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강주현 기자]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를 놓고, 월가는 논쟁이 한창이다. 통상적인 기업 재무 관리에서 벗어난 결정이기 때문이다. 일부 주주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를 반영한 듯 테슬라 주가는 9일 1% 넘게 하락했다.

논쟁에 참여한 인사들의 코멘트를 정리했다.(괄호안은 기자의 부연 설명임)

# 투자회사 베일리 기포드의 제임스 앤더슨 파트너

머스크가 비트코인 15억 달러를 구매한 것에 대해 만족한다. 하지만 비트코인 투자 한도에 대해서는 머스크와 의논하기를 기대한다.

(베일리 기포드가 관리하는 스토클랜드 모기지 투자 신탁은 2013년부터 테슬라에 투자했다. 그 덕분에 2017년 FTSE 100 지수에 들어가기도 했다. 베일리 기포드는 테슬라 전체 주식의 6.32%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최근 5% 이하로 주식을 처분했다. 주식 처분 당시 테슬라 주가는 크게 흔들렸다.)

# JP모건 애널리스트 니콜라오스 파니기르트조글루

다른 대기업들이 테슬라처럼 비트코인을 매입하지는 않을 것이다. 변동성 때문이다. 기업 유동성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 1%를 넣으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이 8%로 오를 수 있다. 비트코인의 연 변동성이 80%이기 때문이다.

테슬라 사례를 따르는 기업들이 얼마가 되건, 테슬라의 선언이 비트코인 단기 전망에 영향을 준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랠리가 유지되는지 여부는 그레이스케일 신탁 같은 덜 투기적인 기관 자금에 달려 있다.

#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Heard on the street)

디지털 에셋이 새로운 것이지만 금융 역사를 보면 제조업 기업 자금을 투기적 용도로 썼을 때 결과가 좋지 않았다. 100년 전 GM은 그 창업자 윌리엄 듀란트의 주식 투자로 구제금융을 받아야했다.

(듀란트는 1929년 미국 주식시장이 대폭락했을 때 주식 매입에 열을 올렸다. GM을 만든 듀란트는 결국 파산했다. 그 이후에도 듀란트는 여러 가지 실험적인 사업을 펼쳤다. 지금의 스타트업 연쇄 창업가처럼.)

# ESG 분석가 리카르도 엑세프스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수와 결제 허용은 테슬라의 친환경 인증에 타격을 준다.

(WSJ은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환경, 소셜, 거버넌스) 리서치 분석가를 두고, 기업 경영 활동을 평가하는 칼럼을 게재한다. 이 칼럼에서는 비트코인 채굴에 막대한 전력이 소모되는 등 반 환경적이라는 이유로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수를 비판했다.)

# UC어바인 크리스토퍼 슈와츠 교수

테슬라의 이번 결정은 여러 면에서, 아주 많이 끔직한 전략이다. 특히 유동성 리스크를 새롭게 부담하게 된건데, 테슬라와 거래하는 공급자들 누구도 비트코인을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슈와츠 교수의 주장은 거래선이 비트코인을 받으면 그리 나쁜 전략이 아니라는 뜻이 된다.)

# 트레저리 파트너스의 제리 클레인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입은 기업 현금 사용으로는 이례적이다. 안전하고, 변동성이 작은 자산, 예를 들면 단기채권을 들고 있어야 유동성은 높이고, 변동성은 제한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면 주주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봐야한다. CFO들은 주력 사업에서 오는 위험은 기꺼이 받아들이지만, 현금 유동성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비트코인이 최근 몇 달 급등했지만, 과거 몇 년 간 변동성이 매우 높았다.

# JMP증권 애널리스트 조 오샤

자동차를 어떻게 팔고, 배송할 것인가에 대한 테슬라의 재창조 노력이 다른 단계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오샤의 말을 요약하면, 테슬라가 보유한 현금 일부를 써서 비트코인에 투자한 것은 “그 정도 돈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자신감의 반영이다.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함으로써 소비자 직접 판매 모델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아닌가하는 분석이다.)

(월가도 테슬라의 파격 행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