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7일 이후 일일 최대 하락폭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20원 가량 하락하며 장중 한때 1400원 아래로 내려갔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19.2원) 보다 18.0원 내린 1401.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8.2원 내린 1411.0원에 개장했다.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하더니 한때 달러당 1399.6원까지 내려가면서 지난달 6일(1397.1원) 이후 한 달 만에 처음으로 1400원을 밑돌았다. 이날 환율은 지난 3월 17일(21.4원) 이후 8개월 만에 일일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변화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중국 당국은 ‘제로 코로나’ 조기 종료설을 강력 부인했지만, 시장에는 중국이 더 이상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중국 보건당국은 앞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오히려 늘고 있다”며 “제로코로나 종료 추진은 사실이 아니다”며 강력 부인했다. 하지만, 베이징에선 3년 만에 마라톤 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반대로 방역 고삐를 풀고 있어, 당국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봉쇄 조치를 오래 지속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내다 봤다.

달러화는 실업률 지표 발표 이후 고용시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시각에 무게가 실리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 동부시간 오전 2시 3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19% 상승한 111.09선에서 거래중이다. 실업률 발표 전에 112선에서 오갔던 것과 비교해 큰 폭 하락한 것이다.

미국 고용지표가 발표된 가운데 엇갈린 해석 속에 시장은 미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낮출 것이란 기대에 힘을 싣고 있다.

미 노동부는 10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26만1000개 증가했다고 발표해 시장 전망치(20만5000개)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미국의 노동시장이 견조하다는 뜻으로 미 연준이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를 키웠다. 반면 10월 실업률은 3.7%를 기록해 전월(3.5%) 대비 상승했고 시장 전망치(3.6%) 보다도 높았다. 이와 관련 시장은 미 노동시장이 서서히 냉각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노동시장이 냉각될 경우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도절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4일 브루킹스연구소 대담에서 “현재 금리가 제한적인 영역에 도달한 만큼, 이제는 ‘얼마나 빠르게’ 금리를 올리느냐, 또는 속도의 문제에서 ‘얼마나 높이’, ‘어느 정도가 충분히 제한적인가’로 초점을 옮길 때라고 본다”며 금리인상 속도조절 필요성을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다음달 FOMC에서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12월 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61.5%로,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38.5%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11월 FOMC 전인 일주일 전 48.2%, 43.4%로 비슷했으나 실업률 발표 이후 ‘빅스텝’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오는 10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초점이 옮겨가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경우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온 연준의 속도조절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 또 이번주 미 중간선거도 앞두고 있다.

뉴욕 증시는 3대 지수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401.97포인트(1.26%) 오른 3만2403.2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0.66포인트(1.36%) 상승한 3770.5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2.31포인트(1.28%) 오른 1만475.25에 장을 닫았다.

같은 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0.33% 상승한 4.163%로 마감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1.26% 하락한 4.658%에 거래를 마쳤다. 고용시장 호조로 장중 한 때 4.883%까지 급등하며 2007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중국 당국이 제로코로나 정책 철회를 공식 부인하긴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베이징 마라톤 대회를 다시 여는 등 반대로 방역 고삐를 풀고 있어 중국이 실제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기 힘들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라며 “오는 10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도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가 유입되고 있는 점도 달러 강세 베팅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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