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암호화폐 마켓을 전면 개편하면서 독자적 운영에 나섰다.

그간 업비트는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렉스와 연동해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테더(USDT) 마켓을 운영해왔다. 양사는 세 마켓의 오더북(주문장부)을 공유해 두 거래소 이용자들의 주문을 함께 표시했다.

지난달 업비트는 세 마켓에 대한 전면 개편 작업에 대해 공지하고, 이달 25일부터 BTC마켓과 USDT마켓을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다. 다만 ETH 마켓은 종료됐다.

이번 개편 작업에 대해 업비트 관계자는 “원화마켓에서 지원하는 예약 주문, 시장가 주문, 간편 주문 기능 등의 지원과 더불어 앞으로 추가될 다양한 거래 방식을 지원하기 위해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ETH 마켓을 종료한 배경에 대해 업비트 측은 “ETH 마켓 유동성이 낮았고, ETH 마켓에서 거래가능한 암호화폐들이 다른 마켓에서도 거래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실제 BTC와 ETH 마켓 모두에서 지원되는 암호화폐의 경우, ETH 마켓에서는 지원을 종료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마켓을 전면 개편하면서 업비트가 사실상 비트렉스와의 제휴를 중단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 2년만에 국내 ‘대표’ 거래소로 성장…”규제 준수 행보”

이번 업비트 행보 배경에 대해 업계는 업비트가 2년간 국내 대표 거래소로 자리매김하면서, 거래소 관리와 규제 차원에서 자체 운영하는 길을 택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국내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2017년 말 초기 암호화폐 시장 단계에서는 업비트가 다양한 알트코인을 상장하고 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비트렉스와 오더북을 공유하고자 했을 것”이라며 “현재로는 비트렉스 거래량을 뛰어넘고 한국 대표 거래소로 성장한 만큼 독립 운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업계는 또 업비트가 비트렉스와 별도로 상장 및 상장폐지를 결정한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업비트는 익명성 기능을 지닌 암호화폐를 순차적으로 지원 종료하기 시작했다. 업비트에 상장된 블록체인 프로젝트 관계자는 “익명코인의 경우, 비트렉스에서는 상장폐지가 되지 않았지만 업비트에서는 자체적으로 폐지하기로 결정했다”며 “국내 금융당국의 입김으로 이러한 조치를 취한 측면도 있어, 업비트는 앞으로 규체 차원에서 거래소를 자체 운영 및 관리하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업비트가 비트렉스와의 오더북(주문장부) 공유를 중단한 것도 향후 규제 당국으로부터의 관리 감독 부담을 줄이기 위한 수순이라고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다른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오더북을 공유한다는 것은 결국 ‘주문’ 자체를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해외 자본이 오고가고 이를 국내에서 통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또 업비트의 경우 당국 입김이 작용하지만 해외거래소(비트렉스)는 국내 당국의 요구 사항에 응하거나 통제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암호화폐 관련 권고안에 따라 국내도 관련 정책 도입이 내년 6월 전으로 이뤄질 것을 예상해 업비트도 이에 부담되는 부분을 줄여나가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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