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정치 영향력 크고 여론 형성 중심 트위터 장악
“머스크·굴드, 돈을 돈으로 보지 않고 권력으로 본다”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막강한 여론 조성력을 가진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결정되자 슈퍼리치들이 갖는 힘에 대한 공포가 일고 있다.

세계 최대 부자인 머스크가 1881년 미국 대호황시대 금융공황을 일으킨 제이 굴드를 연상시킨다고 미국의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AXIOS)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이 굴드는 미국의 전보통신망을 독점했던 인물이다.

머스크의 트위터 장악은 굴드의 전보통신망 장악과 매우 유사한 사례다.

굴드는 미국의 자본주의에 큰 위기를 안긴 사람이다. 굴드는 미 동북부 출신 금융가로 철도산업과 월가 금융산업으로 큰 부를 일궜다. 이를 배경으로 그가 웨스턴 유니온(Western Union)에 눈독을 들였다. 이 회사는 미국의 전보망을 90% 이상 장악해 사실상 독점하고 있었다.

굴드와 마찬가지로 머스크는 관례를 무시하고 법적 한계까지 밀어부치며 물러설 줄 모르는 점이 똑같다.

굴드는 속임수, 뇌물, 조작을 통해 철도회사를 장악함으로써 “미국에서 가장 미움을 받는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굴드보다 월등하게 인기가 높은 머스크도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존중하는 기업 관행을 무시하고 정치인들과 싸움을 마다하지 않으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도전해왔다.

컬럼비아대 역사 및 커뮤니케이션 교수 리차드 존은 “유명인사가 명성을 믿고 권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머스크가 굴드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뉴욕월드라는 신문을 보유했던 굴드는 악재를 흘려 주가를 떨군 뒤 매입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굴드는 웨스턴 유니언의 독점권을 비판하면서 이 회사 주식을 싼 값에 사모았다.

머스크는 트윗 팔로워가 8300만명에 달한다. 이를 통해 주식과 암호화폐 시장을 주물러 왔다. 도지코인처럼 그가 좋다고 트윗하면 큰 폭으로 뛴 것이 좋은 사례다.

트위터와 전보 모두 정치적 영향력이 큰 매체다.

웨스턴 유니언은 AP통신과 손을 잡으면서 권력을 극대화했다. AP 뉴스를 최우선적으로 보내준 것이다. 굴드가 웨스턴 유니언을 장악하면서 전국의 뉴스 흐름이 달라졌다. 이 때문에 당시 사람들도 크게 우려했다.

마찬가지로 트위터도 미국 공론의 중심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위터를 정치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 지를 잘 보여준 사례다.

머스크는 이미 트위터에서 목소리가 가장 큰 사람중 한 명이다. 그런 그가 트위터를 직접 소유하게 되면 한 사람이 민주주의에 너무 큰 영향을 행사하게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굴드 전기 “월스트리트의 음흉한 천재(Dark Genius of Wall Street)”를 쓴 에드 리네한은 “굴드와 머스크 모두 돈을 돈을 넘어 권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19세기 대호황시대 기술혁명을 통해 거대한 부를 이룬 굴드와 마찬가지로 오늘날 기술혁신을 통해 거대한 부를 일군 머스크는 “노상강도”로 불리던 산업자본가와 금융자본가들을 연상시킨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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