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이 9일(현지시간)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3만6000달러선을 회복했지만 당분간 더 큰 폭 반등은 어려울 수 있다고 코인데스크가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뉴욕 시간 오후 1시 36분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13.96% 오른 3만6483.36달러를 가리켰다. 비트코인은 전날 3만1000달러 부근까지 하락한 뒤 오름세로 전환됐다.

비트코인의 반등은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 통화 인정과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가 요인으로 지적된다. 엘살바도르 의회는 전날 비트코인을 법적 통화로 인정하는 법안을 승인, 향후 비트코인의 수용 확대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아시아 시간대 발표된 중국의 5월 생산자물가(PPI)는 전년 대비 9% 올라 2008년 9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중국의 PPI 상승은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공급이 제한돼 있고 공급량이 계속 줄어드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서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이날 반등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본격적 가격 회복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인데스크는 정책결정자들이 인플레이션 위협에 맞서 금리를 올리거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은 비트코인에 부정적이라고 지적한다. 통화 긴축은 일반적으로 금과 비트코인 등 가치저장 자산의 매력을 약화시킨다.

중국은 이미 시스템으로부터 유동성을 빨아들이고 있으며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확장적 통화정책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독일 금융회사 알리안츠의 수석 경제 자문 모하메드 엘-에리안은 트위터에 “연준의 현재 정책 기조에 대한 우려는 몇몇 사람에게서 시작돼 지금은 많은 전직 중앙은행 관리들, 경제학자. 그리고 시장 참여자들로 대거 옮겨가고 있다”면서 “그렇게 되는 게 맞다”고 적었다.

10일 발표되는 5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큰 폭 오른 것으로 나타날 경우 미국에서 테이퍼링 논의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테이퍼링 논의와 전세계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은 최근 암호화폐시장을 겨냥한 각국의 규제 움직임과 맞물려 비트코인 시장의 다른 긍정적 요인들을 제약할 가능성있다고 분석가들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