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바이낸스 유한회사는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KR’을 런칭한다고 밝혔다. 바이낸스의 이름을 달았지만 바이낸스의 발표가 아닌 바이낸스 유한회사의 발표다.
◆ 바이낸스KR, 어떻게 만들어졌나
바이낸스KR은 바이낸스 유한회사가 설립한 거래소다. 바이낸스가 국내 법인을 설립하고 직접 한국으로 진출한 방식이 아니라, 국내 법인에 바이낸스 이사진을 참여시켜 거래소를 설립하는 ‘간접 진출’ 방식이다. 정확히 말하면, 바이낸스의 브랜드가 국내에 진출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바이낸스US가 바이낸스닷컴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바이낸스 유한회사는 지난해 5월 설립된 회사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본래 원화 연동 스테이블 코인 KRWb를 발행한 BXB의 강지호 대표가 바이낸스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웨이주오 바이낸스 CFO가 공동 대표로 취임해 바이낸스의 한국 진출을 알렸다. 최근에는 바이낸스 유한회사가 BXB를 인수해 원화 연동 스테이블 코인을 이용할 것인지 여부가 관심이 됐다.
바이낸스KR은 바이낸스가 공개한 ‘바이낸스 클라우드’를 이용해 만들어진 첫 번째 거래소다. 바이낸스 클라우드를 통하면 ▲현물거래 ▲P2P거래 ▲대시보드 관리 ▲신규 코인 자동 상장 ▲사푸펀드 등 바이낸스가 지원하는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바이낸스닷컴과 오더북을 공유해 상장된 코인들의 유동성 확보가 가능하다.
바이낸스 클라우드를 이용해 거래소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바이낸스와의 협업이 필수다. AWS처럼 비용만 지불하면 누구나 쓸 수 있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바이낸스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바이낸스KR은 바이낸스의 승인 아래 설립됐지만, 바이낸스와는 분리돼 독립된 형태로 운영된다. 후오비 코리아가 글로벌 거래소 후오비와는 독립된 형태로 운영되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오더북 공유, 자동 코인 상장 등 바이낸스닷컴과 연결돼 있어 서로가 멀지만 가까운 애매모호한 위치이다.
◆ 벌집계좌 피한 원화거래 지원… 어떻게?
바이낸스KR은 공식적으로 투자자에게 입금을 받지 않는다. 원화마켓도 없다. 그럼에도 이용자들은 원화를 이용해 바이낸스KR을 이용할 수 있다. BKRW를 통해서다. BKRW는 바이낸스 체인을 기반으로 발행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다.
이용자들은 바이낸스KR이 아닌 BXB에 원화를 입금하고 BKRW를 ‘구입’해야 한다. BXB는 바이낸스KR 가입자와 입금자가 같은지 확인하고 원화만큼의 BKRW를 지급한다. 일종의 코인 구매 대행과 비슷한 방식으로 보인다.
바이낸스KR은 원화마켓 대신 BKRW 마켓으로 거래를 지원해 BKRW로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하며 BKRW를 다시 원화로 환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실상의 원화 지원이다. 강지호 바이낸스KR 대표는 “원화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거래소가 오픈된 적이 없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려고 한다”면서 “가오픈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바이낸스KR의 방식은 사실상 편법에 가깝다. BKRW를 통해 암호화폐 거래는 바이낸스KR에서, BKRW를 사고 파는 ‘환전’은 BXB에서 하는 분리된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법인계좌 방식을 이용하지 않음으로써 거래 중지 등 은행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차단하고 벌집계좌라는 오명을 피하면서도 원화 거래를 가능하게 했다.
다만 이러한 방식도 특금법이 시행되면 무용지물이다. 실명확인가상계좌, ISMS가 없다면 거래소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바이낸스KR이 1년만 사업을 하고 접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면서 “특금법 준수를 위해 ISMS 등을 최대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blockmedia.co.kr
▶블록미디어 유튜브: http://bitly.kr/9VH08l
▶블록미디어 텔레그램: http://bitly.kr/0jeN
▶블록미디어 페이스북: https://bit.ly/2tUXmo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