLATO-1을 자체개발해 공개했으며, 2020년에는 매개변수 16억개의 PLATO-2를 공개했다. 당시 오픈AI가 개발해 공개했던 AI 대화생성 플랫폼 GPT-2의 매개변수 15억개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챗GPT는 GPT-3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GPT-3의 매개변수는 1750억개이다. 인공지능은 매개변수가 많을수록 더욱 정확한 값을 얻을 수 있다. 때문에 2600억개의 매개변수를 기반으로 하는 바이두의 어니봇이 챗GPT에 비해 더욱 정확한 응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중국어를 기반으로 한 AI챗봇으로는 어니봇이 상당한 경쟁력을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IT산업 연구기관인 IDC의 루옌샤(盧言霞) 중국 총감은 “중국 내에서 바이두는 검색 노하우와 검색 데이터를 축적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어니봇은 중국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니봇은 많은 약점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저장(浙江)대학 디지털혁신연구센터의 판허린(盘和林) 교수는 “중국의 알고리즘 최적화 능력, 연산 효율, 데이터 품질 등은 미국에 비해 뒤쳐져 있다”며 “바이두의 알고리즘 역량 역시 미국기업에 비하면 경쟁력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근본적으로 중국의 AI챗봇이 가질 수 밖에 없는 약점도 지적되고 있다. 우선 어니봇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 충분한 대답을 내놓지 못할 수 밖에 없다. 어니봇이 1차적으로 검색할 중국 내 데이터는 이미 검열을 통과했을 것이며, 어니봇이 외국 데이터를 검색하더라도 또 다시 검열을 통과한 대답을 해야 한다.

또한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 역시 어니봇의 약점으로 꼽힌다. 중국기업은 현재 최첨단 반도체 조달에 제한을 받고 있으며, 바이두같은 IT 대기업의 미래 경쟁력에도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다만 바이두는 “AI 클라우드 사업 대부분이 첨단 칩에 크게 의존하지 않으며, 단기적으로 필요한 칩은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어니봇의 수익성에도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의견이 있다. 중국 내 업계 관계자는 “AI챗봇은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고, 복잡한 알고리즘을 사용해야 하는 만큼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며 “챗GPT의 경우 하루에 수억위안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두 역시 비슷한 상황일 수 밖에 없다.

실제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은 지난해 9월 AI챗봇에 대해 언급하면서 “기술 상용화가 눈앞에 다가왔지만, 어떤 제품을 구현시키고, 어떤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ys174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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