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A: 2019-10-30

[글 = 후안 빌라베르데: Weiss Ratings Editor]

 

각국 정부들이 법을 통해 암호화폐를 불법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암호화폐들은 결코 유효한 형태의 화폐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들은 항상 중국을 그 대표적인 예로 들고 있다.

문제는 암호화폐 회의론자들의 경우 중국처럼 암호화폐를 금지하는 것이 어떠한 영향과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무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번 세계를 둘러보겠다.

2017년, 중국 당국은 전격적으로 암호화폐 거래소들을 공격했다. 당국은 거래소들이 국가의 규제 시스템을 준수해야 하는 공식적인 기업들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이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다음과 같은 매우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었다. 사람들이 암호화폐를 수용하기 위해 거래소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거래소가 있으면 편리하지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거래소들은 정부가 지원하는 통화를 암호화폐로 교환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원하는 곳 어디든 정부의 규제가 미치지 않는 곳으로 돈을 송금할 수 있고, 그곳에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는 암호화폐가 사람이 살지 않는 화성 같은 곳에서 거래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암호화폐들은 일련의 규칙을 따르고 있는데, 그것이 중앙 당국의 명령이나 감독이 아니라는 것이다.

퍼블릭 분산원장에 적용되는 유일한 규칙은 네트워크 내에 존재하는 합의의 규칙이며, 다른 것은 없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나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식으로 표현하면, 암호화폐 네트워크는 매우 엄격하면서도 정형화되지 않은 자기 규제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암호화폐 금지령은 실제로 어떤 효과를 미쳤을까?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 자산의 소유를 금지할 수 없었다. 누가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지 추적하는 것조차 거의 불가능하다.

그들은 이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암호화폐는 기본적으로 익명성, 또는 적어도 가명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다시 말해, 각 계좌와 보유 금액은 공공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이 계좌의 소유권을 어떤 개인으로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암호화폐 거래 금지가 전혀 효과가 없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암호화폐 금지 조치의 유일한 효과는 일부 트레이더들을 장외거래(OTC) 플랫폼으로 옮겨 가도록 한 것이다.

한편 이러한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블록체인은 국가적 주요 관심사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주 시진핑 국가주석은 “블록체인이 만든 기회를 잡아야 한다”면서 기술과 산업의 혁신을 위한 블록체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중국 공산당은 이번 주 들어 이와 관련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의 2년에 걸친 금지 조치에 불구하고 중국인들이 암호화폐 거래를 활발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기존 거래소를 이용할 수 없을 경우 사람들은 소셜미디어 및 그와 유사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LocalBitcoins.com을 예로 들면, 이곳에서는

  • 거래 조건에 동의하고
  • 어느 한쪽이 돈을 가지고 달아날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제공함으로써 비트코인 OTC 거래를 용이하게 해준다.

그렇다면 암호화폐 거래가 공식적으로 금지되는 지역에서는 어떻게 될까?

그것은 단지 이러한 종류의 플랫폼을 실질적인 장외거래소로 변화시킬 뿐이다.

그리고 이는 중국만이 아니다. 베네수엘라, 짐바브웨와 같은 나라들에서도 이와 유사한 암호화폐 금지 조치는 이러한 플랫폼을 훨씬 더 인기 있게 만드는 것 이상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부들이 이들까지도 폐쇄할 수 있을까? 그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거래 당사자들은 카페, 은행 밖, 공원 벤치 등 어디에서나 만난다. 그들은 거래 조건에 동의한다. 거래의 일부분이 행해진다. 그리고 일단 매수자가 은행 이체를 통해(또는 현금으로도) 일반통화를 양도하면, 매도자는 암호화폐를 넘겨준다.

게다가, 추가적인 안전을 위해 일반통화와 암호화폐는 모두 스마트 계약에 의해 에스크로 계정에 보관해 둘 수 있다.

 

글자 그대로 암호화폐 거래가 이루어지는 곳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장외거래를 했기 때문에 그것이 잘 작동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 경험은 암호화폐가 금지된 곳이 아니라 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한 나라에서 있었던 일이다.

정부 당국은 재정 유지를 위해 엄격한 조치들에 의존하게 된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국제 거래에 무려 33%의 세금을 부과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라. 당신이 돈을 해외로 빼돌리기 위해 은행 시스템을 이용할 때마다 정부가 거의 3분의 1을 가져가는 것이다.

당신이 온라인으로 외국 항공사에서 항공권을 구입하거나, 그 지역에 아직 출시되지 않은 최신 스마트폰을 사거나 목적에 상관없이 그 돈이 아르헨티나 밖으로 나가려면 세금을 내야 한다.

또 다른 예로, 나의 아버지는 아르헨티나에 본사를 둔 기업들과 사업을 하고 있다. 그가 집으로 돈을 가져올 때마다 내야 하는 3분의1의 세금은 대량 몰수나 다름없다.

사실상 희망이 없어 보이는 곳에서 방법을 찾는 식으로 그가 해외에서 돈을 버는 유일한 기회는 비트코인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 아르헨티나로 가서 페소화와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개인, 지역 딜러 등을 찾았다.

“당신이 우리에게 비트코인을 사려면 시장가보다 15%를 더 내야하고, 우리에게 팔면 시장가보다 10%를 더 주겠다”

당시 비트코인이 6000달러 선이었는데, 나는 6800에서 7000달러 사이에 샀다. 그리고 나의 거래 상대들은 내가 가지고 있는 암호화폐를 모두 사겠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딜러들의 이러한 사업 모델은 수지타산이 맞았다. 그들에게는 거액의 돈을 신속하게 해외로 빼돌리기 원하는 고객들이 있었다.

고객 입장에서는 정부에 33%라는 터무니없는 세금을 내는 것보다 15%의 프리미엄을 부담하는 것이 반가운 일일 것이다.

 

이는 불과 몇 년 전 정부들의 자본 통제력에 비하면 대단한 변화다!

당시만 해도 자본통제를 실시하는 나라들에서는 금지된 암거래를 하는 사람들을 감옥에 처넣을 수도 있었다.

사업가들은 히피처럼 옷을 입은채 배낭에 지폐를 가득 채우고, 국경을 걸어서 넘어가곤 했다. 그러나 그들은 국경 요원들에게 자주 붙잡혔고, 이런 식의 통제는 나름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암호화폐 시대에는 불가능한 일이다.

아르헨티나의 비트코인 붐은 통화를 통제하려는 거의 모든 나라들에서 일어나는 상황과 같은 것이다.

아르헨티나의 공식 통화는 지난 1년 동안 미 달러 대비 가치가 50% 하락했다. 그리고 이러한 위기를 초래했던 사람들이 최근 정권을 다시 잡았다.

따라서 정부가 어떤 일을 하든 하지 않든, 왜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 자산이 그들의 부를 보호하는 유일한 기회인지 알 수 있다.

정부가 금지나 엄격한 통제를 통해 결국 얻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은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암호화폐를 더 인기 있게 만들고 있다.

아마도 우리는 그들에게 감사 메일을 보내야 할 것이다: “여러분, 계속 수고하세요”

 

번역/정리 = 박재형 뉴욕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