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의 펀딩 금리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인데스크는 23일(현지시간) 글래스노드 데이터를 인용,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비트코인 펀딩 금리(funding rate)가 지난 48시간 동안 0.023%에서 5개월 최고 수준인 0.087%로 크게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스택펀드의 CEO 매튜 딥은 “과거 펀딩 금리 상승은 시장에서 무기한 계약을 통해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사람들의 증가와 연관됐었다”면서 “파생상품시장에서 과도한 수준의 레버리지가 지속될 경우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점차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처: glassnode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8시간 마다 새로 계산되는 펀딩 금리는 롱포지션 유지에 소요되는 비용을 반영한다. 선물시장에서 무기한 상품에 프리미엄이 붙어 현물 가격 보다 높게 거래될 때 펀딩 금리는 플러스를 가리킨다. 때문에 펀딩 금리가 매우 높다는 것은 레버리지가 강세 방향으로 과도하게 기울어졌거나 과매수 상태에 들어선 것으로 간주된다.

이런 상황에서 가격 후퇴나 다지기가 발생하면 롱포지션이 풀리면서 가격의 보다 큰 폭 하락과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스택펀드의 딥은 “높은 수준의 펀딩 금리는 마진 청산 증가로 인한 일부 ‘도태’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고비용 상태에서의 롱포지션 유지는 강세장이 멈추지 않고 지속되는 경우에만 매력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데이터는 딥의 분석을 뒷받침한다. 코인데스크에 의하면 비트코인은 7월 9000달러 부근에서 8월 17일 1만2400달러까지 상승했으나 이 기간 평균 펀딩 금리가 0.008%에서 0.078%로 오르면서 동력을 상실했다. 그 결과 비트코인은 9월 초 1만달러로 후퇴했다.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은 3월 저점(4000달러 아래)에서 6월 초 1만달러 부근까지 전진했으나 펀딩 금리가 0.123%로 갑자기 치솟으며 추진력 약화를 경험했다.

코인데스크는 지난 48시간 동안 펀딩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어도 아직 6월 고점 수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비트코인 황소들로서는 경계감을 지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스큐 데이터에 의하면 비트코인의 한달 내재 변동성은 현재 77%로 7월 8일 이후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옵션시장이 향후 4주간 비트코인의 변동성 확대 및 일시적 랠리 중단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비트코인은 뉴욕 시간 23일 오후 2시 25분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1.04% 내린 1만8308.58달러를 가리켰다. 비트코인은 전일 1만7671.38달러까지 떨어졌다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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