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최근 기술주를 중심으로 미국 주가지수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금값과 비트코인 가격도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등 글로벌 주요 투자 자산들이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자산 가격은 코로나19 확산 대응 과정에서 풀린 유동성 장세 속에 2020∼2021년 당시 기록했던 전고점을 뛰어넘은 상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달 양적 긴축(QT) 속도 조절을 본격 논의할 가능성을 비롯해 기술 대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 등 각종 호재 속에 시장에서는 추가 상승 기대가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아직 고금리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가격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지적하는 등 거품을 경고하며 추격 매수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월가에서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르면 6월에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 ‘디지털 금’ 비트코인 6만9천 달러 넘어…지난달에만 40% 넘게 급등

가상화폐 대표주자 비트코인은 6일 개당 6만9천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 6일 0시 4분께 69,000 달러를 돌파하고 69,191.94달러까지 찍으며 2021년 11월 말 당시의 전고점(68,991.85 달러)을 깼다. 이후 60,000 달러선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낙폭을 회복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낙관론이 여전하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이후 160%가량 상승했고, 지난달에만 48% 정도 올랐다. 비트코인 강세장 배경에는 우선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월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가 승인된 뒤 해당 ETF들에 약 73억5천만 달러가 순유입됐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비롯한 기관투자자 유입, 비트코인 채굴량이 4년마다 절반씩 줄어드는 이른바 반감기에 대한 기대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던 만큼 향후 가격 흐름에 대해서는 견해가 갈린다.

톰 리 펀드스트랫 공동창업자는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8만2천달러에 도달하고 연말까지 15만 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으며,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 설립자인 ‘돈 나무 언니’ 캐시 우드는 강세장일 경우 2030년까지 150만 달러에 이를 가능성도 거론한 바 있다.

반면 JP모건 체이스는 호재가 선반영된 만큼 4월 이후 4만2천달러로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 ‘원조 안전자산’ 금도 최고점…”향후 금리 하락은 호재”

‘원조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금 가격도 5일 오후 10시께 온스당 2,141.79 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금 국제 현물가격은 지난해 12월 초 온스당 2,135.39달러를 기록해 2020년 8월 당시의 전고점(2,075.47달러)을 뛰어넘었고, 이후 조정을 거쳐 이번 달 들어 다시 랠리를 재개한 상태다.

금값 강세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대한 기대 등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게 미 CNBC방송 설명이다. 금값은 금리 하락기에 기회비용 감소에 따라 오르는 경향이 있으며, 시장에서는 금 선물시장 참가자들이 미국 기준금리 조기 인하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 및 11월 미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졌고,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도 호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경우 현재 금 가격이 높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씨티그룹은 하반기 금값이 2천300달러를 기록할 확률이 25%나 되고 향후 12∼16개월 내 3천달러에 도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개인 투자자가 금 가격 흐름을 예상하고 현물 투자에 나서기에는 난도가 높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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