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진배 기자] 블록체인을 이야기 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있다. ‘스마트 컨트랙트’가 그것이다. 계약은 계약인데 스마트라니 알다가도 모르겠다.

블록체인 기술이 발달하면서 스마트 컨트랙트는 블록체인과 한 몸인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로 스마트 컨트랙트가 생겨났다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사실이 아니다. 설명에 앞서 스마트 컨트랙트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프로그래밍 된 데이터들이 설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자동으로 계약이 실행되는 것’ 정도가 되겠다.

99년, 1세대 프로게이머 ‘이기석’은 한 광고에서 이런 대사를 했다. “코넷아이디 쌈장”. 코넷은 한국통신이 처음 국내에 인터넷을 상용화 하면서 내놓은 서비스명이었다. 이 시기가 1994년이다. 다음해 국내 PC통신 첫 서비스인 하이텔이 등장했는데 하이텔이 등장하기 한 해 전, 인터넷이 제대로 이용되기도 전에 현재 쓰이는 스마트 컨트랙트의 개념이 생겨났다.

스마트 컨트랙트의 개념을 처음 도입한 사람은 닉 자보(Nick Szabo)라는 암호학자다. 그는 1994년 스마트 컨트랙트의 개념을 처음 소개한 이후 해당 개념을 꾸준히 발전시켰다. 닉은 디지털 시대에는 전통적 계약 방식이 유효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계약에 필요한 것들을 코드를 통해 자동으로 실현되게 만든 전산화된 거래 약속’이라고 정의했다. 즉 프로그램으로 설정한 조건이 맞고 검증이 된다면 제 3자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계약이 체결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당시의 기술로는 그가 제시한 스마트 컨트랙트의 4가지 기본 원칙인 ▲관측 가능성(Observability) ▲검증 가능성(Verifiability) ▲프라이버시(Privity) ▲강제 가능성(Enforceability)을 충족시킬 수 없었고 이론에 불과할 수밖에 없었다.

닉의 발표 후 약 14년이 흘러 비트코인이 등장했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탈중앙화된 금융시스템을 표방하며 2008년 비트코인을 발표했다. 비트코인이 발표되면서 블록체인이 각광받게 됐고 이를 활용해 닉 자보의 스마트 컨트랙트를 실현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화폐로서의 역할에 집중하도록 고안돼 아주 간단한 계약 외에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적용할 수 없었다.

비탈릭 부테린은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극대화하고 비트코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블록체인에 본격적으로 스마트컨트랙트를 도입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컨트랙트 플랫폼을 만들었고 그것이 우리에게 익숙한 ‘이더리움’이다.

이더리움이 생겨나면서 블록체인을 통해 금융거래부터 부동산, 신원인증 등 모든 형태의 스마트 컨트랙트가 가능해졌다. 그리고 이 스마트 컨트랙트를 이용해 수많은 DApp(디앱)이 탄생할 수 있게 됐다. 블록체인 산업이 본격적으로 커질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때문에 비트코인이 최초의 암호화폐이며 법정화폐를 대신할 수 있다는 상징성을 갖는다면 이더리움은 디앱을 탄생시킴으로써 블록체인 산업을 대폭 확장시켰다는 상징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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