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PCE 물가 전년비 4.3% 올라 # 근원 PCE 인플레도 석 달째 30년간 최고치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경제 재개방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기대가 멀어지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 폭등은 물론 식품과 반도체 가격 상승 속에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고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 상무부는 1일(현지시간)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한 달 전보다 0.4%, 1년 전보다 4.3% 각각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 상승세는 7월과 같았고 전년 대비 오름폭은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시절인 1991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6% 올랐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석 달째 3.6%를 유지해 30년간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물가 지표로 근원 PCE 물가지수를 선호한다. 연준은 물가가 오르기 전부터 경제 재개방 속에서 일시적으로 물가가 빠르게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까지도 연준은 물가 오름세에 일시적 요소가 대체로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시적’이라는 표현은 최근 들어 다소 수그러드는 모양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9일 공급망의 병목현상이 나아지지 않는 것을 보는 게 절망적이라고 했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다고도 우려했다.

파월 의장은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예상보다 오랫동안 높은 수준에 머물게 하겠지만 상반기부터 일부 요인이 완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 인플레 완화 전망 우세, 지난 10년보다 높을 가능성 제기

연준뿐만 아니라 대다수 경제 전문가들도 인플레이션이 내년을 지나면서 점차 완화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FWD본즈의 크리스토퍼 럽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뜨겁지만 더이상 완전히 뜨겁지는 않고 소비자들이 지난여름 초 경제 재개방 당시처럼 소비자들이 가게 선반을 싹쓸이하는 게 아니라면 더 뜨거워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인플레 속도가 둔화하더라도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해 나갈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블랙록의 필립 힐데브랜드 부회장은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전 세계 경제의 재개방이 앞으로 12~18개월간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힐데브랜드 부회장은 “이것이 일시적인지 지속하는 것인지 묻는 것은 잘못된 프레임이라고 생각하며 이것은 둘 다 해당하는 것”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 안정될 것이고 시장은 그것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존 히긴스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 보고서에서 앞으로 10년간 평균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높은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히긴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0년간에 비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뿐 연준의 목표치를 완만히 웃도는 정도일 것으로 판단했다.

히긴스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선진국과 신흥국에서 인플레이션이 5% 미만에 머무를 것으로 보면서도 전망의 위험이 상방으로 쏠려 있다고 설명했다.

◆ 가스플레이션·식품플레이션·칩플레이션

일부에서는 인플레이션을 고착화 할 수 있는 요인들이 관측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배럴당 80달러까지 오른 유가가 대표적이다. 유럽과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각각 350%와 120% 급등했는데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가 연말 배럴당 90달러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는 휘발유와 전기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소비자물가지수(HICP)에서 4.8%가량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휘발유 가격 상승세가 미국 생산 둔화 및 탄소배출권 가격 오름세와 맞물리면서 지속할 것으로 본다.

반도체 부족과 이에 따른 가격 상승 역시 인플레를 고착화 할 수 있는 요인이다. 최근 들어 반도체 가격은 오름세를 보여왔으며 대만의 TSMC 역시 최대 20%의 인상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반도체 가격 인상은 전자제품은 물론 자동차와 전화기, 세탁기 등 가전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식품 가격 역시 들썩이고 있다. 전 세계 식품 가격은 지난 8월 전년 대비로 30%나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