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당 3000만원 호가하는데, 품귀 현상
첨단기술 집약, 아직 대체재 마련 요원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서며 ‘엔비디아’ 주도의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24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CEO(최고경영자)는 자체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G42,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등을 포함한 투자자들과 자금 조달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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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대언어모델 인공지능 개발에 널리 사용되는 미 엔비디아사의 첨단 GPU H-100(출처=엔비디아 홈페이지) 2023.5.8. *재판매 및 DB 금지

◆”마약보다 구하기 어렵다”…품귀 현상 지속
업계에서는 올트먼 CEO가 자체 칩 개발에 나선 배경을 엔비디아 AI 반도체의 높은 가격과 수급난 때문이라고 본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H100 GPU(그래픽처리장치)’는 한 개에 가격이 최소 2만5000만달러(3300만원) 수준인데, 수 천만원 이상 웃돈이 붙을 정도로 품귀 현상이 심각하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배경은 그만큼 ‘공급 부족’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현시점에서 GPU는 마약보다 구하기 훨씬 어렵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엔비디아의 지난해 H100 목표 출하량은 50만대로, 시장 수요를 크게 초과한 상태다. 이에 엔비디아는 올해 출하량을 150~200만대 수준으로 최대 4배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올해 생산분은 이미 예약이 끝난 상태로 전해졌다.

출고일자 2023. 06.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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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라라(캘리포니아주)=AP/뉴시스]2023년 5월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있는 엔비디아 간판모습. 2023.08.09.

◆첨단 기술의 집약체…’부르는 게 값’
H100 반도체에 현존하는 첨단 기술들이 대거 적용된다는 점도 생산 원가가 높아지는 배경이다.

H100은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으로 만들어지는데, 반도체 회로가 미세해질수록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의 비율)을 높이는데 어려움이 커진다. 이에 TSMC의 4나노 공정은 기존 7나노 공정에 비해 50% 이상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H100은 기존 서버용 D램보다 6배 이상 비싼 HBM3(4세대 고대역폭메모리)가 6개 사용되며, 서로 다른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TSMC의 첨단 패키지 기술인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가 적용된다. 사실상 H100은 범용 제품이 아닌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라는 점에서 부르는 게 값이다.

◆아직은 독점 체제…대체재 나올까
자체 칩 개발을 추진 중인 곳은 오픈 AI뿐이 아니다. 최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도 자체 칩 개발에 나섰고,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하는 AMD, 인텔, 퀄컴 등 반도체 업체들도 늘고 있다. 다만 대체재를 마련하는데 아직 시간이 걸리고 있다.

엔비디아는 GPU 뿐 아니라 이를 구동하는 병렬 프로그래밍 개발도구 ‘쿠다(CUDA)’ 등 소프트웨어를 장악하며 자체적인 시장 생태계를 구축해놓은 상태다.

최근에는 CPU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Arm 기반의 데이터센서용 CPU ‘NVIDIA Grace’를 개발했다.

이를 H100와 통한해 ‘GH200 슈퍼칩’을 통해 AI 서버와 고성능컴퓨팅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올 상반기 H100보다 2배 빠른 차세대 GPU인 ‘H200’을 출시해 경쟁 업체와 격차를 벌린다는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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