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신지은 앵커] 블록체인 기술의 큰 숙제 중 하나는 바로 ‘대중화’다. 여기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1700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있다. 이 SNS의 사용자들은 자체 블록체인 인센티브 프로토콜로 지난 8월부터 서비스 활성화에 기여하는 활동에 대한 ‘보상’을 받기 시작했다. 1700만 명은 적지 않은 숫자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화’에 한 걸음 앞서 있는 셈이다.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TTC 재단(TTC Foundation) 이야기다.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현장에서 재단 대표를 맡고 있는 정현우 대표를 만나봤다.

-블록체인 분야에서 어느 정도 일했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5년 간 운영했다던데.

“SNS는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유지해오고 있다. 블록체인에 진출한 것은 비트코인이 정점을 찍은 2017년말 부터다. 준비는 그 전부터 했다. 중국 당국이 암호화폐 금지령을 내리면서 잠시 주춤했다. 그 후 3개월만에 다시 시작을 해서 좀 늦었다.”

-중국에서 공부를 했다고 들었다.

“중국에서 금융학을 공부했다. 금융 자체가 논리를 중요히 생각하기 때문에 토큰 이코노미 설계에 많은 도움이 됐다.” 

-토큰 이코노미란 무엇인가.

“토큰 이코노미는 방대한 개념이다. 구글에서 ‘토큰 이코노미’를 찾아보면 ‘스티커’ 개념이 나온다. 초등학생들이 ‘참 잘했어요’ 스티커 5개를 모으면 선물을 주거나 하는 식의 개념이다. 초등학교에서는 ‘선생님’이라는 권위있는 사람이 담당을 해줘서 이것이 가능했다. 사회에서는 행위에 대한 ‘보상’을 제공해서 어떤 행동을 하면 보상을 준다. 이것이 쉽지 않다. 보상이 바뀌거나 약속을 어기는 경우가 많다. 정보의 비대칭이나 신뢰성 이슈가 있어 블록체인이 활용되면 좋은 것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 계약을 기반으로 운영되면 보다 투명한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

-본사는 어디에 있는가.

“재단은 싱가포르에 있다. 개발과 운영팀은 중국 베이징과 서울에 나뉘어져 있다. 개인적으로는 중국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중국에서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 이야기가 나오던데 분위기는 어떤가.

“블록체인과는 거리가 좀 있다.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를 경쟁상대로 보는 것 같다. 정부에서 운영하고자 솔루션 자체는 중앙화를 강화하는 솔루션이다. 블록체인과는 좀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주력으로 하는 서비스는 무엇인가.

“크게 TTC는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Acorn(ACN)은 SNS를 위한 프로토콜이다. 이 서비스 이름은 ‘타타’다. 인스타그램과 비슷한 개념이다. 중국에서 1700만 명의 유저를 모았다. ‘타’는 중국어로 ‘그(他)’ 또는  ‘그녀(她)’다. 뜻은 다르지만 발음은 같다. ‘타타’는 곧 사람과 사람이라는 뜻이다. ACN은 사용자의 기여도를 스마트 계약으로 계산해서 기여도에 따라 토큰을 분배해 주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경우는 우리의 ‘좋아요’의 가치를 회사가 가져가지 않는가. 블록체인을 통해 ‘이 가치를 사용자들에게 나눠주자’라고 하는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사진만 올려도 보상을 주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아요’를 받으면 보상이 많아진다. 불량 콘텐츠를 잡아 내도 보상이 주어진다. 이런 식으로 서비스가 활발히 커질 수 있다. 이렇게 얻은 보상을 한 서비스에서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들이 함께 협업해서 쓸 수 있는 솔루션이다.”

-금융서비스도 기획하고 있다던데.

“우리의 금융 프로토콜은 ‘티그리스’ 프로토콜이다. 핵심은 탈중앙화 된 금융 솔루션인 ‘DeFi’ 서비스다. 토큰이나 코인의 보상을 갖고 있는 유저가 있다고 가정하자. 장기 보유를 원하는데 당장 돈이 필요해서 팔아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럴 때 바로 파는 대신 담보 대출의 형태로 스마트 계약를 해두고 스테이블 코인을 생성하는 것이 우리 서비스다. 나중에 토큰 가격이 오르면 담보를 다시 꺼낼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을 생각해보자. 비트코인이 400만원의 가치를 갖고 있을 때 비트코인을 파는 대신 이 솔루션을 활용해서 비트코인 1개를 맡긴다고 가정하자. 이렇게 대출을 받아 400만원을 먼저 사용하고 나중에 비트코인이 오르면 꺼내 갚을 수 있다. 이 경우 팔았을 때 오는 손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지금 이용할 수 있나.

“ACN은 ‘타타’와 연결되는 서비스를 8월 8일부터 오픈 베타로 시작했다.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금융 솔루션은 개발은 완료됐지만 아직 오픈되지는 않았다. 아마 9월 중 오픈하지 않을까 한다.”

-금융 솔루션의 경우 기존 탈금융을 표방하는 다른 프로젝트와는 어떤 연관이 있는가.

“투표 같은 인위적 개입 부분이 없다. 리스크와 리스크에 따른 비용은 연동되어야 한다고 본다. 타 서비스는 리스크와 상관 없이 리스크에 따르는 비용을 투표로 조절한다. 우리는 알고리즘으로 설계해놨다. 이 알고리즘이 공개도 될 예정이고 예측도 가능하다.”

-금융과 SNS의 관련성은.

“ACN은 트래픽을 가져오는 도구라고 보면 된다. ACN은 사용자들을 확보하기 쉽다. 보상을 받기 위해서 TTC커넥트라 불리는 월렛을 다운받아서 연동시킬 수 있다. 자연스럽게 서비스에 있던 사용자들이 TTC커넥트 생태계로 넘어올 수 있는 것이다. TTC커넥트가 앱스토어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단순히 보상만 받는 게 아니라 게임을 하거나 다른 솔루션들을 써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게임 개발자 입장에서도 나의 제품을 어떤 네트워크에 올릴거냐를 판단하는 데 ‘고객’은 중요한 기준이 된다. 트래픽이 모이는 곳으로 개발자들이 모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시스템이 왜 필요하다고 보는가. 

“우리는 담보대출 뿐 아니라 스테이킹(저축)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최대의 목적은 TTC나 ACN이나 경제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생태계 전체로는 매도 압력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담보대출이나 저축을 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매도 압력이 줄면 유통량이 줄어든다.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도 줄어든다. 그런 이슈들이 사라지면 토큰 이코노미 운영에 좋다. 가격에 따라 매일 보상이 달라지면 사람들의 행위가 왜곡되기 쉽기 때문이다. 금융 솔루션의 역할은 ‘안정성’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