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시진핑의 중국 블록체인 굴기(崛起)가 공식화되면서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패권 경쟁이 가속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공식 자리에서 ‘블록체인’에 대한 긍정적 평가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25일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18차 총회에서 시 주석은 “블록체인을 핵심 기술의 독자적 발전을 위한 주요 돌파구로 삼아,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고 투자를 늘리며 핵심 기술에 더욱 집중해 블록체인 산업의 혁신을 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발언으로 이날 비트코인은 4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시 주석 발언의 근간에는 중국이 처한 현실이 깔려 있다. 현재 중국은 신용카드 세대를 건너 뛴 채(현금->모바일 결제), 현금 없는 사회로의 발전이 가속화 되고 있다. 대부분의 결제가 현금 대신 모바일로 이뤄지는 시장에서, 페이스북이 블록체인을 활용한 글로벌 암호화폐 결제 솔루션을 추진하자 금융 및 대중교통 분야 개선 등에 크게 활용될 수 있는 블록체인을 적극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리브라가 발표된 직후, 중국은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 업계는 향후 중국이 블록체인 산업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번 발언이 국가 원수의 힘이 절대적인 중국에서 나왔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가 주석의 입에서 ‘블록체인’이란 단어가 나온 것은 중국에서 블록체인을 어떻게 이끌어갈 지에 대한 정책 구상이 이미 끝났다는 얘기”라며 “관련법과 제도가 마련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임 연구원은 “시 주석은 중국 경제가 앞으로 디지털로 대전환하는 가운데 블록체인 기술뿐만 아니라 그 철학이 주요한 에너지와 운동력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이 미국과 패권경쟁을 보이는 가운데 기술과 금융 부분을 빠르게 선점해 중국의 기술과 금융을 국제화하는데 블록체인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시진핑의 발언은 무게감이 다른 만큼, 블록체인 산업과 암호화폐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시키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규제 제동이 걸린 리브라에 대한 미국 당국의 대응도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리브라는 여러 번의 청문회를 거치면서 마커스 칼리브라 대표가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했지만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는 실패했다. 저커버그는 최근 청문회에서 규제당국이 리브라를 승인하지 않으면 리브라를 출시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이 블록체인을 지지하고 나서자, 리브라를 통한 중국 견제론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마커스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미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 규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중국은 국가 주도로 디저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향후 미국의 영향력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를 계기로 마크 저커버그의 중국 견제론이 상당히 진지하게 다시 검토될 것이고, 미국 금융회사들의 디지털 자산 금융상품화는 더욱 탄력 받을 것”이라면서 “중국 국가 주도 블록체인 산업 전략에 주변 국가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대응할 것인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동민 연구원은 “시 주석의 발언에 따라 미국의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의 대응이 빨라지고 이와 관련한 관계당국의 정책대응도 속도감이 빨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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