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박*두 한강 갔나? / 그게 누구 / 유튭. 비트 5만 가면 빅숏친다고. 틀리면 한강 뛰어든데 / 박*두가 숏쳐 / 근데 돈 잃어도 박*두 돈 벌꺼야. 그저께 라방에 사람 엄청 들어왔어”

이 톡 대화를 이해하시는 독자들은 이 칼럼을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 근데 마지막에 최근 급등한 코인 얘기가 나오니까 끝 부분만 보시면 되겠네요.

# 게임스탑 청문회
우선 미국 의회로 갑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게임스탑 청문회가 18일(현지시간) 열렸습니다. 미국 하원 금융위는 레딧 커뮤니티에 게임스탑 글을 올린 케이스 길(Keith Gill)을 증인으로 불렀습니다.

길은 ‘DeepF—ingValue’라는 필명으로 활동했는데요. 필명이 심상치 않죠. 게임스탑으로 큰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의 청문회 모두 발언. “나는 프로 투자자가 아니다. 개인적인 투자 조언도 하지 않는다.”

프로 아니고 아마인데도 길이 쓴 ‘그 몇 개의 글’이 월스트리트베츠에서 게임스탑 폭등을 불러왔습니다. 월스트리저널은 레딧이 게임스탑 같은 종목을 찾아내는 방법을 보도하기도 했어요.

# 우리가 좋아하는 종목은?
첫째, 주가가 낮아야한다. 특히 25달러 미만.
둘째, 소형주로 가볍게 트레이딩할 수 있어야한다.
셋째, 스토리가 있어야한다

첫째, 둘째는 특별한 것 같지는 않아요. 개미들이 가지고 놀려면 저가에 소형주가 딱이죠. 잘하면 좋은 밸류에이션에 꽤 많은 주식을 살 수 있을테니까요.

핵심은 세번째죠. 어떤 이유로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 그런데 곧 이러이러한 변화가 일어난다. 그 변화의 주체는 사람일 수도 있고, 기술일 수도 있고, 이벤트일 수도 있고요.

게임스탑의 경우는 행동주의 투자가의 이사진 합류였고, 극장체인 AMC는 파산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규모 차입 성공이 ‘스토리’ 중 하나였습니다. 버진 갈라틱은 수익 개선이라는 호재와 재정 위기라는 악재가 충돌하는 중에 파크 에셋 매니지먼트가 425만주를 샀다는 소식이 결정타였습니다.

우연적 요소도 있죠. 게임스탑은 공매도 타깃이었던 것이 개미들의 분노를 샀죠.

# 성공 스토리
자, 여기서부터가 중요해요. ‘스토리’는 어떻게 쓸까. 알버트 페리언트-코헨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26세죠. 지난 1월 월스트리배츠에 블랙베리에 대해 글을 올립니다. 그 글은 “블랙베리에 대해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은 모두 틀렸다”로 시작해요. 자기 나름의 리처치를 아주 쉬운 글로 씁니다. 이것이 블랙베리 매수세를 촉발시켜요.

페리어트-코헨은 월스트리저널 기자에게 이렇게 얘기해요. “당시 내 글은 약간 조잡했어요. 그런데 그 조잡함의 핵심이 뭐냐면 그 글을 읽는 사람들과 관련이 있어요. 피자헛에서 일하는 청년과 50대 아저씨에게 같은 방식으로 얘기하지는 않잖아요.”

레딧에 모여 있는 개미들(Redditor)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그들의 언어로 얘기하면 성공 확률이 높다는 거에요. 레디터들은 주식을 산게 아니라, 재밌는 스토리를 돈 주고 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박*두와 아인슈타*늄
유튜버 박*두라는 분이 라이브 방송에서 비트코인이 5만 달러 돌파하면 매도를 하겠다고 한 모양이죠. 이 분이 말씀을 그렇게 ‘재미있게’ 한답니다. 트레이딩 모습도 직접 보여주고요. 돈을 따기도 하지만 잃는 것도 생방이니까 그냥 나가는거죠.

돈을 잃어도 돈을 번다는게 그런 뜻이었던거에요. 방송 자체가 수입이 되니까. 트레이딩은 스토리의 소재일 뿐. 물론 욕망이 있죠. 심야 시간에 라이브 방송을 보는 분들은 암호화폐 랠리에 깊은 관심이 있고, 큰 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이니까요.

욕망을 자극하는 스토리는 재미있어야합니다. 욕망은 재미를 추구하니까요. 박*두 라방은 투자에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즐거움은 줘요.

암호화폐 시장이 달아오르니까 재미와 욕망과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 뒤섞이는 것 같습니다. 이게 의미있는 투자 전략인지, 단순 재미를 위한 말 잔치인지. 재미있는 스토리조차 없는데도 그저 욕망에 이끌려 올라가는 토큰도 있더군요. 맨 앞에 소개한 톡 대화에 이런 얘기가 이어져요.

“오늘은 아인슈타*늄이 날아간다 / 그게 뭔데 / 17년 12월 불장에서 신호를 알린. 100원에서 4000원하고 떡락. 거의 신화속 존재. 그치 한번은 튀어 줘야지 ㅋㅋㅋㅋㅋ”

아인슈타인 박사는 이 토큰과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나요?

스토리를 아시는 분은 제게 연락 좀. 뒤늦게 보니 이 토큰 정확한 이름이 아인슈타*늄이 아니고 아인스타*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