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국채 3년 스프레드 1.93%p…11년9개월來 최대
#국채 3년물 금리 8년4개월 만에 3% 돌파
#원·달러 환율 18거래일 만에 1230원 재돌파
#이번달 금리인상 배제못해…장단기 금리 역전 가능성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부영태평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4.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국채 3년물 금리가 8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3%를 넘어서는 등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고, 원·달러 환율도 다시 1230원을 넘어서는 등 원화가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 소비자물가 지표 발표를 앞두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경계감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잇따른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 등이 더해진 결과다. 더 이상 금리나 환율 상단을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권 시장에서는 ‘과도한 쏠림’이라면서도 미국 등 글로벌 긴축 기조 강화로 당분간 원화와 채권 가격이 동시에 약세를 보이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199%포인트 상승한 3.186%를 기록했다. 지난 8일(2.987%) 기록한 연중 최고 기록을 다시 뛰어 넘었다. 국채 3년물이 3%를 넘어선 것은 2013년 12월 12일(3.006%) 이후 8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2012년 7월 11일(3.19%) 이후 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채 5년물은 0.187%포인트 상승한 3.303%를 기록했다. 2014년 1월 3일(3.318%) 이후 8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채 10년물 금리도 전장보다 0.136%포인트 상승한 3.305%로 2014년 6월 16일(3.315%)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20년물과 30년물은 각 0.120%포인트, 0.093%포인트 상승한 3.255%, 3.146%로 마감했다. 2014년 9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3년물과 10년물 간 장단기 스프레드(금리차)는 0.119%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지난 8일(0.182%포인트) 보다도 스프레드가 더 축소된 것이다. 이는 2019년 9월 6일(0.116%포인트)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3년물과 30년물 간 스프레드는 사상 처음으로 역전됐다. 단기물이 장기물보다 더 높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경제 침체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금리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채 3년물과 기준금리(연 1.25%) 간 스프레드도 1.936%포인트까지 확대됐다. 2010년 7월 8일(1.94%포인트) 이후 1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벌어졌다. 통상적으로 국채 3년물은 기준금리를 1년~1년 6개월 가량 선행한다. 스프레드가 0.5%포인트 정도 수준을 기록하는 게 일반적이다. 현재의 채권 금리는 연내 3~4차례 인상을 포함해 내년 상반기까지 2.5%의 기준금리를 반영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다시 1230원을 돌파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25.1원)보다 8.0원 오른 1233.1원에 문을 닫았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9원 오른 1230.0원에 문을 열었다. 장중 1233.8원까지 오르면서 1235원 돌파를 시도했다. 원·달러 환율이 123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16일(1235.7원) 이후 18거래일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 가능성에 지난 8일 9거래일 만에 1220원을 재돌파 했다.

채권 금리 급등과 달러 강세(원화 약세)는 미국의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두고 고강도 긴축 경계감이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오는 12일(현지시간)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한다. 지난 2월 미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7.9% 오르며 198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높은 수준의 소비자물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강도 긴축이 예고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미 연준은 지난달 FOMC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했지만 다수는 0.5%포인트 인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물가 우려가 높은 만큼 향후 적어도 한 차례 이상의 0.5%포인트 금리인상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이르면 다음 달부터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 긴축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수준(2.5%대)까지 올릴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0.25~0.5%다.

이에 따라 미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10일(현지시간) 전장보다 0.70% 상승한 2.723%로 마감했다. 2019년 3월 이후 최고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는 1.14% 상승한 2.544%로 마감했다. 미 국채 금리와 국내 국채 금리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미 국채 금리 급등시 국내 국채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오는 14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고 보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는 등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는 이번 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는 있지만 높아진 물가와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의 매파적 발언 등을 근거로 이번달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0년 만에 4%를 넘어서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1%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돌파한 건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31.2%나 상승한 영향이다. 한은도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4%대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 연간으로는 지난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후보자도 연일 가계부채 문제를 강조하는 등 매파적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 후보자는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묻는 질의에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 문제와도 깊이 연결돼 있고 향후 성장률 둔화 요인이 될 수 있어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안정화하는 것은 시급한 정책과제”라며 “한은이 금리 시그널을 통해 경제주체들이 스스로 가계 부채관리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국채 단순매입이 중장기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도 단기물 국채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3년물 등 단기물을 중심으로 더 치솟을 수 있다. 통상적으로 단기물 금리는 통화정책 결정에 절대적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과 같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채권 금리가 전 구간에서 매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고 2~3년 금리 상승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 새 정부의 2차 추경안 발표가 5월 이후로 지연됐고 한은의 단순매입이 중장기물 중심으로 이뤄진 여파로 보인다”며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 높게 나타나고 있어 연준의 통화긴축 가속화 만큼이나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확대된 영향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간 물가 전망치가 4%에 근접할 것으로 보이면서 연말 적정 기준금리 수준이 3.5%대 이상으로 추정되는 등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여기에 국내외 중앙은행들의 통화긴축 대응이 예고 되고 있는 등 채권 시장 내 악재가 산적해 있어 채권시장 약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이번주 기준금리가 동결되든, 인상되든 상관없이 당분간 채권 금리 오름세와 달러 강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금통위에서 금리가 동결되거나 인상 되든 간에 채권 금리 상승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달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그에 대한 충격으로 영향을 줄 수 있고, 동결되더라도 다음 달 인상이 확실시 되고, 금리인상 기조는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공 연구원은 “단기물이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것이 최근 들어 사실상 깨지고 있다”며 “3년물과 기준금리 간 1.93%포인트 차이가 나고 있는데 이는 과거 적정 스프레드와 비교해도 3배 가량 더 큰 매우 높은 수준으로 과도한 방향이지만 상승 흐름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3년물과 10년물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장·단기 금리의 역전은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기 전에 나타나는 일종의 전조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대비 4.1% 오르면서 이번 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4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연말 국내 최종 기준금리 레벨 높아지면서 국고 10년과 3년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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