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CBDC 파일럿 테스트를 위한 기술을 검토해 참고하고자 연구보고서가 공개된 14개 중앙은행의 12개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한은은 “각국 중앙은행의 CBDC 이용목적, 설계방안, IT시스템 현재 개발단계, 구현기술 등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조사 결과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은 자신이 수립한 CBDC 모델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IT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외부와의 협력도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각국 중앙은행은 CBDC 모델이 미래기술을 활용해 구현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IT시스템 개발에 분산원장 등, 최신 IT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분산원장기술이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CBDC에 이를 도입하는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는 영란은행, 프랑스 중앙은행 등 중앙은행도 일부 있다. 각국 중앙은행은 자체적으로 수립한 CBDC 모델에 대한 외부 검증을 위해 웨바나(Webinar, 웹[Web]과 세미나[Seminar]의 합성어이자 인터넷 영상회의 시스템을 뜻한다), IT시스템 개발 공모 등도 수행하고 있다.
CBDC 이용목적은 거액 CBDC 사례와 소액 CBDC 사례가 각각 6개로 동일한 숫자를 나타냈다. 스위스, 싱가폴, 일본-유럽, 캐나타, 태국-홍콩, 프랑스 등 거액 CBDC를 도입하고자 하는 중앙은행은 모두 직접 운영 방식을 염두에 두고 기술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노르웨이, 동카리브, 바하마, 스웨덴, 영국, 중국 등 소액 CBDC를 도입하는 중앙은행의 경우, 간접 운영방식(중앙은행이 개인 고객의 CBDC를 금융기관 등이 관리하도록 하는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다. 또한 양쪽 모두 분산형(CBDC 시스템에 참여한 여러 기관에서 원장을 공유해 관리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14개 중앙은행 CBDC 추진 현황 (사진출쳐=한국은행)
CBDC IT시스템 개발 단계를 보면 바하마, 스웨덴, 중국은 개념검증을 마치고 시범운영을 준비 중이거나 실시하고 있다. 동카리브, 싱가폴, 일본-유럽, 캐나다 및 태국-홍콩은 개념검증을 진행 중이다. 스위스와 프랑스는 모델 수립 후 개념검증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총 6개의 중앙은행이 구현기술을 공개했으며, 모두 CBDC에 분산원장기술(별도의 관기기관 없이 참가자들의 합의로 거래원장의 무결성을 유지하며 거래원장을 분산 관리하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분산원장의 CBDC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분산원장 플랫폼(하이퍼레저 패브릭, 코다 등) 관련 기술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한은은 “대부분의 중앙은행은 현재 지급결제시스템에서벗어나 새로운 기술이 CBDC에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에중점을 두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원장은 분산형으로 관리하며, 다양한 분산원장 플랫폼을 활용해 CBDC 구현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분산원장 플랫폼 시장은 지금까지 아직 뚜렷한 시장 지배적인 기술이 없는 상황이며, IT기술 컨설팅 업체인 가트너는 향후 4년 이내에 지배적인 분산원장 플랫폼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소액 CBDC 사례의 경우, 현재 계좌기반과 다른 토큰형(익명성이 보장된 형태로 IC카드, 모바일 기기에 가치를 저장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현재 중앙은행들은 CBDC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을 고려해 다양한 외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영란은행은 최근 공개한 토론보고서에 대한 외부 의견 수렴을 위한 웨비나를 개최했고, 프랑스 중앙은행은 실제 CBDC를 사용할 기관들에게 필요한 IT시스템 개발 분야에 대한 제안을 요청했다.
끝으로 한은은 “한은 역시 향후 개발할 CBDC 파일럿 시스템에 분산원장 등 최신 IT기술을 반영하겠다”며 “이를 위해 국내외 기술보유 업체와 정보를 교환하고 있으며 외부 기술자문단 구성 등을 통해 전문적인 견해도 청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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